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상으로 비롯된 방화 살인 사건부터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범죄의 전말까지, 황당한 범죄들이 분노를 자아냈다.
지난 16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 25회에는 김의주 법의관, 신순범 형사, 서영일 연구관, 박미옥 전 형사가 출연해 사건의 전말과 집요한 추적 과정을 공개했다.
이날 소개된 첫 번째 사건은 지난 2015년 경찰서 인근 건물에서 폭발음과 화재가 발생하며 시작됐다. 화상을 입은 한 남성은 소방대원들에게 건물 안에 불을 지른 사람이 있다고 말했고, 건물 사무실에는 새카맣게 탄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피해자는 소방대원들에게 제보한 남성의 70대 아버지로, 국제결혼정보회사를 운영하던 대표였다.
피해자의 아들은 회사에 몇 차례 방문했던 손님이 방화범이라고 지목했다. 해당 손님이 사무실에서 아버지와 만난 직후 폭발음이 들렸고, 아버지의 몸에 불이 붙었다는 것. 범인은 당시에 한 손에는 음료수 상자, 다른 손에는 빨간색 플라스틱 통을 들고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인 김 씨(가명)는 사건 발생 7개월 전 피해자가 운영하던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자신보다 30살 어린 베트남 여성과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아내가 입국 비자를 받기 위한 시험에 연이어 불합격했고, 김 씨는 결혼 비용이 과다 청구됐다며 피해자에게 항의했다. 이후 300만 원을 환불 받고, 입국 절차를 진행 받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이에 안정환은 "피해자 탓이냐고. 너무 황당하다"며 당황했고, 딘딘 역시 "동기가 너무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김 씨는 범행 당일 자신의 트럭을 건물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건물에 들어가기 전 휴대전화까지 꺼두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그는 이후 장애가 있는 20대 아들을 남겨둔 채 잠적했다. 시장에서 호떡을 팔며 홀로 아들을 키우던 김 씨는 의처증으로 전처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공개수배에 나섰고, 시장에서 김 씨를 목격했다는 제보를 확보했다. 김 씨가 이미 택시를 타고 떠난 뒤였지만, 택시 차종과 차량 번호 끝자리를 토대로 기사를 찾아낼 수 있었다. 결국 형사들은 한 대형 사찰에 숨어 있던 김 씨를 체포했다.
김 씨는 피해자가 자신의 신부와 내연 관계라고 생각했다며, 아내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선물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불을 지를 생각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김 씨의 아내는 피해자를 만날 때마다 그의 아내도 함께 있었다며 내연 관계 의혹을 부인했다. 김 씨는 결국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끝나지 않은 사건 Q'에서는 '어디까지 판을 키울래?'를 주제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범죄들을 짚어봤다. 지난 2014년에는 한 펜션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는 남자친구와 5일 간 함께 머물렀으며, 퇴실 예정일에 남자친구만 홀로 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 13시간 뒤 남자친구는 경찰에 전화해 자신이 머무는 모텔로 와서 체포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자신을 죽여 달라고 부탁했으며, 결혼을 앞두고 양가 부모님의 승낙까지 받은 사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남자친구는 카지노 사업을 하고 강남에 130억 원대 건물을 보유한 재력가라고 거짓말해 온 무직자였다. 그는 여자친구가 자신의 거짓말을 알고도 계속 만나자고 했지만, 상견례 이틀 전 모든 사실이 들통날 것 같아 함께 죽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만난 지 불과 2개월 된 사이였으며, 남자친구에게는 사기 전과도 있었다.
박미옥 전 형사는 범행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다 일가족 세 명을 살해한 사건도 소개했다. 지난 2006년 한 주택가에서 여중생 조카와 인근 친정집에 살고 있는 어머니, 또 다른 초등학생 조카가 흉기에 찔린 채 숨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범인은 신고자의 남동생으로, 자신의 아들과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였다. 숨진 여중생 역시 그의 성폭행 피해자였으며, 범인은 10년 전 자신의 형이자 여중생의 아버지까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 2주 전 성폭행 피해자들이 신고자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고, 신고자가 추궁하자 범인은 어린아이들이 여자로 보였다고 말해 분노를 자아냈다. 체포된 범인은 고소 사건으로 조사를 받으면 어머니와 아들이 범행을 알게 되고 교도소에 가게 될 것이 두려워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영일 연구관은 과학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밝힌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2015년 한 주택에서 젊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졌고, 다른 방에서도 남성 한 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살아남은 또 다른 남성은 숨진 여성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다. 예비 신랑은 잠을 자던 중 예비 신부의 비명을 듣고 달려갔다가 낯선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남성과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를 빼앗아 휘둘렀고, 상대가 다친 틈에 탈출해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
그러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남성이 이미 사망해 예비 신랑의 진술만 남은 상황이었다. 일부에서는 예비 신랑을 의심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사망한 남성은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 술을 마신 뒤 만취한 상태였으며, 사건 전에도 다른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려다 쫓겨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증거를 분석한 결과, 예비 신부가 있던 방에서는 그와 침입한 남성의 DNA만 검출됐고, 예비 신부의 손톱 밑에서도 침입한 남성의 DNA가 확인됐다. 반면 예비 신랑의 DNA는 검출되지 않았으며, 혈흔 분석 결과도 그의 진술과 일치했다. 결국 2년 만에 예비 신랑의 정당방위가 인정됐고 이는 1990년 이후 살인 혐의 사건에서 25년 만에 수사기관이 정당방위를 인정한 사례로 소개됐다.
박미옥 전 형사는 "유사한 사건에서 가장 마음 아팠던 말이 슬퍼할 틈도 없이 무죄를 입증하는데 너무 힘들었다는 말이었다. 2년의 시간 동안 의심을 받았던 예비 신랑은 얼마나 충격적이고 억울했을지 싶다"며 "이 사건은 과학수사가 밝혀야 했던 것이 범인이 누구냐 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 지를 밝혀야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고 말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역시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의문을 갖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진실을 찾아가는 것"이라 전했다.
한편 '용감한 형사들5'는 매주 금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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