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들이’ 준비를 끝내놓고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 곧이어 남편이 집으로 들어온다. “여보 회사 분들은?” 신부의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귀에 익숙한 맥주 CM송이 울려 퍼진다. 이어 남편의 입에서는 모 맥주 CF의 광고카피를 빗댄 말이 튀어나온다. “온다. 그들이 온다. 무서운 속도로.”
이어 신부가 주는 물을 맥주 광고에서 CF스타가 맥주를 마시는 것처럼 ‘오버’해서 마시며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외친다. 물이 대장의 운동을 자극해서 일까. 갑자기 방귀를 뀌는 신랑. 한다는 말이 걸작이다.
“내가 살아있는 소리. 남들이 뭐라 해도 상관없다. 내 냄새는 내 냄새일 뿐.”
물론 이는 실제 상황이 아니다. KBS2 ‘개그콘서트’에서 지난 7일 첫 선을 보인 ‘사랑의 카운슬러’ 코너의 한 장면이다. 이 코너의 두 주인공 강유미와 유세윤을 최근 ‘개그콘서트’ 녹화장에서 만났다.
첫 녹화를 보고 둘의 호흡이 참으로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번 코너를 기획하게 됐을까?
(강유미) “‘개그콘서트’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김석현PD로부터 유세윤과 평소 친하고 장난도 많이 치니 같이 코너를 한번 해보라는 제의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소심한 A형 남녀 사이의 사랑을 상담해 주는 것으로 기획했는데 혈액형 이야기는 많이 나왔고, 소재가 한정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의 사랑 문제를 재미있게 표현해보고자 카운슬러 형식을 택하게 됐는데 첫방송 나간 뒤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강유미와 유세윤은 ‘개그콘서트’에서 만나기 전 이미 2003년 모 케이블 방송에서 ‘한반도 유머 총집합’이라는 프로그램에 개그맨 지망생으로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유세윤) “그 때(2003년)는 별로 친하지 않았어요. 서로 다른 팀이었는데 오가며 인사 정도 하는 사이었죠. 재미있는 것은 그때 만난 친구들이 KBS 공채 19기 개그맨들의 절반이 넘어요. 저와 (강)유미를 비롯해 유상무 장동민도 그때 만났죠.”
강유미와 코너를 함께 하게 된 이유가 “(강)유미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유세윤. 실은 그는 오래전부터 만나오던 여자친구가 있다고 한다. 실제 여자친구와의 만남이 ‘사랑의 카운슬러’ 코너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냐고 물어봤다.
(유세윤)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은데 정작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많은 것 같아요. 그 점에 있어서는 오히려 (강)유미가 끄집어내는 부분이 많아요. 남자친구도 없는 애가 어떻게 그렇게 잘 집어내는지.”
(강유미) “평소 인터넷 지식 검색을 활용해요. 아직 제대로 된 연예를 해보진 않았지만 인터넷을 보면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해요. 책을 통한 간접 경험도 도움이 많이 돼요. 그런데 이론만 ‘빠삭’ 하고 진정한 사랑은 아직 잘 몰라요.”
수줍은 듯 조용조용 말하는 강유미의 모습에서 무대 위 그녀의 모습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호탕하게 이야기하고 남자처럼 웃는 모습의 강유미는 딱 무대 위에서만 이었을까. 그녀의 연기 비결에 대해 물어봤다.
(강유미) “초중고교 내내 연극반 활동을 했어요. 연극대회 나가서 상도 많이 받았고 연극반 선생님이 운영하는 극단에 참여해서 활동한 경험도 있어요. 이런 경험들이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실제로 이 둘의 개그를 보고 있으면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때문에 이들의 무대에는 소품도 무대장치도 없다. 오직 대사와 상황설정으로만 웃음을 선사하는 것.
(유세윤) “서로 소품을 못 챙겨서 소품을 쓰지 않아요. 남들 다 있는 개인기도 하나 없고. 그러니 서로 대사 밖에 할 게 없죠.(웃음)”
지금은 비록 막을 내렸지만 ‘예술 속으로’ 코너에서 방송기자 역을 선보인 것이 계기가 돼 ‘봉숭아 학당’ 코너에서 ‘방송 기자’역으로도 열연중인 강유미. 그가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강유미) “유세윤이 서로 개인기가 없다고 했는데 저는 그렇지 않아요. 제가 가수 20~30명쯤 모창을 할 수 있거든요. 기대하셔도 될 거예요. ‘모창의 여왕’이라는 말도 들었는걸요.”
누구한테?
(강유미) “제 동생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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