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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현 "평생 연기하다 무대에서 죽는게 꿈"(인터뷰)

백성현 "평생 연기하다 무대에서 죽는게 꿈"(인터뷰)

발행 :

김수진 기자
배우 백성현 ⓒ송희진 기자 songhj@
배우 백성현 ⓒ송희진 기자 songhj@

백성현(21), 아직 미소년 같지만 남성다움을 동시에 지닌 묘한 이미지다. 1994년 6살 나이에 영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MBC '다모', SBS '천국의 계단', KBS '해신' 등을 통해 실력파 아역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가 달라졌다. 최근 종영된 KBS 2TV 수목미니시리즈 '그바보'(그저바라보다가, 연출 기민수)에서 '남자'를 연기했다. 떡잎부터 자랑해온 섬세한 연기력은 호평 받았고, 이제는 '아역연기자'라는 꼬리표를 제거했다. 26일 그를 만났다. 성숙한 내면의 소유자지만, 치아를 살짝 드러내며 웃음 짓는 모습은 순수한 소년의 모습이었다.


-아역 배우라는 꼬리표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 아역배우라는 인식은 한국에만 존재한다. 할리우드나 일본, 중국의 경우를 보라. 배우면 배우지 국내처럼 아역배우와 성인배우,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는다. 유독 우리나라만 아역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성장통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짐을 지워주는 것 같다. 아쉽다. 나는 (아역배우라는 것에 대한)부담감을 전혀 못 느꼈다.


사실 아역출신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조급해하는 분들을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아역배우라는 꼬리표를 붙여주는 건, 어린아이에게 짐을 더한다는 모순임을 기억해줬음 한다.


-'그바보'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감독님, (황)정민이형, (김)아중누나, 사돈처녀(이청아), 작가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황)정민이형과 감독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황)정민이 형에게 연기자로서 배우로서 갖춰야하는 기본적인 것을 배웠다. 스스로 감화가 됐고, 많이 배웠다.


또 하나. 내가 그동안 많은 작품을 찍었지만 주가 되는 작품은 없었다. '그바보'는 나를 각인시키는 작품이 됐다. 많은 분들이 내가 연기한 상철이 하면 백성현, 백성현하면 상철이가 떠올리시더라.


그동안 아역을 연기했거나, 분량이 적었다. 그동안 나를 보는 시선이 불안했다. 이제는 작품 면에 있어서 다양한 캐릭터가 들어오고 있다.


배우 백성현 ⓒ송희진 기자 songhj@
배우 백성현 ⓒ송희진 기자 songhj@


-'그바보', 아쉬운 점은 없나.


▶드라마가 끝나서 아쉽다. 하하. 누나, 사돈처녀 등과 너무 친해져서 헤어지기도 아쉽다. 쫑파티 이틀 지나니까 그 사람들이 보고 싶더라. 전화해서 보고 싶다고 안부도 했다. 못 본다는 것도 아쉽고 연기적으로는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내가 이렇게 했었으면, 저렇게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자족한 작품이다.


-백성현, 15년차다. 당신이 생각하는 배우란.


▶난 배우에 대해 굉장한 환상이 있다. 사실 함부로 '나는 배우다'라는 말을 못한다. 배우란, 연기적으로 성숙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소화해 내야한다. 결국 배우란, 연기를 통해 또 다른 삶을 사는 것이다. 작품 속 인물의 삶 역시 결국 우리의 삶을 모방하고 창출한다.


예전에는 연기를 꾸며내고 잘 해보려고 했는데 아직까지도 마음이 편안한 건 아니지만 많이 편해지려고 생각한다. 남들은 한 번의 인생을 사는데, 배우는 많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여러가지 삶을 산다. 그렇기에 배우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질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수업 중에 들은 적이 있다. 다양한 인간을 경험하면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간이 된다는 얘기다. 참 꿈같은 얘기다.


-배우 백성현은 어느 수준의 도덕적 완성을 갖췄나.


▶신기하다. 중·고등학교 때는 난 정말 모범생이었다. 대학생이 되고 머리가 커지면서 나쁜 일도 하게 되더라. 연기에는 답이 없다는 것 같다. 하하.


-만약 5살 때부터 연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후회는 없나.


▶나는 모범생이었다. 자의적도 있지만 타의적으로 난 착하게 살아왔다. 어린 나이지만 걱정이 많았다. 그게 좀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 지금은 남 눈치 안보고 법 테두리 안에서 지킬 것만 지키고 살고 있다. 왜 이렇게 재미없게 살았는지 후회가 되고 아쉽다.


배우 백성현 ⓒ송희진 기자 songhj@
배우 백성현 ⓒ송희진 기자 songhj@


- 당신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안성기 선배님 같은 국민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적인 것 뿐 아니라 공인이라는 점에서 도덕적으로도 모범이 되고 싶다. 또 내가 '그바보'를 통해 (황)정민이 형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존경하게 됐듯이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배우, 후배를 이끌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내 꿈은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다가 무대 위에서 죽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일생동안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인가. 부와 명예도 중요하겠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으로 행복하다.


-'잘자란 백성현'이라는 대중의 찬사에는 반감이 없나.


▶어머니가 '내가 키웠는데'라는 반감이 있으신 것 같다. 하하 농담이다. 좋게 봐주시는 건 축복이다. 너무 좋다. 기대를 해주시는 만큼 더 좋은 연기와 캐릭터로 더 많은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겠다.


-인간 백성현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에게 있어서 사랑은 지켜주고 싶은 것이다. 내 것은 내가 지키고 싶은 마음. 그럴만한 능력을 지녀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한때 '내가 왜 성공을 해야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왜 성공에 집착하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야할까. 그때 주위를 둘러봤더니 저를 보는 시선들, 부모님, 매니저, 나를 사랑해주시는 분들, 내가 사랑하는 분들이 많았다. 나는 그 가운데서 나에 대한 믿음과 신뢰의 눈빛을 봤다.


내가 어느 한순간 실수하거나 태만해지면, 한순간에 거품이 될 것 같았다. 믿음과 신뢰의 눈빛을 잃고 싶지 않았다. 지켜주고 싶다. 사랑은 아름답다.


-하고 싶은 말은.


▶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많은 작품을 했지만 '그 바보'를 시작으로 전진하겠다. 그동안은 지금을 위한 디딤돌을 쌓는 기간이었다. 내공을 쌓는 기간. 내가 지닌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제는 보여 드릴 때가 된 것 같다. 하하. 상철이를 시작으로 더 좋은 작품에서 나의 분신들을 만들어서 보여드리고 싶다. 많이 사랑해주시고 기대해 달라.


배우 백성현 ⓒ송희진 기자 songhj@
배우 백성현 ⓒ송희진 기자 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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