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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당' 이희준 "여자에게는 '나쁜 남자'"(인터뷰)

'넝쿨당' 이희준 "여자에게는 '나쁜 남자'"(인터뷰)

발행 :

문완식 기자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 천재용 역

배우 이희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배우 이희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배우 이희준(33)은 '천재용'의 모습 그대로였다. 경상도 사투리 억양에 투박하면서도 부드러운 말투(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이희준의 매력이다)는 왜 그를 '생활연기의 달인'이라 부르는지 알게 했다. 천재용과 좀 다른 모습이라면 실제의 이희준은 훨씬 더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자세랄까.


이희준은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에서 부잣집 아들로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청년사업가 천재용으로 등장, '나쁜 남자'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극중 천재용은 방이숙(조윤희 분)과 사건사고로 얽힌 '악연'이었지만 점차 서로 호감을 느끼며 러브라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천방커플'은 "'천방커플' 분량을 늘려달라"는 시청자들의 '아우성'이 있을 만큼 '넝쿨당'의 또 다른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더불어 20대 초반에 연극 무대에 선 뒤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조금씩 얼굴을 알려온 '13년차 배우' 이희준도 단박에 인지도를 높였다.


"인기? 알아봐주시니 신기"


"인기요?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니, 신기하죠. 그 전에 '난폭한 로맨스'할 때도 조금씩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넝쿨당'은 많이들 알아봐주세요(웃음). 작가님이 재밌게 써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소소한 이야기들이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되게 재밌어요. 극단적인 얘기들이 아닌데 말이에요. 너무 예쁜 드라마죠. 저로서는 천재용을 잘 살려야 하는데, 더 열심히 해야죠."


그는 "미니시리즈이지만 시청률이 저조했던 '난폭한 로맨스'와 40%에 육박하는 '넝쿨당'의 차이 아니겠나"라고 하자 "연기하는 입장에서 시청률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얼마 전에 작가님한테 '넝쿨당' 몇 시에 방송하는지 모른다고 혼났습니다(웃음). 작가님이 저 보고 '7시55분이예요! 55분!'이라고 크게 강조하시더라고요. 방송 모니터는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인터넷TV로 보거든요."


이희준은 천재용 캐릭터에 대해 최근 몇몇 인터뷰에서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인 자신의 아버지를 모델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버지가 그 얘기에 기분 나빠하시는 것 같다"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천재용,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같은 유아적인 부분 살려"


"저도 경상도 출신이지만, 원래 경상도 사람들이 무뚝뚝하거든요. 작품마다 다르기는 한데 캐릭터에 저한테 있는 것을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확대 시키는 것 같아요.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기술적으로 확대하는 것 같은데 사람들은 저하고 똑같다고 하시네요. 천재용도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천재용은 저보다 훨씬 유아적이죠. 촬영 전 캐릭터 설명에서 '부잣집에서 자랐고 보수적인 집안이다'로 나와 있었어요. 제가 보기에 천재용은 뭔가 불만이 많고 약하고 잘 울 수도 있고, 한마디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그런 애들 같은 캐릭터요. 그래서 그 '유아적인 부분'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희준은 "그냥 대본에 '맛있을 것 같다'정도로 대사가 쓰여 있으면 연기할 때는 방정맞게 '아, 맛있을 것 같애~'식으로 한다"고 말했다. 사투리는 개성을 살려달라는 작가의 부탁에 따라 섞어 쓰고 있다. "예전에는 사투리를 아예 안 쓰는 연기를 한 적도 있어요. 그래도 사투리 쓰는 게 편하죠. 제 '모국어'니까요(웃음)."


"조윤희와 멜로 연기, 실제로 좋아하고 헷갈리려고 노력"


'넝쿨당'속 이희준과 조윤희는 앞으로 러브라인이 더욱 무르익을 예정. 드라마와 영화에서 강한 성격의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이희준에게 '알콩달콩 멜로'는 어떻게 다가올까.


"멜로 연기도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극중 천재용처럼 실제로 좋아하고 나도 모르게 헷갈리고, 그런 고민을 진짜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극중 이숙이는 너무 예쁘고 착하고 솔직하고 멋진 캐릭터 같아요. 실제 조윤희씨도 너무 예쁘고 착해요. 누구나 모든 남자가 결혼 하고 싶은 여자인 것 같아요."


"연기 반대하던 父, '강심장' 나가야 성공한다고···"


그의 고향은 대구다. 대학도 집 근처 영남대에 진학했다 중간에 자퇴했다. 연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군대는 면제다. 군입대를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갑상선 한쪽을 잃었다. 3~4년을 밀양 연희단거리패 등 극단을 떠돌며 연기를 배웠다. 2남 중 장남인 그의 '방황'에 부모님의 실망도 컸다.


"아버지 반대가 너무 심했어요. 연기한다고 했다가 아버지한테 두들겨 맞고 집을 나왔죠. 그 후로 2년간은 집에 안 들어갔어요. 보수적이시고 말씀을 별로 안하세요. 단막극 '동일범'할 때 제가 남자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했거든요. 그제야 '야, 너 멋있더라. 몸 관리 잘해라'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근데 이제는 그 보수적인 아버지가 많이 바뀌셨어요. 아버지 딴에는 되게 진지하게 충고한다면서 'TV를 해야 사람들이 알아본다', '틈나는 대로 개인기, 성대모사 연습해라'고 조언하세요. 참 최근에는 ''강심장'을 나가야 한다'고 연습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배우 이희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배우 이희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희준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 연기과)에 25살에 늦깎이로 입학했다. "극단 생활만 하다 보니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저는 완벽주의적인 성격인데 연기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첫해 도전했다 실패하고 2년 만에 들어갔습니다. 원하던 것을 제대로 배웠어요. 너무 행복했죠. 정말 신나게 공부했습니다."


주로 연극무대에 서던 이희준은 2007년도부터 드라마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텍사스안타', '완벽한 스파이', '동일범', '큐피드 팩토리'등 KBS 2TV 드라마스페셜에 '단골'로 등장하며 '이름은 잘 모르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로 시청자들에 각인됐다. '난폭한 로맨스'를 시작으로 본격 드라마에 출연 중. '특수본', '화차' 등 다수의 영화에도 출연, 예의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연기였다.


"여자에게는 '나쁜 남자'"


"가장 본인과 비슷한 캐릭터는 뭐였냐"고 묻자 "쉽게, 쉽게 캐릭터를 흡수하고 빨리 버리는 성향"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넝쿨당'의 천재용인 것 같아요. 저, 여자한테는 '나쁜 남자'거든요. 천재용과 비슷해요. 나름대로 자상하려고 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여자를 서운하게 만드는 남자인 것 같아요. 서운하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또 마음 아프고요."


'넝쿨당'으로 인기를 얻은 그는 조윤희와 동반CF 촬영을 하는 등 나날이 주가상승 중이다. 최근에는 이사도 했다.


"얼마 전에 정릉 전세 3500만원짜리 원룸에서 살다 평창동 전세 8000만원짜리 투룸으로 이사했어요(그는 평창동 지명 때문에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전세금액을 꼭 밝혀달라고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제 침대를 샀죠. 그 전에는 친한 형들이 버리면 갖다 쓰곤 했거든요. 한쪽으로 누우면 침대가 반대쪽이 들리는 그런 낡은 침대에서 5년간 잤어요. 얼마 전에 새벽까지 촬영을 마치고 너무 피곤한 상태에서 새로 산 침대에 누웠는데 새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눈물이 스르륵 나더라고요. 행복했습니다."


"인기를 얻고, 새집을 얻고, 침대를 새로 샀다."


돈이 생겼지만 어려운 시절 생각에 늘 아끼면서 살고 있다고 했다.


"처음에 부모님 반대에, 워낙 없이 아끼면서 살다보니까 돈을 잘 안 써요. 가끔 배고픈 후배들 술 사주고 그게 다예요. 나머지는 연기를 위한 투자에 쓰죠. 연극을 위해 노래를 배우고 있는데 제가 참 노래 실력을 안 느네요.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 복싱, 카포에라, 킥복싱, 합기도도 배우고 있는데 요즘은 바빠서 운동을 못하고 있네요. 복근은 집에 두고 다녀요. 하하."


'뜬' 이희준이 요즘 머릿속에 새기는 것은 '초심을 잃지 말자'다. 그를 KBS 단막극의 길로 이끈 배우 손현주가 그에게 강조한 말이기도 하다.


"극단 차이무 선배님들한테 배운 게 '초심을 잃지 말자'예요. 건방지게 보이는 게 싫습니다. '완벽한 스파이' 찍을 때 손현주 선배님이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소주 잔 기울이면서 반 취한 상태에서 해준 말이 있어요. '희준아, 초심만 잃지 말아라. 성형수술하지 말고'라고요. 이말 꼭 지킬 겁니다."

배우 이희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배우 이희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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