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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70s' 조계형 "피에르 방은 바로 나"

'패션70s' 조계형 "피에르 방은 바로 나"

발행 :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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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져 눈을 가린 머리카락을 '스윽' 넘기는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SBS 월화드라마 '패션70s'(극본 정성희·연출 이재규)에서 시대를 앞서 살았던 디자이너 지망생 피에르 방의 첫인상이었다. 피에르 방 역을 맡은 신예 조계형의 첫인상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오래 길렀다는 자연스레 웨이브진 긴머리, 선이 고운 얼굴. 드라마 속 피에르방이 그대로 걸어나온 듯했다.


뒤에 여주인공 더미(이요원)의 전속 재단사가 되는 다정다감한 성격의 피에르 방은 게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인물. 손재주 좋고 붙임성 좋은 조계형을 두고 '피에르 방 그 자체'라는 생각을 했던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재규 PD는 조용히 대본을 건네며 머리 자르지 말고 그냥 오라고 당부했고 촬영장 선배들도 "피에르 방과 똑같다"며 거듭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조계형이 피에르 방과 닮은 건 그 분위기나 생김새만이 아니다. 디자이너란 직업이 여자만의 것으로 치부되던 시절, 주위의 손가락질에도 아랑곳않고 제 길을 걸었던 피에르 방의 모습은 '그게 뭐냐'는 친구들의 비아냥에도 아랑곳없이 사투리 억양까지 고쳐가며 모델 아카데미에서 힘든 연수를 받았던 부산사나이 조계형의 모습과 묘하게 겹쳐진다. 끈기있는 노력파라는 점도 꼭 닮았다.


사진

"제 혈액형이 O형이에요. 좋아하는 일에만 무섭게 몰두하는 스타일이죠. 처음 모델 일을 시작했을 때는 모든 게 연습이었어요. 길을 가다가도 워킹을 연습하고 남몰래 턴도 해보고 그랬어요. 이제는 그런 걸음걸이가 몸에 배는 바람에 잘 걷는게 가장 힘든 일이 됐어요. 무대에서의 워킹 말고 그냥 일상생활에서처럼 걷는 거요."


그런 집중력은 20년 넘게 입에 밴 부산사투리를 고치던 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모델 아카데미에서 공부하던 시절, 제 딴엔 진지하게 말한 자기소개를 듣고 주위 사람이 다 웃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아 시작한 일이었다. 20년간 입에 밴 사투리를 고치는데 걸린 시간은 단 3개월. 볼펜을 물고 목이 쉬도록 뉴스를 따라읽었다. 오랜만에 아들의 전화를 받은 어머니는 "너 왜 그러냐"고 오히려 걱정을 했다.


이제 조계형은 '패션70s'를 통해 모델이 아닌 연기자로 거듭나려 한다. 모델로서 자신이 입은 의상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려 애썼던 그는 이제 자신에게 덧입혀진 피에르 방이라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노력중이다.


"네 연기에서 조계형이 아닌 맡은 캐릭터의 모습이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그에게 "니가 바로 피에르방이다"라는 선배들의 평가는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칭찬일 터.


하지만 그는 스스로에게 인색하다. 10점 만점에 딱 1점이란다. "지금까지는 행운이 따랐을 뿐이니까요." 하긴, 행운이란 것도 노력하는 이에게만 주어지기 마련이다.

<사진=구혜정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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