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 제작 없이, 일주일에 두 번 방송하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놀랐다."
최근 SBS 월화드라마 '떼루아'(극본 황성구 연출 김영민)에 낯선 여인이 등장했다.
바로 일본에서 온 타카기 리나(高木りな ㆍ30)가 그 주인공이다.
타카기는 '떼루아'에서 극 중 '떼루아' 레스토랑을 무너뜨리기 위해 양대표(송승환 분)가 일본에서 불러들인 인물로 등장, 기대이상의 한국말을 구사하며 눈길을 끌었다.
18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에서 '떼루아' 촬영 중인 타카기를 만났다.
◆"한국 드라마 일본TV서 보기 힘들어"
타카기에게 한국 드라마의 첫 인상은 어떨까.
타카기는 "한국 드라마를 일본TV에서 보기란 쉽지 않다"며 "요즘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려면 렌탈 숍에 가서 빌려야 한다"고 일본 내 한류의 현주소를 밝혔다.
그러면 한국에 직접 와서 보고 겪은 한국 드라마는 어떨까. 그녀는 '놀라움'으로 이를 표현했다.
"일주일에 두 번 방송하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놀랐다. 일본은 사전제작이고 촬영 중에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쉰다. 방송도 일주일에 한 번인만큼 한국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 제작강도만 보면 일본 드라마보다는 영화에 가깝다."

타카기는 한국 드라마에도 놀랐지만 한국 배우들에게도 놀란 모양이다.
"한국 배우들은 일주일에 두 편 분량을 찍으면서도 대본이 나오자마자 금방 외워서 하더라. 저 같은 경우는 대본을 받으면 발음을 다 체크해야하니까 대본 나오고 바로 찍는 게 조금 힘들다."
그녀는 한국 드라마를 어떻게 봤을까.
"일본은 쇼프로가 인기 있고 드라마는 요즘에 시청률이 잘 안 나온다. '꽃보다 남자'같은 드라마는 시청률이 잘 나오는데 다른 드라마는 아니다. 한국 드라마가 일본과 또 다른 게 재방송이 상당히 빠르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보통 6개월 후에나 재방송을 한다."
◆"'꽃보다 남자' 보는 순간, '아, 똑같다'고 느꼈다"
타카기는 '꽃보다 남자', '스타의 연인',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을 재방송을 통해 접했다고 했다.
"'꽃보다 남자'를 한국에서 봤는데 보는 순간, '아, 똑같다'고 느꼈다. 인물이나 극 전개가 일본판과 완전히 똑같았다. 최지우가 나오는 '스타의 연인'도 조금 봤는데 '스마프'의 쵸난강이 주연한 일본판 '스타의 연인'과 제목도, 스토리도 같았다."
타카기는 한국말이 생각보다 능숙했지만 이해하기 힘들거나 표현에 신중이 요할 때는 곁에 있던 통역의 힘을 빌었다. 10년 전에 처음 배우기 시작해 한국어학당까지 다녔다는데 아직은 한국말이 어려운 모양이었다.
"내 한국어 실력은 100점 만점에 20점 정도다(웃음). 'ㄹ'이 있으면 어렵다. 일본에는 없는 '어' 발음도 그렇고 'ㅈ,ㅊ,ㅉ'도 어렵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한국말을 좀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보면 '좀 더 잘할 수 있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배우 김해숙 떠올리면 가슴이 아리다."
타카기는 한국 배우 중 송강호와 김해숙이 인상에 깊이 남는다고 했다.
"영화 '놈놈놈'을 통해 송강호를 처음 봤다.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독특한 게 인상이 깊었다. 김해숙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리다. '겨울연가' 등에서 어머니 역할로 나오는 것을 봤는데 그녀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타카기는 '떼루아' 출연에 이어 최근 외국계 S은행 CF를 찍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한국과 일본의 여러 가지 시스템 차이나 언어 때문에 단기간 양국 배우들이 상대국 브라운관에 나서기는 힘들겠지만 하나, 하나 조금씩이라도 교류가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열심히 할 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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