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에 눈에 띄는 얼굴이 떴다. 바로 아이돌 스타 최민으로 등장하는 신예 최민성(22)이다. 184cm의 훤칠한 키와 장난기 어린 보조개, 이리 보면 이천희를 닮은 듯 하고, 저리 보면 소지섭을 닮을 듯한 독특한 외모부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민성은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자신이 이 자리에서 선배 스타들과 연기를 펼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길거리를 걷다 지금의 매니저를 만났고, 일사천리로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일일시트콤 주역을 꿰찼다.
더욱이 극중 최민은 추락한 국민요정이자 대책없는 연상녀인 주인공 서영희의 파트너. 곁에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면서도 그녀의 마음이 다른 곳에 있다는 데 조용히 한숨짓는 매력남이다. 최근엔 노래까지 직접 부르며 숨겨진 끼를 과시했다.
"정신도 없고, 행복하고 그래요.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다는 것만으로 그저 감사드릴 뿐이에요."
곱상한 외모 덕택에 곱게 자란 부잣집 도련님이 아닌가 하는 눈길도 종종 받는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에는 가족의 생계를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숙식을 제공하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살던 시절도 있었다.

"고3 전까지는 부족함 없이 잘 살았는데 부모님의 이혼 후 갑자기 집이 어려워졌어요. 제가 가족을 위해서 뭔가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진학은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주유소 숙소 2층침대 1층에 누워있는데 그 새카만 천장이 마치 제 미래처럼 느껴지더라구요. 꿈이라는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최민성은 이를 악물었다. 돈 500원이 없어 빈 주머니로 하루를 보내야 할 때도 있었고, 걸핏하면 싸움도 했다. 그땐 남들보다 일찍 자신이 사회로 나왔다는 걸 실감하지 못했고 최민성은 털어놨다.
힘든 순간 순간, 배우의 꿈은 흔들리는 그를 잡아 준 지지대였다. 영화 '프라이멀 피어'의 에드워드 노튼을 보며 나도 저런 감동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가슴을 쳤고, 그런 연기를 펼치고 싶어 찾아다니며 연기도 배웠다. 그는 직접 프로필을 작성해 돌리려고 준비하던 차에 꿈같은 기회를 잡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밑바닥으로 떨어진 게 제게 오히려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약 3년, 그 어려웠던 시간이 분명 제게 배우로서의 자양분이 될 거라고 믿어요.
지금은 하루하루가 꿈같죠. 매일의 촬영이 배움의 연속인 것 같아요. 배운다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껴요.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에요."

최민성은 배우 조승우처럼 8색조 같은 배우를 꿈꾼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처럼 극과 극으로 변신하며 빛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스스로를 더욱 다그치게 된다고 최민성은 고백했다.
"초등학교 시절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했거든요. 그때는 맞아가면서 배우는 게 너무 싫었는데, 저도 모르게 근성이 생겼나봐요. 인내심과 승부욕만은 뒤지지 않아요. 목적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죠.
배에 비유한다면 급하게 앞으로 질주하는 쾌속선보다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는 크루즈가 되고 싶어요. 인기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연기에 전념하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언젠가는 꼭 전도연 선배와 함께 꼭 작품에 출연하고 싶습니다."
그의 첫 작품 '그분이 오신다'는 이미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종영을 앞두고 있다. 중반에 투입됐기에 종영이 너무 빨리 다가왔다. 첫 작품이라 모든 게 섭섭하고 아쉽다면서도 최민성은 기분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최민성은 조급하지 않다. 열심히, 그러나 조급하지 않게 대양을 가로지르는 크루즈를 꿈꾸고 있기에.
"대배우 선배님들과 첫 작품을 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에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 자체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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