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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2회 만에 SBS 손절..역사의 뒤안길로[종합]

'조선구마사' 2회 만에 SBS 손절..역사의 뒤안길로[종합]

발행 :

한해선 기자
/사진=SBS
/사진=SBS

역사왜곡, 동북공정 의혹. 민심을 들끓게 한 죄였다.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영 2회 만에 국내 지상파 방송사에서 방영을 취소를 결정하는 초유의 사태를 보여줬다.


SBS 측은 26일 공식입장을 내고 "SBS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조선구마사'는 당초 16부작으로 제작될 예정이었으며, 종영 시기는 5월 11일로 계산됐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촬영이 80%(12회 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2회 방송을 끝으로 국내 TV에선 시청자들이 볼 수 없는 '비운의 드라마'로 오명을 남겼다. 다만 현재 SBS만 '조선구마사'의 국내 방영 취소의 입장을 냈을 뿐, 제작사 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가 '조선구마사' 촬영을 다한 후 다른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공개할 지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진=SBS '조선구마사'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조선구마사' 방송화면 캡처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방영 첫 회부터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오면서 폐지의 수순을 밟았다. 최근 한국의 김치와 비빔밥, 한복 등을 중국의 것이라 우기는 중국의 동북공정 움직임이 사회적 이슈로 민감해진 상황에서, '조선구마사'는 이를 옹호하는 듯한 그림을 담았고, 한국의 역사를 왜곡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선구마사'는 조선 배경에서 월병, 피단, 만두 등 중국풍 음식이 등장하고 일부 중국의상 설정 의혹을 받으면서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극중 태종(감우성 분)이 환시와 환청에 시달리며 무고한 백성을 도륙하는 인물로 그려지는가 하면, 충녕대군이 서양인 신부의 시중을 들게 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최영 장군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도 문제가 됐다. 한국에서 역사적 위인이었던 인물들이 '판타지' 장르의 외피 속에서 폄훼됐다.


한국 문화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신(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며 "제작진 역시 입장문에서 '예민한 시기'라고 언급했듯이, 이러한 시기에는 더 조심했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여러 역사 강사와 전문가들이 드라마에서 역사왜곡이 심하다며 '조선구마사'를 비판했다.


배우 이유비, 박성훈, 서영희, 감우성, 신경수 PD, 배우 장동윤, 김동준, 정혜성, 금새록이 7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BS 2021.03.1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이유비, 박성훈, 서영희, 감우성, 신경수 PD, 배우 장동윤, 김동준, 정혜성, 금새록이 7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BS 2021.03.1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더군다나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가 직전에 참여한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과 종묘제례악을 희화화 해 '역사 비하 작가'로 시청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던 상황. 그는 '조선구마사'까지 연속해서 역사를 왜곡한 괘씸죄가 더해지며 시청자를 넘어 국민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리고 만 것. 박계옥 작가가 조선족 의혹에 "아니"라고 해명하는 일도 있었다.


박계옥 작가가 최근 중국 콘텐츠 제작사 '항저우쟈핑픽처스유한공사'와 집필계약을 맺고 향후에도 역사왜곡성 작품을 쓰며 한국 문화를 동북공정으로 잠식하는 게 아니냔 우려가 빗발쳤다. 쟈핑코리아 측은 "최근 계약을 맺은 박계옥 작가는 쟈핑코리아의 소속 작가가 아닌, 향후 기획하고 있는 현대극에 대한 '집필만을 단건으로 계약'한 것"이라며 "계약 논의 당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조선구마사'에 대해서는 내용조차 알지 못했으며 제작, 투자 등에 대한 추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박계옥 작가와의 집필 계약을 전면으로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SBS
/사진=SBS

'조선구마사'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 커뮤니티, SNS에서는 항의성 글이 쏟아졌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1회 방영 다음날인 23일에만 1700여 건의 민원 폭주, '조선구마사' 방영 중단과 SBS 지상파 재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까지 등장했다.


논란의 여파로 '조선구마사'는 광고를 포함한 제작 지원들이 줄줄이 철회됐다. 제작지원인 쌍방울, 탐나종합어시장, 호관원은 중단을 공지했고 삼성, 반올림피자샵, 에이스침대, 바디프렌드, 하이트진로,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코지마, KT, 동국제약, 금성침대, 블랙야크, 쿠쿠 등 20개 가량의 기업이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경시는 '조선구마사'에 지급된 촬영 인센티브 환수를 추진했으며, 엔딩 크레딧 장소협찬 알림 삭제도 요청했다.


'조선구마사' 제작진은 방영된 1, 2회차의 VOD 및 재방송을 중단하고, 한 주간 결방 후 전체 내용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정적 자본줄인 광고마저 잃은 SBS의 최종 선택은 '조선구마사'의 방영 취소였다.


책임은 배우들에게도 더해졌다. 역사왜곡 내용을 대본으로 봤으면서도 연기를 한 것에 책임이 있다는 것. 배우 장동윤, 박성훈, 정혜성, 금새록, 김동준, 서영희, 서동원 등은 '조선구마사'의 시청 독려글을 SNS에 올렸다가 게시물을 다시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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