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올레', 유치찬란 세 남자가 제주도에서 보낸 초대장

'올레', 유치찬란 세 남자가 제주도에서 보낸 초대장

발행 :

김미화 기자

[리뷰]'올레'

/사진=영화 '올레' 포스터
/사진=영화 '올레' 포스터


여름의 끝자락, 늦더위를 식혀줄 만한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의 재난과 전쟁에 지친 이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며 낄낄대고 웃을 수 있을 듯 하다.


영화 '올레'는 인생에 지친 세 남자가 제주도로 일상탈출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믹 영화다.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39살의 동갑내기 친구들은 함께 제주도에서 시간을 보내며 그리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다.


중필(신하균 분)은 39살에 미혼이라는 이유로 대기업 희망퇴직 대상자 명단에 올랐고, 수탁(박희순 분)은 13년째 사법고시를 보며 죽지 못해서 살고 있다. 방송국 메인 앵커 역할을 맡은 은동(오만석 분)은 겉으로 봤을때는 완벽해 보인다. 결혼 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그이지만, 남들에게 말 못하는 속사정 있다.


대학교 선배 아버지의 장례식 때문에 제주도로 가게 된 세 사람은 공항에서부터 티격태격하며 순탄치 않은 제주행을 예고한다. 장례식을 앞세웠지만, 사실 첫 사랑 선미를 보기 위해 멀리 제주도까지 간 세 사람은 장례식장 조문은 뒤로 하고 특별한 여행을 즐긴다.


'올레'는 최근 제주도의 여행 트렌드가 됐다는 게하(게스트 하우스)를 중심으로 세 남자의 이야기를 비벼내고, 그 위에 로맨스를 올린다. 채두병 감독이 직접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뒤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든 만큼, 최근 게스트 하우스에 불고 있는 여행객들의 모임이나 젊은 사람들의 여행 모습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부분도 있다.


뭔가 하나씩은 부족해 보이는 30대 끝자락의 세 남자가 모여서 주로 하는 이야기는 여자 이야기이거나 대부분 욕설이다. 이들은 서로 재거나 꾸미지 않고 서로에게 으르렁 거린다. 친구들 사이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욕설이 난무하다. 남자 배우 세명과 남자 감독이 모여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남성적인 시선도 분명히 존재한다. 20대 젊은 여자를 '어린풀'이라고 말하거나, 하룻밤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 속에서 남자들의 세상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친구들 앞에서 센 척하고, 입으로 강한척 말하는 것이지 실제 모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아직 어린애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앞에서는 서로를 욕하지만, 뒤에서 걱정해주고 위해주는 세 친구의 앙상블이 인상적이다.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 세 배우는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캐릭터를 각각 잘 소화해 내며 합을 이룬다. 박장대소 할 만큼은 아니지만, '피식' 어이없는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들이 이어지며 편안하게 흘러간다.


특히 박희순은 이번 '올레'를 통해 처음으로 제대로 된 코미디에 도전했다. 헤어스타일부터 말투까지 완벽하게 망가진 박희순의 모습이 신선하다.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은 '올레'가 여름 대작 영화들과 동떨어진 소작 영화라고 밝혔다. 이들의 말처럼 '올레'는 올 여름 재난영화나 전쟁영화에 지쳤던 관객에게 소소한 웃음으로 힐링을 줄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 영화 속에 담긴 제주의 모습을 보자면, 힘든 일상을 놓고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15세 관람가. 25일 개봉.


주요 기사

연예-방송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방송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