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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귀에 쏙 들어온 '불후의 한소절'

2007 귀에 쏙 들어온 '불후의 한소절'

발행 :

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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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망까~기 말타기..' 올해 '텔미' 만큼이나 지난해 애어른 할 것 없이 따라불렀던 '마빡이 노래'다. 마빡이 대빡이 얼빡이 갈빡이 동작만큼이나 이들이 등장할 때 나왔던 테마송은 정말 중독성이 강했다. 하긴 90년대 '일요일이 다~가는 소리 아쉬움이 쌓~이는 소리'로 시작된 MBC '퀴즈 아카데미' 주제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주말의 서운한 끝을 온몸으로 느끼게 했던가.


올해도 어김이 없었다. 노래면 노래, CF면 CF, 드라마 테마송이면 테마송. 이들은 단 한번에 혹은 알게모르게 조금씩 대중을 전염시켰고 결국엔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마비증세까지 일으켰다. 툭하면 60~70년대 비틀스며 밥 딜런의 노래 한 소절을 집어넣어 강렬한 추억에 빠지게 한 무라카미 하루키 정도는 아니더라도.


시작은 '마리아'가 장식했다. 지난해 12월14일 개봉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사진)에서 김아중이 뻘춤뻘춤 무대 위로 나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터뜨려버린 바로 그 노래. 660만명을 동원한 영화의 감동 그대로, 심지어 유치원생들까지 이 '마리아'를 흥얼거렸다. 컬러링, 벨소리도 하나 건너 '마리아'였다. '마리~아 아베 마리~아 저 흰구름 끝까지 날아 / 마리~아 아베 마리~아 거친 파도 따윈 상관없지..'


목마른 건 봄도 예외가 아닌 걸 어떻게 알았을까. 4월부터 CF에선 고아라가 상큼한 모습으로 탄산음료를 선전했다. 지하철 통풍구 위의 마릴린 먼로처럼, 빨간 미니스커트를 나풀거리며 탄산음료를 흔들어대던 고아라. '아이아이아이~' 처음엔 방송사고인 줄 알았던 이 CM송은 '보일락 말락 아일락'을 거쳐 '보일락 말락 보일락 말락'에 이르러 고아라의 '나폴스러운' 정지화면과 함께 더할나위 없이 귀에 쏙 박혔다.


CF로는 KTF의 '쇼를 하라'가 물론 빠질 수 없다. 긴 생머리의 서단비가 극장 앞에서 막춤을 추던 모습부터, 노부부가 "아들아~아무 것도 필요없다"를 외치던 정겨운 장면까지, 올해 이 '쇼를 하라'는 아주 셌다. 특히 단순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더 단순한 댄스를 선보인 '쇼 곱하기 쇼는 쇼..쇼 곱하기 쇼 곱하기 쇼 곱하기'도 자주 입에 오르락거렸다. 역시나 '불후의 한소절' 대열에 진입하려면 이 '단순'과 '반복'이 필수다.


이러한 '단순'과 '반복'으로 올 하반기 가요계를 가장 세게 강타한 건 뭐니뭐니 해도 원더걸스의 '텔미'다. 이제 막 말을 익힌 유아들, 한 노래 한다는 가수들, 술 얼큰히 취한 회사원까지 이 노래 한 소절씩은 따라하니, 더 이상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다. '텔미 텔미 테테테테테 텔미'.. 이와 함께 '텔미' 춤은 70년대 호루라기 소리 요란했던 국민체조 이후 간만에 찾아온 국민댄스가 됐다.


예능오락 프로그램에선 박현빈의 '곤드레 만드레'가 중독성이 강했다. '스타 골든벨'에서 MC 지석진과 김제동이 시키기만 하면 자동판매기처럼 방석 위에서 목청껏 부르던 그 소절, '곤드레~만드레~나는 사랑에 취해버렸어..' 지겨울 법도 하련만, 열심히 자기 노래 목이 터져라 부르던 박현빈의 모습은 주위 스타들의 박장대소 만큼이나 여운이 강했다. '곤드레~만드레~'


하지만 비난의 대상이 됐으면서도 알게모르게 따라불렀던 올해 최고의 히트 소절은 바로 '무이~자 무이~자 무~이자'가 아닐까. 도덕적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던 여러 대부업 광고, 그 중에서도 사모님 김미려와 조원석이 등장한 이 '무이자송'이야말로 올 여름 가장 큰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대부업체가 비판을 의식, 나중에 바꿔부른 '낮췄~어 내렸~어 낮췄~어' 또한 눈길을 끌 정도였으니.


이밖에 올해의 예능 히트상품 MBC '무한도전'에서 하하가 퍼트린 '니노막시무스카이져쏘제쏘냐도르앤스파르타~', 국민드라마 '주몽'에서 필요할 때마다 힘차게 반복됐던 '세상~이 날 오~라 하네', 연기파 배우 박신양의 진면목을 본 '쩐의 전쟁'의 '너무 사랑했나봐 아직 사랑하나봐' 등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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