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받은 사랑 돌려드려야죠."
미녀들이 뭉쳤다. 매주 월요일 밤 KBS 2TV 토크버라이어티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를 통해 거침 없는 언변으로 재미와 함께 한국, 한국인들에게 많은 생각할거리들을 안겼던 외국인 미녀들이 TV밖에서 그녀들의 수다를 이어간다. 바로 봉사와 선행이라는 아름다운 수다다.
주인공들은 손요(중국), 준코(일본), 아만다(인도네시아), 타차폰(태국), 마리안(프랑스), 정슈앙(중국) '미수다' 출신 12명. 이들은 지난해 10월 한국 사회에 대한 봉사에 뜻을 모으고 '나누기(na noo gi)'라는 순수봉사단체를 만들었다. '나누기' 회원들은 다문화가족돕기와 함께 매달 2회씩 정기적으로 모여 해외입양아돌보기와 장애우돕기 봉사를 하고 있다. 이중 손요, 준코, 아만다, 타차폰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2009년 봉사단체 '나누기' 결성..다문화가족돕기 등 나서
"'미수다'는 고마운 프로그램이에요. 논란도 있었지만 그 프로를 통해 우리가 많은 사랑을 받았잖아요. 그런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어요. 보답할 방법을 찾다가 다문화가정에 관심이 갔습니다. 저도 2002년부터 한국에 살고 있지만 많은 문화적 차이를 느꼈고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느끼고 있어요. 저나 '미수다' 출신 외국인들이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에게 그런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해요.(손요)"
"태국에 한국 사람들이 많아와 도움을 줬어요. 집도 세워주고 학교도 만들어줬죠. 그런 걸보며 자란 저도 작게나마 한국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타차폰)"

"문화차이로 고민하는 이주여성들에 도움 주고 싶어"
늘어나는 국제교류와 함께 한국 내에서 다문화가족 비율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연구센터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 가족규모는 2009년 현재 27만 2613명으로, 총 인구대비 0.56%를 차지하고 있다. 2050년에는 이 비율이 5%를 넘어설 전망이다. 급격한 증가세만큼이나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문화차이는 때로는 오해를 부르고 가출, 이혼 등 가족해체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화차이'는 다문화가족이 겪고 있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20년 넘게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다 결혼하자마자 바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길 바라는 건 무리에요. 최소 2,3년은 걸려야 상대방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고 봐요. 이주여성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말해요. 저나 '나누기' 회원들도 한국 사회나 문화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들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작게나마 조언을 해주면서 돕고 있어요.(손요)"
손요는 다문화가족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차별적인 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여성이 '좋은 나라' 사람이면 자유연애를 통해 결혼했다고 생각하고,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여성이면 계약 결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선입견도 다문화가족과 이주여성들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사랑스런 한국 아이들, 한국서 살지 못하고 떠나야해 마음 찡해"
'나누기'는 홀트아동복지회와 손잡고 해외 입양을 앞두고 있는 입양아들을 돌보는 봉사도 하고 있다. 외국인들로서 이들이 보는 한국의 해외입양은 어떤 모습일까.
"사실 '해외입양'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어요. 일본에 살면서 '해외입양'이라는 말 자체를 들어보지 못했거든요. 제게는 '해외입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거죠. 일본도 유럽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그런 일본에 비하면 한국은 해외 입양 문제를 포함해 복지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할 것 같아요.(준코)"
"마음이 찡했어요. 한국의 아이들인데 이 나라에 살지 못하고 다른 데로 가야하잖아요. 정말 사랑스런 아이들인데..(아만다)"

한국에 대한 사랑담은 노래 불러.."위 러브 코리아!"
'나누기'는 다문화가족돕기와 해외입양아돌보기에 이어 음악으로 한국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예정이다. 이들은 조만간 한국과 한국인들에 대한 애정을 담은 '우리는 하나'와 '위 러브 코리아(We love Korea)'라는 디지털 싱글 2곡을 내놓을 예정이다. 손요, 준코, 아만다, 타차폰, 정슈앙, 마리안 등 '나누기' 회원 6명이 참여했다. '위 러브 코리아'는 정수라가 부른 '아! 대한민국'을 편곡한 노래다. 2곡 녹음에 무려 3개월이나 걸렸다. 어려운 가사 때문.
"'하늘에 조각구름 떠 있고'라는 가사가 있는데 '조각'이라는 발음이 너무 어려웠어요.(손요)"
"너무 어려웠어요. 아야어여부터 다시 배웠어요(웃음).(아만다)"
"자기 나라 노래는 알고 부를 수 있잖아요. 근데 한국어 단어들을 완벽하게 이해를 못하고 있으니 감정을 살리기도 쉽지 않았어요.(준코)"
손요는 "좋은 노래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싶다"며 "가수도 아니고, 정성으로 녹음했다는 것만 알아 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나누기'회원들은 오는 7월부터 국내 각 도시를 돌며 '수다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다문화가족을 돕기 위한 자선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미수다' 형식의 토크와 노래가 곁들 여진 무대가 될 예정이다.
"한국과 한국인들로부터 받은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어요. 아직은 여러 면에서 많이 서투르고 어설프지만 마음만은 뜨거운 열정으로 넘치고 있습니다. We lov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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