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가 2년 만에 TV 문학관을 부활시켰다.
지난 2009년 12월 30일 방송된 'TV 문학관'의 '사람의 아들'(원작 이문열·연출 이원익) 이후 오랜만의 부활이다. 'TV 문학관'은 국내 고전을 드라마라는 영상물로 탄생시킨 작품으로, 그동안 황순원의 '소나기'(연출 고영탁, 2005년 방송), 김유정의 '봄,봄봄'(연출 이건준, 2008년) 등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며 수많은 수작을 탄생시켰다.
'TV문학관'이 2년 만에 돌아왔다. 김동인 원작 '광염 소나타'(연출 이민홍·1TV 7일 오후 11시 30분 방송), 주요섭 원작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연출 한준서·1TV 8일 오후 11시 30분 방송), 이덕재 원작 '엄지네'(연출 홍성덕·1TV 9일 오후 11시 30분 방송)다.
2년 만에 부활한 'TV문학관'은 고작 3편에 불과하다. 'TV문학관'에 대한 향수가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명확한 기약 없이 단 3편 방송이라는 점에서 갈증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오랜만에 시청자를 만나는 'TV문학관'이 왜 단 3편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문제다. 제작비라는 현실의 장벽 앞에 어쩔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인 셈이다.
방송에 앞서 5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난 고영탁 KBS 드라마 국장은 2년 만에 부활된 이유에 대해 제작비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 국장은 "'TV 문학관' 부활은 KBS의 의지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단막지원 프로그램'이라는 정책을 통해 올해 3편 제작이 됐다"고 전했다.
고영탁 국장에 따르면 부활된 'TV문학관'은 편당 1억 9200만원의 지원을 받고, 자체 제작비(미술비 포함) 1억 6000만원 정도를 투입해 3억 5200만원 선에서 제작이 됐다.
고영탁 국장은 "그동안 'TV 문학관'의 제작이 중단된 이유는 제작비의 문제였다"면서 "올해는 그나마 지원을 받아 명맥을 이어나가게 됐다"고 전했다.
'TV문학관'이 의미하는 바는 사실 그 이상이다. 제작비로 인해 제작 한시적으로 중단되는 비참한 현실 가운데도 눈부신 성과를 거둬왔다.
KBS HD TV문학관 '새야 새야'(연출 고영탁, 2005년 방송)는 2006년 국제 TV 페스티벌 이탈리아상에서 대상을 차지한 바 있으며, 같은 해 'TV문학관'의 '외등'(연출 최지영, 2005년 방송)은 골든체스트 동상을 수상했다.
'TV문학관'의 '내가 살았던 집'(연출 이윤기, 2005년 방송)에 출연한 배종옥은 그해 골든체스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TV문학관'이 KBS의 오래된 브랜드 가치 외에 대한민국의 정서를 해외에 알리는 한류 콘텐츠로서의 높은 가치를 대표한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해외에서 'TV문학관'의 평가는 단순 드라마 콘텐츠 가치 그 이상의 한국 고전 정서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고영탁 국장은 설명했다.
고영탁 국장은 "KBS라는 공영 방송에서 'TV문학관'을 2년 만에 부활하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밝히며 "잃어버린 KBS의 브랜드인 'TV문학관'을 이어나가는 소박한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고 국장은 이어 "(TV문학관의 존재 이유는) 나도, PD들 역시 고민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며 "고전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우리의 젊은이들이 'TV문학관'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황순원의 '소나기'를 지금 드라마로 만든다고 칠 때, 1930년대 메밀꽃이 피어있고 청 보리밭이나 개울가를 지금 찾을 수는 없다. 그리고 또 그 정서를 연기할 만한 어린 연기자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TV문학관'은 과거의 정서를 HD영상물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후세에 전달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곽기원EP는 "우리 KBS 혼자만의 힘으로 상업적인 드라마가 주를 이루는 현실에서 제작이 어려웠다"면서 "지원을 받아 그나마 가능했다"고 부연했다.
곽EP는 "'TV문학관'은 고전이 지닌 정서, 나라의 문화를 녹일 수 있는 콘텐츠라는 가치가 있다"면서 "대한민국에 아름다운 소설이 있고, 향기있는 작품이 있다는 걸 세계에 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다"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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