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F가 기업광고 제작을 위해 북한에 저작권료를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KTF는 새 기업광고 '북의 진실' 편에서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북한 조선중앙TV에서 방송했던 '한국 대 이탈리아' 경기 중계장면을 등장시켰다. 이 광고에서는 벌차기(프리킥), 머리받기(헤딩), 금골(골든골) 등 북한 아나운서의 생생한 육성을 들을 수 있다.
이 광고를 기획한 제일기획측은 "최근 우리 정부에 독일월드컵 주요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한 북한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을 중계 방송했다"며 "국내 광고 사상 최초로 실제 북한에서 중계 방송됐던 아나운서의 멘트를 북측에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그대로 실었다"고 밝혔다.
KTF와 제일기획은 북한 아나운서의 멘트를 광고에 사용하기 위해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중개를 통해 북한과 저작권 협의 과정을 거쳤다.
제일기획측은 "이번 KTF의 '북의 진실'편은 가깝지만 멀게 느꼈던 북한의 이미지를 가슴 따뜻한 동포애로 새롭게 그려냈다는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며 "광고계에서도 저작권이란 개념을 통해 북한과의 문화 교류를 시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의 진실' 편 광고에는 북한 평양 중앙광장의 모습을 시작으로 평양의 풍경이 그려지며, 북한의 한 가족이 거실에 모여 앉아 '한국 대 이탈리아' 축구경기 중계방송을 지켜보는 장면이 비춰진다. 이어 안정환의 골든골 장면과 함께 '60분 대한민국 경기 중계, 형제에게 열린 뜨거운 가슴' 이란 카피가 화면에 뜬다.
한편 제일기획의 이재환 AE는 "그 동안 광고계에서 조명애라는 북한 주민이 모델로 기용된 사례는 있었지만, 북한의 방송 프로그램을 국제 관례에 의거한 저작권 개념을 도입해 제작한 광고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축구로 하나되는 남과 북이라는 주제에 대해 북한측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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