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자신의 축구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8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박지성이 출연했다.
이날 그는 "내게도 최고의 한해는 2002년이다. 축구로 인해 사람이 변하고 한 나라가 변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박지성은 골 세레머니를 돌아보며 " 산책 세리머니는 원래 의도는 좀 건방진 거다. '봤지?'란 의미였다. 내 앞에 일본 서포터즈가 있었는데 내 이름이 호명됐을 때 야유가 있었다. 그거에 대한 대답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 리그와 유럽 리그에 대한 차이점도 전했다. 박지성은 "다른 환경이다. 잔디 상태와 날씨, 의사소통, 문화가 달랐다. 이런 부분은 힘들었고 부상도 있었다. 적응기엔 야유를 보냈다. 못한다고 그랬다. 그때 교체로 준비하고 서있으면 교체 아웃되는 선수에겐 박수를 치고 내가 들어갈 땐 야유가 나온다. 홈에서 그런거다. 3만 5000명 관중인데 나를 위해서 야유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 당시엔 '축구 하는 게 무섭다'고 생각했다. 히딩크 감독과 면담이 왔는데 일본에서 이적 제의가 왔다고 하더라. 그래도 여기서 더 해보고 가겠다고 했다. 막다른 길에 몰린 거나 다름 없었다. 돌아갈 곳이 차단됐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살아남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라며 "('위 송 빠르크' 응원가를 듣고) 선수들이 네 응원가라고 하길래 '얼마전까지 야유하다가 응원가를 부른다고 해서 당황했다"라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 생활 당시 함께 한 웨인 루니 선수를 언급하며 "많이 친하진 않다. 그렇게까진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내가 입단했을 때 한 번 차를 태워준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 여자친구 얘기를 했었다"라면서도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영어도 잘 못했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웨인 루니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가서도 연락을 했었다. 아들 학교에 한국인 친구가 다닌다고 해서 영상 편지 하나 보내줬다"라고 전했다.
이어 퍼거슨 감독에 대해서도 말했다. 앞서 퍼거슨 감독은 "자신이 지도한 선수 중 저평가된 선수가 박지성 선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박지성은 "그래도 선수생활을 잘한 거 같다. 감독님이 원하는 선수였단 걸 확신했다. 7년이란 시간이 헛되진 않았다. 내 스스로를 객관화해서 평가하고 팀에서 내 역할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능력이 뛰어났다면 그 역할을 했겠지만 내 상황을 생각하는 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이 쓴 편지에 대해 "손자 얘기만 빼놓고는 다 알고 있는 얘기였다. 만날 때마다 미안하다고 했다. 그 부분에 대해 항상 설명했다. 너무나 익히 잘 알고 있었고 나도 은퇴를 하고 나서 경영 부분에 대해서 얘기했을 땐 조언해주셨다. 손자분이 마음에 걸린다. 손자랑 만났는데 별말 안하더라"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끝으로 그는 은퇴 경기를 떠올리며 "나는 홀가분했다. 할만큼 했다. 무릎 상태가 좋으면 선수생활을 더 오래 했을 것이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했는데 토요일날 경기를 하면 4일간 계속 쉰다. 금요일 하루 훈련하고 토요일 경기했다. 이 패턴을 4-5개월 정도 하니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아프면서까지 좋아하는 축구를 하는 게 맞는 건가 싶었다"고 전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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