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99년 9월 방송을 시작한 KBS 2TV '개그콘서트'는 10년 넘는 방송 기간 동안 수많은 개그 스타들을 탄생시켰다. '개그콘서트'를 통해 스타가 된 이들은 코미디 프로그램 외에도 각종 버라이어티, 토크쇼에서 맹활약 중이다.
'개그콘서트'는 김현숙, 권진영, 신봉선, 안영미, 강유미 등 국내 코미디를 대표하는 개그우먼을 배출했다. 이들이 예능계에서 펼치는 활약은 개그맨들 활약에 견주어 봐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최근 '개그콘서트'에는 안영미와 강유미처럼 색깔 있는 개그우먼이 없다. 정경미, 박지선, 김영희, 김지민, 허안나, 김민경 등이 '개그콘서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코너 하나를 당차게 이끌고 가는 힘이 없다.

특히 현재 '개그콘서트' 내 개그우먼 서열 1위라는 정경미. 경력은 많은데 그를 대표하는 수식어는 '윤형빈의 요정', '서열 1위 개그우먼' 정도다. 2011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그가 어쩌다 색깔 없는 개그우먼이 되어 가고 있을까.
개그우먼들이 중심이 된 '개그콘서트'의 코너는 현재 '희극여배우들'. 정경미와 김영희, 박지선 등이 의기투합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폭로, 외모에 따른 하소연은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높였다. 최근에는 결혼을 발표한 정경미가 사회자로 물러났고, 게스트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주객전도 현상에 시청자들의 비난도 만만치 않다.
'거지의 품격'에서 활약하는 김지민은 허당 캐릭터로, 김영희는 사물을 이용한 개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개그는 캐릭터를 살리기보다는 화제, 인기에 치중하고 있는 중이다.
김영희는 '거지의 품격'에서 거지 분장을 앞세워 한바탕 수다를 떨고, '희극여배우들'에서는 외모에 따른 에피소드를 늘어놓는다. 폐지된 '핑크레이디'를 들먹이며 억울함을 하소연한다. 이런 형식의 개그는 이미 '네가지'에서 하고 있어 개그우먼 버전 '네가지'라는 착각이 들 정도. '개그콘서트'가 참신한 개그 아이디어를 추구한다는 의도와는 상당 부분 빗나갔다.
'멘붕스쿨'에서 활동 중인 박소영은 4차원 캐릭터로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캐릭터로는 발전하지 못했다. 신보라 역시 '용감한 녀석들'을 통해 캐릭터의 소모가 빨라 기대감을 반감시키고 있다.
과거 '개그콘서트'의 개그우먼들은 독특한 캐릭터부터 다양한 소재로 인기를 받았다. 폭로나 러브라인이라는 소재로 인기 코너 만들기만 치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개그우먼들과 제작진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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