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애베이비'는요, 사실 예전부터 아껴놓은 폭탄과도 같은 존재예요(웃음)."
왠지 모를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전 코너 '하오차오'를 통해 '캐릭터 개그'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던 SBS '개그투나잇'(이하 '개투')의 코너 '응애베이비' 멤버 손민혁(31), 서기원(28)은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
지난 21일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진행됐던 '개투' 리허설에서도 '응애베이비'의 진가는 드러났다. '아기 최민수', '아기 김흥국'이 엄마와 함께 펼치는 상황극에서 느껴졌던 특유의 웃음 코드는 인상적이었다.
'이 옷이 다 마를 거라 생각했어~', '으아~ 효도 한 번 해봤어요' 등의 재치 있는 대사는 방청객 없이도 웃음을 이끌어냈다. '하오차오'보다 더 센 개그가 시청자들을 얼마나 빵 터트리게 할지 기대가 된다. 리허설 이후 '응애베이비' 두 주역 손민혁, 서기원을 공개홀 내 대기실에서 만났다.

◆ "'응애베이비', 영화 '리틀 맨' 보며 아이디어 얻었다"
평범한 주부가 두 아이를 키운다. 그런데 두 아이가 여느 성인과 다르지 않은 말투로 엄마를 대한다. 그것도, 터프하게. 하지만 엄마는 그것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지난 2006년 개봉된 영화 '리틀 맨'에는 몸은 갓난아이지만 얼굴은 영락없는 30대 아저씨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캘빈 심즈(마론 웨이언스 분)가 등장한다. 캘빈은 전과자 출신인데다 다이아몬드를 훔칠 계획을 가지기도 한다. 말 그대로, '리틀 맨'인 것이다. 물론 실제 상황은 전혀 아니다.
서기원은 '응애 베이비' 코너를 설명하며 "만화책 '어덜트 베이비', 영화 '리틀 맨' 등이 '응애 베이비'를 탄생하게 한 모티브"라고 설명했다. 코너가 가진 콘셉트 자체만으로 봤을 때 나름 독특한 느낌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그 '100일밖에 안된' 아기가 최민수와 김흥국 이미지라니, 절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예전에 최민수 선배님께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나오셨을 때 실제로 우시는 모습이 방송된 적이 있어요. 그 모습이 떠올라서 '아기 최민수'라는 캐릭터를 생각해냈죠. '어른 영혼을 가진 아이의 속내는 무엇일까'라는 기본적인 콘셉트가 '아기 최민수', '아기 김흥국'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손민혁)
손민혁은 "아직 '응애베이비'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며 "나중에는 새 캐릭터의 인물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 (최민수) 선배님께서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형님뉴스 코너에 나오신 이후 당시 담당 작가한테 '코너가 마음에 들고 재미있으면 나오고 싶다'고 말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솔직한 심정은, 선배님께서 직접 나오시면 대박치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했죠(웃음)."
손민혁은 이어 "예전에 '하오차오' 코너 준비하면서 함께 만들었었는데 서로 '이게 더 대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중에 더 좋은 반응을 얻어내기 위해 아껴놨었던 코너"라고 말했다.
"약간 근거 없는 자신감일수도 있는데요. 개그 프로그램 전체 1등을 하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고 있어요. 무대 올라가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생각으로 많이 준비하죠."(손민혁)
"'하오차오'가 40주 정도 했는데 '응애베이비' 코너는 정말 오래 해보고 싶어요.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등장할 거라 멤버들끼리도 코너에 대한 기대가 많아요."(서기원)

◆ "'개콘', 잘 나가서 부러워..타사 프로서 출연 제안 오기도"
손민혁과 서기원이 출연하는 '개투'는 SBS에서는 유일한 개그 프로그램으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실상 대세인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지속적인 인기에 비해 아직은 역부족인 상황.
"'개콘'은 정말 판이 큰 시장과도 같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새로 나온 코너 중에 '핑크레이디'도 그렇고 많은 코너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는 걸 보면 부럽기도 하죠."(손민혁)
'개투'에서의 인기가 실제로 입증된 것이었을까. 손민혁은 "타사 예능 프로그램이나 개그 프로그램 쪽 관계자들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솔직히 그런 유혹들을 받으면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는데요. 그래도 제 생각은 돈보다는 의리에요(웃음). 저희가 직접 노력해서 인지도를 쌓아나가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아내게 하도록 하고 싶을 뿐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개투'가 잘 돼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고요."(손민혁)
"'개투'가 토요일 심야시간대에 편성됐어도 예전에는 나쁘지 않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시청률도 그렇고 실제 인기도 그렇고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게 된다면 '개투' 식구들에게는 더 없이 큰 영광이에요. '개투'가 정말 개그맨들이 자유롭게 개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큰 판이 되도록 노력해야죠."(서기원)
2013년을 앞두고 '응애베이비' 팀이 얻고자 하는 소망과 목표는 역시나 다르지 않았다. 이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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