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빛이 좋은 신인이 나타났다. 지난 4일 첫방송을 시작한 SBS 새 아침 드라마 '사랑도 미움도'에서 의사였다가 디자이너가 되는 박승표 역을 맡고 있는 신예 오민석(24).
극중 재혁(오대규 분)의 동생이자 미혼모임을 숨긴 헤어디자이너 인주(이자영 분)의 남편이 되는 승표는 병원 이사장인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 유학을 다녀와 촉망받는 신인 디자이너가 된다. 하고 싶은 일은 죽어도 해야하고 남이 뭐라건 신경 안쓰는 고집을 가졌다.
이 같은 배역은 오민석의 실제 삶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끝없는 열정으로 배우되기를 성공했기 때문이다.
서울 방배중학교 1학년때 형과 함께 캐나다로 유학길을 오른 오민석은 캐나다와 미국 뉴욕에서 중ㆍ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음악에 빠져들었다. 피아노 등 건반악기에서부터 베이스 기타에서 드럼 같은 퍼커션까지 모두 다루는 그는 현지 친구들과 언더그라운드 음악계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은 어머니를 깜짝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계속 공부를 하길 원한 어머니가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하셔서, 마침 외환위기(IMF)가 겹치면서 국내 대학(경희대 경영학과)에 진학하게 됐어요. 고교때 뮤지컬 연출을 하는 선생님의 영향으로 연기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고, 대학 입학 후 단역에 도전하고 연기수업도 받으면서 조금씩 연기에 다가갔죠. 2002년부터 2년 동안 포병으로 복무하며 연기자로서 장래를 결심했어요."
연기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어머니를 설득했다. 아버지와 달리 연기자 도전을 끝까지 반대하시던 어머니였다. 그 뒤로 어머니는 가장 큰 지지자로 변모했다.
"어머니가 아침마다 일어나셔서 모니터링하고 연기와 분장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곤 해요. 승표가 어머니의 뜻을 거역하면서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정도로 프라이드가 세다는 점에서 저와 비슷한 면이 많아요. 불 같은 열정이 있으면서도 장난스럽고 어머니에게 아양떠는 점도 닮았어요. 그걸 보고 어머니가 '네 얘기네' 하시더라구요."

지난 5월 SBS '나도야 간다'로 본격적으로 데뷔한 후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모두 섭렵했다. '나도야 간다'에서는 김미숙의 동생 유서진과 결혼하는, 묵묵한 사랑을 보여주는 순수한 농촌총각 광수 역을 연기했다. 내년 개봉을 앞둔 영화 '일편단심 양다리'에서는 4차원 세계에 사는 '똘끼' 넘치는 청년 민성 역을 맡았고,'사랑과 미움도'에서는 반항기 넘치는 멋진 디자이너 역을 연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기회들을 '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오민석이 롤모델로 삼는 배우는 감우성이다. 자신처럼 비음이 있음에도 콤플렉스를 극복한, 발음이 좋은 연기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보고 감우성씨의 사실적인 연기에 반했어요. 화를 내는 장면에서도 튀게 화를 내는 것이 어닌데 관객이 어떤 감정인지 느낄 수 있도록 연기를 하잖아요. 같이 연기한 선배에게 들으니 감우성씨는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연기자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감우성씨를 닮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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