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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드라마, SM 연습생 양성 과정만도 못해"(종합)

"韓드라마, SM 연습생 양성 과정만도 못해"(종합)

발행 :

문완식 기자

국회 토크콘서트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콘텐츠의 진화'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이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양성 과정만도 못하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미국 정치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시즌3 시사회가 열린 것. '하우스 오브 카드'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나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호평했을 정도로 정치와 정치인을 잘 다룬 수작으로 꼽힌다. 국회의원들로서는 관심을 가질만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가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지상파나 케이블채널이 아닌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방송된 드라마라는 것.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를 직접 투자, 제작했으며 시리즈 전편 13편을 사전 제작, 한꺼번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공개 당시 미국 인터넷 사용량의 45%가 넷플릭스에 접속했을 정도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또 '빅데이터'를 활용한 드라마로도 관심을 모았다. 제작에 앞서 데이터 업체에 시청자 분석을 의뢰, 감독과 출연자들을 철저히 시청자들의 선호에 맞췄다. 한국 미디어 산업계 및 콘텐츠 산업계에 시사 하는 바가 큰 것.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3 국회 시사회 후에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미디어 업계를 진단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칼럼니스트 김태훈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박창식 의원(새누리당), 황근 교수(선문대), 김영선 대표(스카이TV), 백승혁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 연구원이 참석했다.


박창식 의원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박창식 의원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먼저 백승혁 선임 연구원은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면서 느낀 것은 우리 드라마들이 앵글이나 영상미 등에서 절대 뒤지지 않다는 것"이라며 "단 '하우스 오브 카드'는 스토리의 메시지가 명확하고 스토리 전개가 빠르다. 자세한 이야기를 다 알지 않더라도 일부만 보고도 드라마를 이해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황근 교수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황근 교수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황근 교수는 "어느 나라든 방송 사업은 높은 장벽을 갖고 있다"면서 "그런데 미국은 벌써 이를 벗어나 인터넷 상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네트워크는 세계 최강인데, 콘텐츠는 약하다. 반면 미국은 최근에야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았는데 콘텐츠가 우리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고 평했다. 황 교수는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사례가 우리 나라에서 가능하다면 콘텐츠의 재활용도가 높아질 것이고 이는 제작 환경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백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웹드라마가 대표적이다. KBS도 웹드라마를 제작 중이고 네이버도 26편의 웹드라마를 제작했다. SBS는 뉴스를 컷당 하나씩 올리는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케이블채널에서는 넷플릭스를 벤치 마킹한 '홈초이스'라는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지사파 의존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며 "넷플릭스의 성공은 어마어마한 외부자본을 조달할 수 있어 가능했던 것인데,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제작비 조달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도 한국판 넷플릭스의 탄생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선 대표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김영선 대표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김영선 대표는 국내 가전업체의 기술 진보를 콘텐츠 업체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국내 콘텐츠 발전의 한계로 지적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TV모니터에서 기술 발전이 제일 먼저 일어난다"며 "가전업체가 먼저 TV모니터를 보급하고, 양산 시점에서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그제 서야 장비들을 바꾸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TV 화면만 HD급이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방송사 등의 장비는 일본 등 외국산 제품들이다. 지상파가 HD작업을 완성시킨 게 2011년인데 벌써 TV모니터는 UHD급으로 바뀌고 있다. 콘텐츠 업체가 콘텐츠 생산을 준비하기도 전에 가전업체는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콘텐츠업체가 UHD 콘텐츠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없다. 가전업체와 콘텐츠 업체가 협력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쪽대본' 문제도 지적됐다. 김종학프로덕션을 이끌었던 박창식 의원은 "'쪽대본' 문제의 경우 대본이 미리 나오면 좋은 건 당연하다"며 "쪽대본으로 드라마가 제작될 경우 제작비도 많이 들고 배우들이 온전한 연기력을 뽑아낼 시간도 적다"고 했다. 그는 "PPL의 경우도 대본이 늦게 나오니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PPL이 없으면 제작비를 뽑기 힘들기 때문에 PPL을 하는데 쪽대본과 급조한 억지 PPL이 드라마를 망친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오는 2017년께 국내 진출을 노리고 있다. 황근 교수는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에 대해 "예측을 정확하게 할 수는 없지만 미국에서만큼 '대박'을 일궈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교수는 "국내는 지상파 방송 콘텐츠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가 워낙 높다. 넷플릭스의 경우 한국에 들어온다면 한국화된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봐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 교수는 "한국형 넷플릭스가 힘든 이유가 또 있다. 우리는 월 1만원만 내면 100개 채널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가 전세계적으로 드물다. 시청자는 2000만 가구인데 지상파, 케이블, IPTV 등 여러 매체들이 경쟁 중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지상파가 안나오면 방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승혁 선임연구원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백승혁 선임연구원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KBS 예능국장 출신인 김영선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제작사들이 드라마 제작을 통해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며 "드라마 제작 기간도 기획에서부터 방송까지 1년이 채 안 걸린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아이돌 하나를 길러내는데 3~4년을 연습생으로 키운다. 그런 구조 속에서 한류 콘텐츠의 대표인 케이팝, 한류음악이 탄생했고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 콘텐츠들은 과정에 대한 투자가 없다. 오로지 결과물을 놓고 제작비를 지급한다. 이런 부분들이 해소돼야 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생각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며 "웹툰이나 웹드라마가 지금 불고 있는 한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식 의원은 "콘텐츠진흥원에서 일류 작가의 작품에도 지원을 하는데 그들은 투자도 잘 받고 여러모로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런 일류 작가들까지 콘텐츠진흥원에서 작품을 진흥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우리 기업이 한류를 등에 업지 않고는 성장하기 힘들다"며 "기업의 대중문화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기업의 대중문화 투자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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