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룡이 나르샤'가 드디어 첫선을 보였다. 과연 육룡은 뿌리깊은 나무를 뛰어넘어 날개 짓을 할 수 있을까.
지난 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연출 신경수 극본 김영현 박상연)'에서는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이 나왔다. 육룡이 고려를 멸하고 조선을 건국하게 된 배경이 그려졌다.
사실 최근 이렇게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드라마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뿌리깊은 나무'를 연출한 제작진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 '베태랑'부터 '사도'로 이어지는 흥행 성공신화를 쓴 유아인부터 연기본좌 김명민, 변요한 등 화려한 라인업은 시청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육룡이 나르샤'는 지난 2011년 방송된 SBS '뿌리깊은 나무'의 앞선 시대를 그리는 시퀄(Sequel)로, 고려를 끝내기 위해 몸을 일으킨 여섯 용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방영 전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은 '육룡이 나르샤'는 전 작의 행보를 그대로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화려한 라인업이다. 두 작품 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한 작품 안으로 모았다. '뿌리깊은 나무'는 역대 급 주연배우 라인업으로 아직도 회자가 된다. 한석규와 송중기(이도 역), 장혁(강채윤 역), 소이(신세경 역), 윤제문(정기준 역), 조진웅(무휼 역), 백윤식(이방원 역)등 어지간한 영화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뿌리깊은 나무'를 이어나가는 '육룡이 나르샤' 또한 그에 못지 않은 배우들이 참여했다. 극을 이끌어갈 육룡에는 김명민(정도전 역), 유아인(이방원 역), 신세경(분이 역), 변요한(땅새/이방지 역), 윤균상(무휼 역), 천호진(이성계 역)이 맡아 탄탄한 연기를 선보였다.
주연뿐만이 아니다. 고려 말 최고의 권력 실세 이인겸 역을 분한 최종원, 쌍둥이 형제이나 극과 극의 성향을 지닌 길태미 길선미 1인 2역에 도전하는 박혁권, 뛰어난 무술실력을 갖고도 비리를 일삼는 적룡 스님 역을 맡은 한상진 등 수많은 씬 스틸러가 출격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픽션을 가미한 이야기 구성 또한 같다. 두 가지를 적절이 섞어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어냈고 이 세계관을 공유한다.
'뿌리깊은 나무'는 조선 세종시대 훈민정음 반포 전 7일간 경복궁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드라마로 동명의 소설을 드라마로 재구성했다. 그간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한글 창제 당시 이를 막으려 하는 세력과 세종대왕의 싸움,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천재적인 모습 등 허구와 어우러져 독특한 세계관을 선보였다.
'육룡이 나르샤'는 무휼과 이방지의 등장에서 알 수 있듯 전 작에서 보인 세계관을 이어간다. 실존인물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에 허구의 인물 무휼, 이방지, 분이 를 가미해 상상력을 더했다.
두 작품 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드라마이고 화려한 영상미를 선보이는 점, 갈등이 고조되는 장면에서 화면이 튀도록 일부러 연출한 편집방식 등 두 작품은 너무나 닮아있다.
그러나 분명 다른 부분 또한 있다. '뿌리깊은 나무'는 24부작인데 비해 '육룡이 나르샤'는 50부작이다. 1회만 보더라도 이야기가 상당히 빠르게 흘러가는 와중에도 모든 캐릭터를 담아내려고 한 고심의 흔적이 보였다. 50부작은 많은 분량이다. 중심을 잃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면 이 문제는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두 작품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다르다.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세종대왕 이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풀어나가며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육룡이 나르샤'는 개성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구조다. 주인공만 여섯 명에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는 다양한 조연까지, 캐릭터가 주도적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 제작진도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겠다"고 다짐할 만큼 다양한 인물이 주는 매력은 최고라 말할 수 있다.
'육룡이 나르샤'는 '뿌리깊은 나무'를 뛰어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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