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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 김명민 김창완, 악역연기 점입가경

'하얀거탑' 김명민 김창완, 악역연기 점입가경

발행 :

김관명 기자
사진

끼리끼리는 역시 잘 노는 모양이다. 화제의 MBC 주말드라마 '하얀거탑'(극본 이기원, 연출 안판석)에서 시청자 인기의 핵심은 역시 우용길 부원장 역의 김창완과 장준혁 교수 역의 김명민의 '노는 꼴'. 이 두 명의 악역 캐릭터가 한치 앞을 분간 못할 정도로 반전과 반전, 머리싸움과 머리싸움을 피 튀기게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 제3회 방송의 압권은 극적으로 드러난 우용길 부원장의 속물근성. 자신의 동창이자 의사회 회장인 유필상(이희도)이 장준혁의 장인이자 정형외과원장인 민충식(정한용)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우 부원장은 이미 눈엣가시 같던 장준혁을 '바보산수' 뇌물사건을 빌미로 완전히 제압, 지방병원으로 발령시키고 이를 통해 차기 외과과장 후계구도에서도 탈락시킨 상태다.


이 술자리에서 우용길이 장준혁을 적극 도와달라는 유필상의 검은 청탁에 "내가 어떤 놈인지 몰라?"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것까지는 좋았다. 어찌보면 이런 태도야말로 공과사를 구분하는 참의사다운 모습. 또한 장준혁의 장인 민충식의 엉거주춤 내민 손을 뿌리치며 "불쾌합니다"라고 쏘아부친 것도 일면 깔끔하고 강단있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어처구니없는 속물근성은 곧바로 이어진 유필상의 감언이설 한마디에 그대로 드러났다. "내가 왜 히말라야에 가는지 아나? 자네, 부원장으로 그만둘거야?"라며 유필상 자신이 차기 명인대 의대병원장 자리를 밀 수 있음을 내비쳤기 때문.


이에 대해 "왜 흥분하고 그래?"라며 급변한 우용길의 태도는 차라리 코미디다. 결국 이 사건으로 우용길과 장준혁은 극중 대사처럼 "찰싹 들러붙은 사이"이자 "이왕 도와줄 것, 빤스 벗고 도와주는 사이"가 됐다. 다음날 장준혁의 지방발령이 취소된 것은 당연지사.


이처럼 우용길의 지원을 등에 업은 장준혁의 기사회생 기세 역시 볼 만했다. 바로 자신을 그렇게나 못마땅해하는 이주완 외과과장(이정길)에게 숨은 비수를 대놓고 꺼내든 것. 이주완이 누구인가. 장준혁 대신 학교후배 노민국(차인표)을 차기 외과과장으로 밀려고 온갖 꼼수를 다 쓰는, 겉모습만 유할 뿐인, 그래서 우용길과는 결국 오십보 백보의 인간 아닌가. 장준혁은 "자기도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며 이주완에게 정면대결을 예고했다.


이같은 에피소드를 통해 드러난 우용길과 장준혁의 공통점은 바로 두 사람 모두 권력에 치명적으로 약하다는 것. 두 사람 자체가 이미 권력지향적이기 때문이다. 우용길이 유필상 앞에서 꼬장꼬장하다가 금세 비굴해진 것도, 장준혁이 이주완에게 자신의 이빨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놈의 권력 덕분이다.


특히 장준혁이 허름한 복장과 경박한 말투의 유필상이 권력의 핵심에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의자에서 몸을 조금씩 일으켜세우는 장면은 이같은 권력지향적 인간형의 완성판이 아닐런지. 20부작 이 드라마에서 이제 남은 건, 그래서 잘근잘근 지켜볼 것은 이들의 몰락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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