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KBS 2TV '꽃보다 남자'가 첫 방송됐다. 동명 인기 만화 원작이 일본, 대만에 이어 드라마화되며 기획 단계부터 기대도 우려도 컸던 작품이다.
첫 공개된 '꽃보다 남자'는 으리번쩍한 설정과 배경이 보는 눈을 부시게 했다. 엽기스러울 정도의 명랑함이 묵직한 월요일 저녁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런데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꽃보다 남자'는 새로운 가운데 익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원작 훼손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일부의 목소리와 연기력에 대한 지적까지도 어디서 많이 본 듯했다. 만화 원작을 드라마화한 걸로만 치면 '꽃보다 남자'의 전작 격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드라마 '궁'이다.
'꽃보다 남자'는 학교를 주 배경으로 주연들의 인연을 엮어나갔다. 영웅처럼 떠받들어지는 학교 내 인물과 평범하기 그지없는 소녀가 얽히며 드라마가 전개되는 상황, 까칠한 남자 주인공과 자신을 둘러싼 온갖 고난과 역경을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 정신으로 이겨내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친근하다.
좀 더 자세히 파고들자면 '궁'의 채경(윤은혜 분)의 집과 유사한 잔디(구혜선 분)의 집안도 친근함을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비슷한 성격이 동복자매였던 듯 같은 엄마(임예진 분)와 과하다 싶을 만큼 친절한 아빠, 되바라졌다 싶을 만큼 똑부러지는 동생이 있다. 화려한 볼거리와 영상미, 가지각색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 역시 '궁'의 극 초반을 회고하게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듯 '궁'이 먼저냐, '꽃보다 남자'가 먼저냐를 따지기도 한다. 만화는 '꽃보다 남자'가 먼저 발간됐으며 국내에서 드라마화된 것은 '궁'이 먼저다.
제작사는 같아도 드라마는 제각각인 것이 당연지사인만큼 제작사만 같았지 연출도, 작가도, 주역들도 전혀 다른 두 드라마를 '만화 원작 드라마'라는 한 단어로만 묶기엔 그 범위가 너무 넓다. 또 분위기가 유사할 뿐 딱히 꼽을 수 있을 공통점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누가 누구를 따라했다고까지 말하기는 어렵다.
제작사 측은 "극 초반부터 '궁'이 계속 화자 됐던 인터넷 이슈화의 영향으로 '꽃보다 남자'의 통통 튀는 매력이 '궁'과 비교되는 것 같다"고 밝히고 "캐릭터에서 오는 재미와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며 앞으로 점차 '궁'과는 차별화된 '꽃보다 남자'만의 매력이 두각을 나타내며 재미를 더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꽃보다 남자'는 '하이 판타지 로망스'라는 신 장르를 표방하며 밝고 귀여운 매력으로10대를 중심으로 한 시청자의 관심 속에 월화극 경쟁구도의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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