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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장' 이성민 "어쩌다보니 악역만…"(인터뷰)

'설사장' 이성민 "어쩌다보니 악역만…"(인터뷰)

발행 :

김현록 기자
사진

승승장구중인 MBC 월화드라마 '파스타'에 빼놓을 수 없는 양념이 있다. 시청자들의 복직운동까지 일었던 '설사장' 이성민이다. 뇌물 1000만원을 날름 삼키고 주방 막내에게 죄를 덮어씌웠던 파렴치한에, 지금은 비록 사장에서 물러나 홀서빙 막내로 근근히 버티는 중. 그러나 '영원한 설사장' 이성민에 대한 지지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극단 차이무의 단원인 이성민은 사실 그간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존재감을 뽐낸 감초 조연이다. '대왕세종'에서 세종대왕과 대립각을 세웠던 학자 최만리, '사랑은 아무나 하나'의 밉상 사위 허세돌, '열혈 장사꾼'의 사기꾼 영업사원 양만철 등으로 이미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콕 찍었다. 영화 '고고70'에서 시대를 앞서 간 팝 칼럼니스트 이병욱 역시 이성민을 통해 살아났다.


'파스타' 설준석 사장도 마찬가지지만,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 속 그의 캐릭터가 늘 악역이라는 점. 그 악역들 모두가 생생한 에너지로 가득한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는 사실 역시 공통점이다.


바삐 돌아가는 '파스타'의 촬영현장에서 '설사장' 못잖은 까칠함을 기대하며 만났던 이성민은 그러나 극중 악역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진정 배우였다. 느릿느릿한 말투, 나직한 목소리, 따뜻한 손짓. 질문이 따라 조심스러워진다. 이성민은 "무심해서 그런지, 밖에서는 알아보시는 분이 많지 않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어쩌다 보니 악역을 많이 했네요. 발랄하고 활달하고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아요. 그래서 오해를 많이 받지요."


이성민은 "진중하고 느릿하고,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가만가만 털어놨다. 뭔가를 조용히, 그러나 골똘히 생각하는 건 연극배우 시절부터 든 버릇. 이성민은 "연극 때부터 그랬다. 리허설을 많이 하고 신중히 생각하는 게 많았다"고 말했다.


조용한 그라고 해서 '설사장'에게 쏟아지고 있는 뜨거운 반응까지 모르지는 않을 터였다. 그러나 바쁜 촬영중엔 이를 실감할 짬도 많지 않다. 현장과 집만을 오간다는 이성민은 "복직운동 이는 건 인터넷을 통해 직접 봤다"며 "내부에서도 복직 이야기가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렇게 돌아온 데는 시청자들의 힘이 작용한 셈"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설사장은 홀서빙 막내로 돌아와 구박을 받는 중이다. 이성민은 "연륜에서 오는 능력을 발휘하는 순간이 있다"지만, 한 드라마 관계자는 홀서빙 막내 네모(최민성 분)보다 막내라고 스태프들 사이에선 '설네모'로 통한다고 귀띔했다. 그에게 '설사장'의 매력이 뭔지 물었다.


"여기 사람들이 다들 열심히 살잖아요. 서유경(공효진 분)도 수모를 당하면서도 요리사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을 하고, 설사장도 최선을 다해요. 초반에 최현욱(이선균 분)이 개혁을 해서 그렇지, 자기 자리에서 나름 노력하는 인물이죠. 악당이지만 아등바등 열심히 사는 모습이 구명운동까지 벌어지게 한 것이 아닐까요.


처음에 막내로 돌아오니까 유경이가 그래요. '이러고 싶으세요?' 그때 그 생각을 했어요. '이 인물도 유경 만큼 긍지와 보람을 갖고 있구나. 이 레스토랑에 애착을 갖고 있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사장이 막내로 돌아올 생각을 할 수가 있었겠어요? 설사장은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밑바닥부터 다시 차근차근 올라가겠죠. 물론 근본적인 비열함은 여전히 있고요.(웃음)"


홀서빙으로 돌아오니 발음할 때마다 혀가 꼬이는 메뉴들 덕분에 새로운 고생이 생겼다고 그는 웃었다. 하지만 이성민은 요리를 맡은 배우들에 비하면 고생도 아니라며 함께하는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희 현장이 참 바쁘고 고되죠. 선균씨 효진씨 잘 하는 거야 말할 것도 없고, 점점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알렉스도 훌륭하죠. 성격도 좋고. 흔히 가수하다 연기를 하면 즉흥적으로 하는 수가 많아 적응을 못하는데, 알렉스는 유연한데다 재미있기까지 해요."


4회 연장이 된 '파스타'에서 설사장의 활약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작은 역, 꼬인 역, 악한 역을 통해서도 뚜렷한 개성과 힘을 발휘하는 그의 활약 역시 더욱 커 가리라. 이성민은 "이번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모든 배우가 자신의 역할에 애정을 갖습니다. 역할의 크고 작음은 따지지 않아요. 시청자들이 그 작은 역할까지 애정을 가져주신 데 감사드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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