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평일 예능 성적표가 갈수록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게 두 자릿수 시청률이 이젠 '마의 벽'이 된 지도 오래됐지만, 좀처럼 상승세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프로그램 기획에 시선을 돌릴 법도 하다.
현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송되고 있는 SBS 심야 예능 프로그램들은 대체적으로 10%를 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한 프로그램들은 그래도 7~9%의 시청률로 평타를 유지하면서 반등의 여지를 남겨뒀다. 이슈성에 따라 10%를 넘기도 했다. (닐슨 코리아 전국 일일기준, 이하 동일)
주말 등 다른 시간대의 경우 10%를 웃도는 예능 프로그램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 시간대 편성 등의 유리한 부분을 간과할 수 없겠지만, 출연진의 활약과 프로그램의 기획력이 작용했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점에서 최근 SBS 평일 심야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부진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월요일 오후 8시55분 방송되고 있는 '월드 챌린지-우리가 간다'(이하 '우리가 간다')는 최근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해외 이색 대회에 참가하는 멤버들의 도전기를 그린 '우리가 간다'는 스포츠 예능이라는 포맷이 다소 진부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같은 요일 11시15분에 방송되는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경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한 지 오래됐다. 최근 출연하고 있는 게스트도 이전의 화제성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요일 성적은 가장 좋지 못했다. 3년여 간 이끌어온 토크쇼 '강심장'의 종영 이후 지난 2월 신설됐던 '화신'은 새로움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1년도 안 돼 폐지됐다. 소방서 현장에서의 모습을 담은 예능 '심장이 뛴다'는 감동을 전하긴 하지만 이른바 '대박' 포맷은 아니었다.
수요일 심야에 방송되고 있는 '짝'도 롱런하고 있기는 하지만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의 경쟁 구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짝'은 일반인 출연자들의 짝 찾기라는 다소 독특한 포맷에도 불구, 평범하지만 매회 색다른 콘셉트로 화제를 이끌어내는 '라디오스타'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목요일 역시 '자기야'가 '백년손님'으로 콘셉트를 바꾸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KBS 2TV '해피투게더'의 아성을 무너뜨리진 못하고 있다.
금요일의 경우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일요일이 좋다' 코너에 편성됐다 금요일 시간대로 옮기면서 동시간대 정상을 유지하고 있던 '정글의 법칙'은 최근 케이블채널 tvN이 내놓은 '응답하라1994'와 '꽃보다 누나'의 연속 편성과 맞물려 시청률이 하락세를 보였다.
'정글의 법칙'은 지난 11월29일 방송분의 경우 15%내외의 수치를 유지하던 시청률이 5% 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우위를 점하고 있던 프로그램이 위기를 맞은 셈이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부분은 SBS 주말 예능의 경우 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는 점이다. 토요일 방송되고 있는 '스타주니어쇼-붕어빵'과 '놀라운 대회-스타킹'의 경우 10%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일요일이 좋다'도 '런닝맨' 등의 코너가 롱런하며 높은 시청률을 내고 있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
결국 대중의 시선을 끌게 할 만한 차별화된 콘텐츠의 생성과 이를 유지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롱런 프로그램에게는 눈에 띄는 기획의 변화가, 신설 프로그램에는 대중의 시선을 끄는 콘텐츠의 투입이 필요한 시기다.
SBS 예능이 부진의 끝에서 벗어나기 위해 향후 어떤 해법을 내놓을 지 지켜볼 일이다.
윤상근 기자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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