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얼이 대세였다. 미리 만들어진 대본에 따라 움직이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적절히 대처하며 웃음을 줬다. 예기치 못한 상황은 더 큰 웃음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기존에 알 수 없었던 스타의 또 다른 모습은 상황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지난해 SBS '패밀리가 떴다'가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30%의 시청률을 찍으며 '리얼 대세'임을 확실히 보여줬으며, 오랫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은 KBS 2TV '1박2일'과 MBC '무한도전' 역시 리얼이 여전히 통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런데 최근 리얼과 더불어 '가족'을 내세운 코너가 속속 선을 보이며 리얼을 잇는 2009년 예능의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족'이란 콘셉트를 내세운 것은 뭐니 해도 지난해 최고 예능으로 떠오른 '패밀리가 떴다'. 프로그램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패밀리'가 핵심이다. 여러 연예인들이 시골 마을을 찾아 합숙하며 가족 같은 사이로 발전했다. 예능계 주 흐름인 리얼에 '가족 콘셉트'를 얹은 것이다.

'1박 2일'도 최근 방송에 시청자 가족이 등장하면서 리얼을 넘어 '가족' 개념을 도입했다. 종종 예능 프로그램이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해 자기들끼리 농담 따먹기'를 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뛰어넘어 시청자를 가족으로 끌어안았다.
안방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이 확실하게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리얼 예능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1박2일' 방송 직후 많은 시청자들은 "시청자가 주인공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라며 호평을 쏟아냈다.
21일 SBS에서 첫 방송된 '붕어빵'은 아예 실제 '가족'이 등장했다. 바로 스타들의 2세다.
특히 '붕어빵'은 토크의 중심이 절대 연예인이 아니다. 그들의 자녀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한 스타의 모습을 발견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 특유의 솔직 화법은 큰 웃음으로 이어진다.
"엄마는 허벅지와 엉덩이 살이 장난 아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코가 큰데 엄마가 수술해 코를 작게 했다" "아빠가 방귀를 시도 때도 없이 뀐다. 팬티에 구멍이 날 정도다" 등 연예인들이 숨기고 싶은 비밀들이 자녀들의 입을 통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해당 연예인은 곤혹스러웠지만 평소 들을 수 없었던 아이들의 속내를 알게 됐고, 연예인들의 농담 따먹기에 지친 시청자들은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에 젖어들게 했다.
그래서였을까. 이날 첫 방송된 '붕어빵'은 11.4%(TNS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동시간대 1위에 올라섰다.
SBS 한 예능PD는 "리얼이 예능 프로그램에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면, 최근에는 리얼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많은 예능 PD들이 고심 중"이라며 "가족 카드는 고전이지만, 늘 새로운 웃음을 주는데 큰 몫을 한다. 그래서 최근 새롭게 각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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