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콜릿 복근, 여기서 공개해 주시는 건가요?"
16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새 월화드라마 '오! 마이레이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주연을 맡은 최시원에게 SBS가 던진 요구사항이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최시원은 "이 자리에서는 힘들고 조만간 드라마가 방영되니 그때 초콜릿 복근을 봐 달라"며 재치 있게 위기의 순간을 모면했다.
그랬다. 이날 공개된 '오! 마이 레이디' 예고편에서 최시원은 초콜릿 복근이 담긴 상체를 시원하게 공개했다. 최근 수많은 드라마들이 배우들의 몸매 공개에 혈안이 된 것처럼. 제작발표회 내내 SBS가 복근을 얼마나 강조했으면 제작사 팬 엔터테인먼트 김종식 대표가 "최시원의 복근에만 기대는 드라마는 아니다"라고 말 했을까.
비단 '오! 마이 레이디'뿐 아니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MBC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도 드라마 방영 전 송일국의 탄력적인 복근사진을 공개해 바람몰이에 나섰다. 물론 파급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드라마 방영 전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는 각종 포털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에 탄력을 받은 MBC는 송일국의 상체와 함께 한채영, 유인영 그리고 한고은 등 미녀 스타들의 비키니 수영복 사진을 공개했다. 드라마 1회에 이들의 비키니 모습이 전파를 탄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최근 새롭게 선보이는 드라마들이 '몸짱'이 하나의 아이콘이 되면서 앞 다퉈 배우들 벗기기에 나섰다. 오죽하면 배우들 사이에서 이제 1순위는 연기가 아닌 복근과 S라인 몸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만큼 최근 드라마들의 선정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김수현 작가가 최근 복귀작 기획의도에서 밝힌 것처럼 드라마의 주된 기능이 오락이라 할 수 있지만, 드라마의 역할이 불건강한 오락이라면 이는 시청자 문화의식의 퇴보, 시청자 가치관 혼란조장의 역기능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고 막대한 전파낭비로 끝날 수밖에 없다.
최근 안방극장에서 선보이는 드라마는 '건강'이란 단어로 포장한 '몸짱'만을 내세워 불건전한 오락을 양산하고 있다. 자극적인 눈요기로 시청자를 유혹하고, 주연배우에게 "복근을 보여 달라"며 벗길 강요한다. 지금쯤 이 같은 추세에 제동을 걸어야 할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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