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다시 태어날 기회는 있다."
드라마 '출생의 비밀'이 밝힌 출생의 비밀이란 행복해지는 비법이었다.
지난 23일 방송한 SBS 주말드라마 '출생의 비밀'(극본 김규완·연출 김종혁)에서는 예가그룹의 모든 비리가 밝혀지고 정이현(성유리 분)은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행복을 찾았다.
'출생의 비밀'은 천재적인 기억력을 지닌 정이현이 갑작스럽게 10년간의 기억을 잃게 되면서, 자신의 행적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야기를 펼쳐왔다. 이 가운데 이현은 가난한 사랑과 냉혹한 부, 양극단을 오가며 행복의 조건에 질문을 던졌다.
이현은 대기업 예가그룹의 총수인 삼촌 최석(이효정 분) 덕에 최고의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불행했다. 그러나 이현은 죽기 직전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지만 마음만은 착한 남자 경두(유준상 분)를 만났고, 그와 아이까지 낳고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았다.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을 찾으려 했던 그녀는 어느 날 달랑 쪽지 한 장만 남기고 사라졌다. 갑자기 10년간의 기억을 잃은 이현은 원래의 자리인 삼촌의 집으로 돌아가게 된 것.
재벌가에서 행복하지 못해 경두와 새로운 삶을 찾았던 이현. 그러나 경두와 살았던 시간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현은 오히려 자신을 찾아온 경두에게 가난한 행복이 말이 되느냐고 외쳤다. 하지만 "그래서 넌 행복했냐"는 경두의 말에도 이현은 자신 있게 답을 하지 못했다.
이현은 이 같은 과거에 발이 묶여 선뜻 경두와의 행복을 향해 나아가지 못했다. 해듬이마저 경두에게서 빼앗아 자신처럼 만들려고 했다. 예가그룹 비리에 휘말리게 되면서 삼촌을 벗어나기란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출생의 비밀'은 그런 이현도 다시 행복해 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현은 모든 스스로 비리를 밝히고자 자수했고 예가에서 벗어나 경두와 해듬에게로 돌아갔다. 모든 악행의 중심에 있던 최석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 최석 또한 모든 기억을 잃고 다시 시작하게 된 셈이다.
이처럼 '출생의 비밀'은 가난한 남자와 재벌 여자가 등장했지만, 두 사람이 집안의 반대를 극복하고 결혼해 행복하게 산다는 드라마 속 흔한 이야기와는 다른 주제를 던졌다. '출생의 비밀' 마지막 회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며 끝을 맺었다.
마지막회 이현이 경두를 보며 "누군가는 이 사람을 모자란 바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묻고 싶다. 당신은 한 남자에게 한 여자에게 완벽한 바보가 될 수 있느냐고. 그런 바보를 가져보았느냐고. 난 그런 바보를 가졌다"라고 말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경두 또한 이현을 바라보며 "내 여자가 자고 있다. 오랫동안 외로웠던 여자. 너무 외로워서 외로웠던 기억을 지웠던 여자. 자신이 한일을 어떻게 잊을 수 있냐고 묻는 그대들에게 말한다. 그대들도 뱃속의 기억을 지우고 태어난다. 누구에게나 새로 태어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방송 전 "'출생의 비밀'이라 쓰고 '탄생의 비밀'로 읽는다. 출생의 비밀은 없다. 탄생에서 가져다주는 기쁨, 행복을 시작으로 하는 드라마기 때문에 '출생의 비밀'이란 제목을 가져왔다. 가족을 찾는 드라마다"라고 제목에 담긴 뜻을 설명했다.
'출생의 비밀'은 막장 드라마의 전제 조건인 출생의 비밀을 제목으로 달고 있지만, 정작 내용은 출생이 중심이 되지 않았다.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출생의 비밀은 힘든 과거를 잊고 새 출발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출생의 비밀은 결국 재탄생의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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