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LCC에 대한 소문과 오해를 세분화해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현재시점에서 다시 살펴보면 해소된 것도 있고, 역정보로 인해 과장된 측면이 불과 3~4년 전인 2010년대 후반까지 널리 퍼져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절대 LCC는 타지 않겠다'는 사람이 꽤 많았다.
그만큼 우리사회에서 K-LCC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은 지속적으로 고의적으로 재생산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진실규명이나 설득 역시 지난한 세월간 지속됐다.
K-LCC에 대한 소문과 이에 따른 오해의 첫번째는 항공기가 노후해서 불안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정말 K-LCC들의 항공기가 기존항공사에 비해 기령이 오래되었을까? 이를 명쾌하게 해명하기 위해 전 세계 항공사와 기관 등이 보유한 항공기 정보제공 커뮤니티 플레인스포터스넷(planespotters.net)에서 전수조사를 했다. 조사시점은 가장 현실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2023년 8월초로 잡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항공사의 운송용 항공기 평균기령은 12.2년이다. 이를 다시 K-LCC 별로 항공기 보유대수와 함께 평균기령을 살펴보면 에어프레미아가 5대 3.7년으로 가장 짧다. 이어 이스타항공 6대 9.5년, 에어부산 21대 11.1년, 티웨이항공 29대 12.7년, 에어서울 6대 13.0년, 진에어 27대 13.6년, 제주항공 39대 14.1년, 에어로케이항공 4대 14.5년 순이다.

그리고 대한항공은 158대 11.7년, 아시아나항공은 78대 12.3년이다. 기존항공사든 LCC든 국적항공사의 보유항공기 평균기령은 이처럼 큰 차이 없이 엇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차이를 계산해봐도 1~2년 남짓이다.
시야를 좀 넓혀서 해외 주요항공사와 비교해봤다. 먼저 일본의 대표항공사 일본항공(JAL)은 145대 11.1년으로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다. 이어 미국 3대 메이저항공사를 찾아봤다. 아메리칸항공은 949대 12.8년, 델타항공 969대 15.1년, 유나이티드항공 918대 16.4년이었다. 평균기령으로만 단순계산해서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이 우리나라 항공사에 비해 항공기가 노후해서 불안하다고 볼 수 있을까?
해외 주요 LCC들은 또 어떨지 찾아봤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B737 단일기종으로만 809대에 평균기령은 11.7년이다. 라이언에어 역시 B737 단일기종으로만 296대에 평균기령 10.8년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형항공사'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보유대수가 158대와 78대인데 반해 LCC일 따름인 사우스웨스트항공과 라이언에어의 항공기 보유대수는 809대와 296대로 그야말로 '초대형급'이다.
이는 우리나라 항공기 기령이 선진국 항공기와 비교해서 결코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이다. 또한 보유항공기 기령으로 '노후해서 불안하다'는 식의 의심도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각 항공사의 평균기령으로 항공기의 노후화를 점치는 것은 매우 적절치 않다. 숫자의 함정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균으로 따지면 기존항공사의 보유항공기가 일부 K-LCC에 비해 약간 젊어 보이지만 항공기 대수가 더 많은 기존항공사의 평균이 이 정도면 평균을 뛰어넘는 오래된 항공기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 탓이다.
그리고 기령과 안전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이 늘 있어 왔지만 사실은 특별한 차이점이 없는 항공사들의 '마케팅'일 뿐이다. 항공기는 국제법에 따라 성능 유지를 위해 수만 개의 부품을 제작사 등이 정한 사용주기에 따라 교환하고 수리하기 때문에 단순히 '기령'과 '안전성'은 상관이 없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정설이자 상식이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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