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황금어장'이 100회를 앞뒀다. 2006년 7월 7일 첫 방송을 시작한 '황금어장'은 오는 16일 대망의 100회를 맞는다.
현재 '무릎팍도사'와 '라디오스타'라는 두 인기 코너가 자리하고 있는 '황금어장'의 첫 출발은 톱스타들을 동원한 코믹 상황극이었다. 임채무와 신혜성이라는 뜻밖의 인물들을 MC로 기용, SBS '헤이헤이헤이' 류의 콩트로 시선을 모았다. 원년멤버 임채무 정선희 김성주 등이 2006년 MBC 연예대상을 휩쓸면서 인기를 예고했다.
그러던 '황금어장'이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포맷을 제시하며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2007년을 맞아 처음으로 방송된 '무릎팍도사'를 통해서였다. 무릎이 땅에 닿기도 전에 모든 걸 꿰뚫어본다는 무릎팍 도사가 연예인들의 각종 고민을 듣고 답을 내려준다는 컨셉트. 에너지 넘치는 MC 강호동이 양 볼에 빨간 연지를 찍고 색동 저고리를 입었고, MBC 나들이가 처음인 개그맨 유세윤과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올라이즈 밴드 우승민이 그 옆자리를 꿰찼다.
'도사'의 옷을 입은 세 남자는 예의 차리는 버라이어티에서는 결코 나오지 않았던 공격적인 질문들을 게스트들에게 퍼부으며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게스트들 역시 여느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솔직하고 화끈한 답변을 내놓기 시작했다. 각종 폭탄 발언과 참회, 고백이 브라운관을 통해 이어졌다. 신개념 토크쇼의 시작이었다.
'무릎팍도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시의적절한, 때로는 허를 찌르는 게스트 선정이다. 입버릇처럼 장동건을 출연하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무릎팍도사' 지만 정작 그들은 톱스타의 출연에 목을 매지 않는다. 톱스타보다 '할 말 있는 스타'가 우선순위. 대중이 궁금해하고, 스스로 말 할 자리가 필요한 스타들이 '무릎팍도사'를 찾는다.

뒤이어 론칭한 '라디오스타'는 '황금어장'의 명맥을 잇는 진짜 독설 토크쇼로 거듭났다. '무릎팍도사'의 강호동 유세윤 우승민처럼 '라디오스타'를 끌고 가는 것도 제대로 '컨셉 잡은' 막강한 MC들이다.
이들의 출발도 미약했다. 스스로 인정하듯 김구라 신정환 윤종신 김국진은 단독 진행에 대한 울렁증을 고백하는 MC계의 2인자들. 이들은 게스트와 동료 MC들을 찌르고 놀리고 되씹고 정리하며 누가 메인 MC인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고 이 분위기에 휩쓸린 게스트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모든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 '라디오스타'만의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할 말 있는 게스트와 가감없는 질문, 무슨 이야기를 하든 받아들여 질 수 있을 것 같은 솔직 담백한 분위기는 100회를 앞둔 '황금어장'의 가장 큰 저력이다. '무릎팍도사'이기에 급변하는 방송 환경을 따라잡지 못하겠다는 서경석의 푸념, 3대 의혹에 대한 손예진의 해명, 마도와 부산 사이에 다리를 놓고 싶다는 추성훈의 꿈이 나올 수 있었고 '라디오스타'이기에 신인시절 녹음 기사에게 배를 걷어차였다는 신정환의 옛 이야기와 앤디와 에릭 중에 누가 더 노래를 잘하냐는 질문이 가능하다.
이에 '황금어장'의 여운혁 CP는 "100회를 맞아 기쁜 마음이지만 거창한 기획 의도는 없었다"며 "독설의 여부는 기획 의도와 상관이 없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황금어장'의 원칙은 재미"라며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위해 조금씩 변모해 온 것이 지금의 '황금어장'이고 '무릎팍도사'이며 '라디오스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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