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들어올 때 노 젓지 않아 아쉽구나."
tvN 예능프로그램 '플레이어' 애청자들의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 시즌1을 선보였고, 2월 재개한 '플레이어2'가 오는 21일 종영한다. '플레이어'는 출연자들이 웃을 때마다 출연료 '-10000원'을 당하는 리얼 상황에서 웃음트랩을 참아야 하는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었다. 이수근, 김동현, 황제성, 황치열, 이용진, 이진호, 이이경, 정혁이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는 고통과 에라이 정줄 놓고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 사이에서 美친 원초적 웃음이 터졌던 것. 시청자들은 정작 출연진끼리도 참지 못해 터뜨린 '찐 웃음'에 함께 포복절도했다.
'플레이어' 안에서는 '프로듀스 101', '가족오락관', '쇼미더플레이', '플레이 수퍼모델 코리아', '브레인 서바이벌', '아저씨 육상 선수권 대회', '동거동락', '뽕스타 K', '무박 2일', '아바타 플레이', '시그널 하우스' 등 수많은 프로그램 패러디 에피소드가 이뤄졌다. 매회 다른 콘셉트 안에서 8명의 출연자들은 매번 망가짐을 불사한 분장을 선보였고 상상초월 깜짝 게스트 출연으로 A급 스케일의 마니아적 B급 웃음을 선사했다.
'플레이어'가 시즌2에 들어서 본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지만, 주요 시청층인 1020세대의 시청 패턴이 온라인, VOD로 옮겨진 상황. 이에 '플레이어'는 아쉽게 1%대를 넘지 못하고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을 맞게 됐다. 심우경PD는 스타뉴스에 "내 주변에 제일 웃긴 사람들과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해본 프로그램이라 애착이 컸다"고 말했다.

-'플레이어' 시즌2가 21일 종영한다. 시즌1은 21회까지 방영했지만 이번 시즌은 당초 8부작으로 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 8부작으로 했는데 끝나려니 나도 아쉽다. 이전에 많은 프로그램을 했지만 '플레이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해보고 싶은 걸 다 해본 프로그램이어서 미련이 없는 것 같다. 출연자들끼리 케미가 좋았는데, 공개 코미디언들이 그동안 대본 베이스에서 쇼를 했다가 '플레이어'에선 캐릭터를 벗은 모습으로 버무려져서 케미가 좋았다.
-'플레이어' 시즌3 가능성은?
▶아직은 계획이 없는데 또 재미있게 만들거리가 생기면 하게되지 않을까 싶다.
-'플레이어'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진 것에 비해 시청률은 1.0%로 성적이 아쉬웠다.
▶시청률 수치 자체는 놀라울 정도로 안 나왔다. 우리끼리 원인도 찾아봤는데 그 무엇으로도 설명이 안 되더라. '매운 맛'의 웃음이 아직 못 받아들여진 것 같아 아쉽다. 요즘 다시보기 VOD 판매순위는 상위권에 있다. 어쨌든 1020 젊은층에 잘 소비되는 느낌이다. 그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입소문을 내주시고 뉴미디어로 돌려보는 것들로 '미래형 콘텐츠'가 된 게 아닌가 싶다. 지난주 '쇼미더플레이'로 선보인 MC 주지 이수근의 '스웩님' 뮤직비디오가 나왔는데 유튜브 조회수가 100만뷰 이상으로 엄청나다.

-매회 다른 콘셉트와 다양한 시도, 출연진의 스스럼 없는 '리얼 코믹 케미'로 케이블계의 '무한도전' 같은 느낌을 줬다.
▶실시간 반응, 뉴스 기사의 댓글을 통해 일부 그런 반응을 봤다. '무한도전'에 대한 향수이기도 하지만, 두 프로그램의 뿌리는 '캐릭터쇼'다. 인물들끼리의 케미와 자연적인 웃음이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허참, 인피니트 성종, 김희철, 홍진영, 이성경, 장윤주, 황재근, 김태우, 플라이투더스카이 환희, 션, 다이나믹 듀오, 양동근, 비와이, 설운도, 김연우, JK 김동욱, 하성운 등 '네가 거기서 왜 나와?' 반응을 이끌어낸 초특급 게스트 출연도 웃음 포인트였다. 섭외 비결은?
▶'여기 왜 나오시지?'라는 분들은 마음 한 켠에 '나도 재미있는 사람인데'란 생각이 있었던 분들인 것 같다. 우리가 섭외 연락을 드리면 의외로 바로 출연을 결정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이렇게 편하게 놀다 갈 수 있는 판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호의적이었고 오셔서 한바탕 놀다 가셨다. 시즌1 '쇼미더플레이'의 양동근은 거의 울면서 웃고 가셨다. 허참 선생님도 '가족오락관' MC를 다시 해달라고 하는 게 어쩌면 결례일 수도 있는데 워낙 독보적인 분이어서 섭외했다. 직접 오셔서 구성도 짜주시고 아이디어도 던져주셔서 감사했다. 아이돌 분들도 어렵게 시간을 내주셔서 고마웠는데 하성운은 인연이 있던 이수근, 정혁과 잘 어울렸고 웃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모든 걸 포기하면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간 아름다운 청년이다.
-이수근, 김동현, 황제성, 이용진, 이진호, 이이경, 정혁의 활약상을 정리하자면?
▶이수근은 강호동이란 큰 리더와 함께하다가 여기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빛을 발했다. 본인 스스로 너무 재미있어 하면서 후배들과 이런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어했던 것 같다. 든든한 맏형이자 리더였다. 황제성은 집에서 나올 때부터 콩트연기의 대장이었는데 제작진도 팬이 됐다. 이용진은 제작진의 의도를 잘 알아챈다. 차세대 유망주인 것 같다. 이진호는 중간 팀내 분위기메이커이자 형들에게는 꾸러기 동생이고 동생들에겐 든든한 형이었다.
김동현은 천재인가 싶을 정도로 바보다.(웃음) 이 사람의 매력의 끝은 어디일까 싶을 정도인데 연출자가 물감을 대는대로 확실히 그려줬다. 이이경은 배우 출신이다 보니 우리가 명확한 디렉션을 주면 잘 소화한다. 내제된 똘기와 B급 개그감성을 여기서 잘 표출했다. 정혁은 이진호가 예능 신생아로 이끌어줬는데 여기서 잘 망가져줬다. 1020세대가 좋아하는 '인싸 감성'을 잘 알아서 차세대 아이콘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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