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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입니다만!" 2013 상반기 드라마 명대사

"점심시간입니다만!" 2013 상반기 드라마 명대사

발행 :

최보란 기자

[★리포트]

명대사는 한 순간에 스쳐지나가지만, 시청자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다.


2013년 상반기에는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색다른 소재를 담아낸 다양한 드라마들이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에 개성 있는 말투, 또는 깊은 의미가 담긴 대사들이 넘쳐 수많은 드라마 어록들이 탄생했다.


때론 냉혹한 현실을 비판하기도 하고, 때론 따뜻한 위로를 주기도 했던 드라마 속 인기 대사들을 통해, 올 상반기 어떤 드라마들이 사랑받았는지 살펴봤다.


사진=KBS 2TV '직장의 신' 방송화면
사진=KBS 2TV '직장의 신' 방송화면

"점심시간 입니다만!"..'직장의 신'


KBS 2TV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연출 전창근 노상훈)에서 자발적 계약직 미스김은 그 설정부터가 매우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사무적으로 똑똑 끊어지는 그녀의 말투가 캐릭터의 완성이었다.


'~입니다만'이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미스김의 '다만체'는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는 성격을 잘 드러냈다. 또 전담이 불분명한 청소며 커피심부름까지도 "제 업무입니다"라고 분명히 구분 짓고, 이를 완벽하게 해내는 프로의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무거운 가방을 들어주려는 배려까지도 "제 업무입니다"라며 거절하고, 회식은 "제 업무 계약서에 없는 항목입니다만"이라며 칼 같이 잘라내는 모습은 누구도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게 철옹성 같은 느낌을 주기도.


특히 남들이 아무리 바쁘게 일하며 도움의 손길을 호소해도 "점심시간(퇴근시간)입니다만"이라고 외치며 홀연히 떠나는 그녀의 모습은 직장에 매여 사는 직장인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 명대사. 동시에 미스김이라는 캐릭터를 규정하는 트레이드마크 같은 대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은 124개의 자격증에 빛나는 만능 실력을 자랑하며 곤란한 동료들을 돕고 마는 그녀의 모습은 반전의 재미를 극대화 했다. 물론 어김없이 추가 수당이 청구됐지만.


사진=KBS 2TV '학교2013' 공식사이트
사진=KBS 2TV '학교2013' 공식사이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학교2013'


KBS 2TV '학교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연출 이민홍 이응복) 속 학생들의 모습은 지난 1999년 방영된 '학교'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학생들을 여전히 학교폭력과 입시라는 문제에 시달리고, 교사들의 엇갈린 교육 가치관은 어떤 게 답인지 알 수 없었다.


'학교2013'은 그런 교육현실에 답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진심으로 학생을 위하는 교사와 그런 교사의 마음에 차츰 변해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고 말하는 교사 정인재(장나라 분), "당신이... 내가 되고 싶었던 선생님"이라고 외치는 족집게 강사 출신 강세찬(최다니엘 분). 두 교사가 나누는 많은 대화들이 과연 학생들에게 진짜 필요한 교사는 누구일까에 대해 생각을 안겨줬다.


어머니의 강압적인 교육방식에 자살까지 내몰리지만 결국 용기를 내기로 한 김민기(최창엽 분)는 "선생님...저 지금 그냥 흔들리고 있는 중인 거 맞죠?"라는 말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리게 했다. "어른들의 눈엔 쉬워 보이나 봐요. 애들 문제는 다"라는 이강주(류효영 분)의 말은 청소년 문제를 위해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음을 알렸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인용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읊조리는 고남순(이종석)의 대사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2학년2반 말썽꾸러기들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게 했다. 그리고 이 같은 대사들을 곱씹을수록 '학교'라는 드라마의 참 재미도 드러났다.


사진=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방송화면
사진=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방송화면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야"..'그 겨울, 바람이 분다"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언어의 마술사라 불리는 노희경의 작품답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감성적인 대사들이 많이 등장했던 작품. 특히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묻어나는 대사들이 한 겨울 시청자들의 마음을 녹였다.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지하철을 향해 몸을 던지려는 오영(송혜교 분)을 끌어안고 "살고 싶어 하는 내가 죽고 싶어 하는 여자를 만났다. 우리는 분명 너무도 다른데, 왜였을까. 그 순간 나는 그 여자가 나 같았다. 처음으로 그 여자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라고 말하는 오수(조인성 분)의 독백은, 속고 속이는 관계일 뿐이던 두 사람 사이에 처음으로 끈이 연결됐음을 보여줬다.


살기 위해 가짜 오수로 살아가려는 오수에게 문희선(정은지 분)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네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뭔데?"라고 묻자, 오수는 "나 살아있으니까 살고 싶다"고 자조 섞인 한 마디를 남겼다. 살아 있기 때문에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오수의 말은 힘들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명대사였다.


과거 자신의 아이를 가졌던 첫사랑 문희주(경수진 분)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오수에게 오영은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라는 말로 그를 치유했다.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는 오수를 향한 이 대사는 시청자들의 가슴도 따뜻하게 만들었다.


사진=tvN '나인' 방송화면
사진=tvN '나인' 방송화면

"믿고 싶은 판타지는 믿으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면 된다"..'나인'


타임슬립을 소재로 다룬 케이블 채널 tvN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극본 송재정 김윤주·연출 김병수)은 향을 한 번 태울 때마다 바뀌는 상황과 그에 어울리는 절묘한 대사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과거의 한 조각이 미래에 큰 파장으로 돌아오는 나비효과를 보여준 '나인'은 주인공의 연인이 조카가 되는 반전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조인공 박선우(이진욱 분)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 형의 재혼을 막은 뒤 연인 주민영(조윤희 분)을 되찾고, "'삼촌'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말"이라는 재밌는 대사로 아찔했던 심경을 대신했다.


그런가 하면 과거에 갇혀 죽음을 맞게 된 순간 마주친 어린 민영을 향한 "나중에 나랑 꼭 닮은 사람 만나게 되면 절대 가까이 지내지마"라는 당부는 심금을 울린 대사. 성인이 된 민영은 오히려 어린 시절의 강렬한 기억 때문에 선우의 얼굴을 기억, 그와 다시 사랑에 빠지면서 두 사람의 운명을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했다.


마지막 회 주민영으로부터 "20년 전(1993년) 만난 아저씨(박선우)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2013년에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 박선우는 일순 고뇌에 사로잡히지만, "믿고 싶은 판타지는 믿으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면 된다"라는 단순명쾌한 결론을 내리면서 시청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이 대사는 첫 회 첫 장면에서 죽음을 맞았던 형 박정우가 나이를 먹은 박선우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되는 엔딩신으로 연결되면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사진=MBC '여왕의 교실' 방송화면
사진=MBC '여왕의 교실' 방송화면

"차별? 그게 어때서...너무 당연한 사회 규칙이야"..'여왕의 교실'


MBC '여왕의 교실'(극본 김원석 김은희·연출 이동윤)은 새로운 명대사 제조기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하반기 기대작이다. 성적지상주의를 내걸고 반 아이들이 자신에게 복종할 것을 명령하는 초등학교 여교사 마여진(고현정 분)의 등장은 강렬했다.


마여진은 첫 회부터 6학년2반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차별 대우하고 "경쟁에서 이긴 사람들이 특별한 혜택을 누리고, 낙오된 사람들에겐 불공평한 차별대우를 하는 것. 이건, 너무 당연한 이 사회의 규칙이야. 학교라고 예외는 아니잖아? 경쟁이 나쁘다고 소리쳐봤자, 세상은 달라지지 않아"라는 폭탄발언으로 반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또 2회에선 "강자에게 복종하기 싫고 도망가기도 싫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동구(천보근 분)에게 "약자를 상대로 한 모든 종류의 폭력은 비겁한 마음에서 시작돼. 나보다 약한 상대니까 괴롭히겠다는 비겁함.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할 땐, 상대의 그 비겁함을 공격해야 되는데. 약자에게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 밖에 방법이 없지"라고 냉정하게 충고해 눈길을 모았다.


이 같은 마여진표 독설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냉혹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조목조목 짚어내는 마여진의 대사는 교실을 넘어 시청자들의 귓가에도 강하게 박혔다.


그녀가 이토록 아이들에게 냉혹한 가르침을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터. 과연 마여진은 어떤 사연이 있는지, 그리고 그녀만의 남다른 가르침이 효과가 있을지 앞으로 펼쳐질 6학년2반의 수업에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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