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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스스로의 '이니셜 폭로전', 씁쓸하구만

연예인 스스로의 '이니셜 폭로전', 씁쓸하구만

발행 :

길혜성 기자

[기자수첩]

사진


"오래전에 제게 대시한 모 남자스타 연예인이 있었는데 집착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과거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와 사귀었죠" 등등. 요즘 토크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스타들의 말들이다.


최근 들어 토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스타들은 불과 몇 해 전과는 달리, 자신의 과거 사랑의 상대 및 이색 경험을 서슴없이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과연 이 말이 사실인지 의문을 가질 때도 많다.


이야기 속 주인공에 대해선 절대 실명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깜짝 폭로를 할 때는 그 대상에 대해 K군, L양 등 '이니셜'을 사용하거나, '모씨'로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그럴까. 이른바 '이니셜 폭로'를 할 경우엔, 보통 자신을 올려 세우면서 상대는 낮출 때가 많다. 즉 토크 속 주인공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 그 상대는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스타들이 토크쇼에서 깜짝 폭로를 할 때는 그 대상에 대해 실명을 쓰지 않고 이니셜을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특히 요즘 들어 SBS '강심장', KBS 2TV '스타골든벨',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등 여러 스타들이 한꺼번에 출연하는 집단 토크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런 이니셜 폭로전은 극에 달하고 있다. 독한 폭로를 해야 다른 스타들보다 주목 받을 수 있어서다. 물론 제작진도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니셜 폭로전을 볼 때마다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연예 관계자들도 많다. 그 말이 사실과 다를 때도 있거니와, 오로지 자신만 뜨기 위해 연예계 동료를 이니셜을 사용해 짓밟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데뷔한 지 만 3년도 안된 스타들까지 과거를 들먹이는 모습에서는, 그들의 향후 발전 가능성까지 의심케 하고 있다.


이니셜 폭로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더욱 독해질 수밖에 없는 점도 또 하나의 폐단이라 할 수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언론 매체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이제 연예 관련 언론들에서도 사건사고 기사일 경우에만 무죄추정 원칙을 지키기 위해 A, B, C씨 등이라는 이니셜을 사용할 뿐, 이니셜이 들어가는 흥미성 기사는 자제하고 있다. 실명이 거론되지 않는 흥미성 이니셜 기사일 경우, 괜히 다른 스타가 피해를 입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로 인해 몇몇 스타들은 해당 언론사에 직접 항의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언론도 자제하는 흥미성 이니셜 폭로를 스타 자신들이 직접 하고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니셜 폭로전'에 재미를 붙인 연예인들과 프로그램들은 자신의 이름과 프로그램 명칭도 다른 곳에서 이니셜로 등장, 소위 가슴 아픈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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