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내가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길이 연기란 걸 깨달았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최근 종영한 SBS 일일드라마 ‘애자 언니 민자’(극본 윤정건 ㆍ연출 곽영범)에 출연했던 임성민이 드라마 중도하차 심정과 더불어 연기자에 대한 갈망을 4일 SBS를 통해 전해왔다.
‘애자 언니 민자’에서 꽃뱀 나주리 역으로 출연했던 임성민은 극중 범만(이덕화 분)의 집안을 풍비박산 낸 인물로 극 중간에 하차해 복귀여부를 놓고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나 극이 끝날 때까지 다시 볼 수 없었다.
임성민은 “일일 드라마라 긴 호흡으로 연기하려는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가족중심의 이야기에서 내가 계속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없어 중도하차한 것”이라며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신 차화연, 이덕화, 이응경 선배님 등 좋은 분들과 함께 연기했다는 건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리는 내가 생각해도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못된 여자였다. 실제로 나는 남의 가정을 깨거나 거짓말 하는 남자를 싫어하는데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역을 맡으니 사실 연기도 사실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임성민은 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가 94년 KBS 20기 아나운서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2000년 드라마 ‘학교III’의 국어선생님을 시작으로 이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검사, 사진작가, 스튜어디스, 인테리어디자이너, 간호사, 강남엄마, 창녀, 꽃뱀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냈다.
“이제까지 같은 역할은 단 한 번도 안 맡아봤는데, 앞으로 이전에 했던 역할을 연기한다면 정말 표현도 잘하고 풍성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퓨전 사극 같은데서 홀연히 나타나 칼을 쓰면서 힘 있는 느낌을 주는 여자 무사 역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민이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 선언을 하자 많은 사람들이 만류를 했다. “주위에서 ‘왜 연기를 해서 고생하느냐?’라는 말씀하신 분들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했고, 실제로 한동안은 생각한데로 잘되지 않아 숨어서 지내던 시절이 있기도 했다”며 “그러다 시간이 지나니 세상이, 그리고 바라봐주시는 분들의 인식 또한 많이 바뀌었다. 지금은 ‘연기자’나 ‘아나운서’ 어느 부분으로 봐주시건 너그럽게 듣고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임성민은 최근 ‘아내의 유혹’에 출연하게 된 아나운서 선배 오영실이 “앞으로도 임성민 씨를 드라마에서 자주 보고 싶다”고 말한 데에 대해 “오영실 선배가 감성도 풍부하신데다 예전에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 10살짜리 하늘이 역도 잘 소화해내실 것”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KBS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연기자가 된 최송현 전 아나운서에게 “최송현 씨는 아나운서 후배지만 내가 퇴사 후 그녀가 입사해 직접 본적은 없다"고 운을 뗀 뒤 "처음엔 표정을 아껴야하는 아나운서가 얼굴이나 몸짓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한다는 게 조금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끼가 있으니 금방 잘 해내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성민은 진행자로서의 꿈도 이어가고 싶다고 털어놨다.
“방송국에서 혹독하게 훈련받아가며 익혔던 능력을 사장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영남 선생님이 진행하셨던 ‘조영남이 만난 사람들’처럼 속마음을 풀어놓을 수 있는, 그리고 뉴스와 쇼를 가미한 ‘뉴스 쇼’, 음악프로그램 등을 재미있고도 진지하게 진행하고 싶다”고 속내를 들려줬다.
마지막으로 임성민은 “대학 때 영어연극반에서 활동하며 연기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 지금 내가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길이 연기란 걸 깨달았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연기자로서 그리고 MC로서 비상하는 임성민을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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