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 지원, 무결점, 프리 싱크, HDCP…. 보통 모니터를 구매할 때, 컴퓨터 본체 버금가는 수준으로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 편입니다. 물론, 컴퓨터 구매 초보자 입장에서는 제품 설명에 나와 있는 성능 표기들, 직접 비교하면서 보지 않는 한 크게 체감되지 않는 경우가 많죠.

최근에 떠오르는 ‘커브드 모니터’ 역시 이런 고민을 가중하는 제품입니다. 평면과 곡면, 이런 화면의 차이가 과연 어떻게 게임 환경을 더 좋게 만드는 걸까요. 그리고 만약 구매를 한다면 어느 쪽이 더 나을까요. 이와 같은 궁금증, 이번 기사에서 그 원리를 누구나 알기 쉽게 풀어봤습니다.

먼저 커브드 모니터는 왜 화면이 휘었을까요. 이는 인간의 시야각과 연관이 있습니다. 보통 인간은 좌우 기준으로 약 120도의 시야각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는데요. 이때 그 모습이 올곧게 나가는 게 아니라, 눈에서 퍼져나가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평면 물체를 보더라도, 정면에 비해 좌우는 좀 더 먼 거리에 있어 잘 눈에 띄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죠.

커브드 모니터는 이런 거리 차이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 전체 화면을 한눈에 보다 잘 보이기 위해 이같이 곡면으로 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면에서 모니터를 바라봤을 때, 시선이 닿는 거리에 큰 차이가 없어서 화면 전체가 눈에 확 들어오는 느낌을 선사하는 것이죠.

실제로 커브드 모니터를 활용해 게임을 하면, 평소보다 미니맵과 같은 자잘한 부분이 더 눈에 잘 들어옵니다. 특히 매 순간 여러 조건을 확인해야 하는 AOS, FPS, RTS 같은 게임에서는 눈을 빨리 굴려야 하는 편인데, 그런 부담이 줄어들어 피로감마저도 덜합니다. 어떤 의미로, 이런 화면 차이 하나만으로도 느껴지는 게임 몰입감이 확 달라지는 셈이죠.



또 다른 장점으로는, 화면에 빛의 반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통 게임을 하던 중 검은 로딩 화면이 나오면 평면 모니터에 때때로 자신의 얼굴이 거울처럼 비치기도 하는데요. 이는 모니터에 반사된 빛이 사용자 시야에 직접적으로 닿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이 조금 더 심화된다면, 방 안에 들어오는 햇빛으로 인해 화면이 흐릿하게 보이는 문제가 발생하죠.
다행히 커브드 모니터는 그 형태로 인해 이런 사소한 불편함을 겪을 일이 없습니다. 곡면의 형태이기에, 빛의 반사는 사용자 시야에 닿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죠. 그래서 두 모니터를 사진으로 찍어보면, 한 쪽에서는 자신의 모습, 다른 쪽에서는 검은색으로 암전된 화면만이 보이죠.

그렇다면 이제부터 게이머라면 무조건 ‘커브드 모니터’가 좋을까요. 안타깝게도, 인체 공학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이 곡면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작은 글씨를 볼 때,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빠른 속도감의 게임을 한다면 곡면이 좋은 선택이겠지만, 많은 양의 텍스트가 함유된 정통파 RPG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겠죠. 괜히 ‘게이밍’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가 있던 셈이네요.


이처럼, 곡면과 평면 모니터, 두 제품 모두 그 나름의 장점이 존재하는 편입니다. 곡면이 게임 환경의 몰입감을 늘려주는데 특화됐다면, 평면은 그보다 다양한 활동에 사용하기 편하다고 볼 수 있죠. 그냥 무작정 어느 한쪽이 더 좋다고 하기에는 힘든 편입니다.
그렇지만, 커브드 모니터 하나만으로 다양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좁은 공간을 사용하는 게이머라면 커브드 모니터가 공간 활용에도 탁월한 선택이 될 테고, 덤으로 그 넓은 화면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승률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가격 면에서도 요즘은 평면과 곡면 그리 큰 차이는 나지 않는 편입니다. 만약 큰 마음을 먹고 27인치 이상의 모니터 구매를 고민하시는 게이머라면,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커브드 모니터'도 한 번 선택지에 넣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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