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헷갈리네~!'
안방극장 '꼬인 족보'에 시청자들이 헷갈리고 있다. 분명 나이는 더 들어 보이는데 동생으로 나오고 누나-동생뻘인데 연인 사이로 등장해 시청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꼬인 족보'는 시청자들의 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안방극장의 '꼬인 족보'를 찾아봤다.
가장 감정이입이 힘든 경우는 인기드라마 MBC '선덕여왕'의 유신랑 엄태웅과 덕만공주 이요원 사이.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바뀌면서 나온 '논란'은 극중 유신랑이 덕만보다 어리게 설정되면서 벌어진 일. 30대 후반인 엄태웅을 두고 이제 갓 서른 살인 이요원이 극중에서 "나보다 나이도 어린 게"라고 말할 때마다 시청자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20% 가까운 시청률로 주말극 왕좌를 노리고 있는 SBS '천만번 사랑해'의 은님(이수경 분)-난정(박수진 분)자매는 딱 보기에도 은님 역 이수경이 훨씬 언니 같다. 실제 나이도 이수경이 82년생으로 박수진보다 3살 연상이다. 하지만 극중에서는 박수진이 이수경의 배다른 언니로 나와 철없는 행동으로 '동생' 이수경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어색한 연인'사이도 있다. 극중 설정은 동갑내기거나 비슷한 나이 또래인데 정작 보기에는 감정이입이 힘든 것.
SBS 주말극 '그대 웃어요'에서 현수(정경호 분)와 정경(최정윤 분)은 대학 동기동창 사이. 신입생시절 정경에서 반한 현수는, 정경의 외면에도 변치 않는 사랑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화면상으로 둘의 동기동창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77년생인 최정윤과 83년생 정경호간 나이차를 배역으로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KBS 2TV '열혈장사꾼'의 박해진과 채정안도 비슷한 경우. 극의 전개와 함께 연인사이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하류(박해진 분)와 재희(채정안 분)지만 재희 역 채정안이 훨씬 누나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박해진(83년생)과 채정안(77년생)도 정경호-최정윤과 마찬가지로 실제로는 여섯 살 차이다.
수목드라마의 새로운 왕좌로 등극한 KBS 2TV '아이리스'도 현준(이병헌 분)-승희(김태희 분)-사우(정준호 분) 셋 사이의 어색한 친구사이가 눈에 띈다.
극중 실제 나이는 뚜렷이 들어나지 않지만 이병헌과 정준호에게 "이제 우리 편하게 말 놓자"고 서슴없이 말하는 김태희가 아무래도 어색하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이런 '어색한 사이'가 나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는 배역 결정의 참고 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그런 지적이 있을 수 있다"면서 "배역 결정에서 가장 큰 고려 사항은 해당 배우가 그 캐릭터와 얼마나 잘 맞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까지 고려하기에 조건에 맞는 배우들의 폭이 좁은 것도 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결국 극중 '딱 맞는 배우'를 찾다보니 화면에서는 어쩔 수 없는 '어색한 사이'들이 나타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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