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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받고 '여보세요'안 해" Z세대 전화 매너에 고용주들 분통

"전화받고 '여보세요'안 해" Z세대 전화 매너에 고용주들 분통

발행 :

정윤이 K-PRIZM대표·칼럼니스트

"숨소리만 들려" 직장인들 황당... "스팸 전화 때문" vs "예의 없다" 세대갈등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미국 Z세대의 독특한 전화 응답 방식이 직장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뉴욕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전화를 받고도 먼저 "여보세요"라고 인사하지 않고 상대방이 먼저 말하기를 기다리는 Z세대의 습관 때문에 고용주들이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이달 초 미국의 한 리크루터가 X(구 트위터)에 올린 글로 화제가 됐다. "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전화를 받고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숨소리와 배경 소음은 들리지만, 상대방이 먼저 인사하기를 기다린다"고 지적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것이 불시의 전화가 아니라, 미리 약속된 시간에 받은 편이 직접 알려준 번호로 건 전화에서도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다.


"4명 중 1명이 인사 안 해도 된다고 생각"


이런 현상은 단순한 일화가 아니다. 작년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 조사에 따르면 18~24세 영국인 중 4명 중 1명이 전화를 받을 때 인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5~34세 중에서는 27%만이 이를 용인했고, 45세 이상에서는 14%만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 세대 간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한 밀레니얼 세대는 레딧에 "우리는 모두 전화를 받으면 안녕하세요라고 말한다. 현관문을 열어줄 때와 마찬가지"라며 "예의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전화를 받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상대방은 나를 볼 수 없으니까 음성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필리타 클라크 기자는 이런 전화 매너 부족을 Z세대가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캐나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업체 '더 폰 레이디'의 창립자 메리 제인 콥스는 기업들이 Z세대 직원들의 전화 교육을 위해 최대 3100달러(약 450만원)를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Z세대는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전문가들은 Z세대가 유선전화 없이 자란 첫 세대라는 점을 주목한다. 부모로부터 전통적인 전화 예절을 배우지 못했고, 통화보다는 메시징을 선호하기 때문에 전화 자체를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Z세대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 Z세대는 레딧에 "요즘 로보콜 스팸이 너무 많아서 목소리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기다린다"며 "대화를 시작했다가 녹음 메시지나 스팸인 걸 발견하는 것보다, 누가 무엇 때문에 전화했는지 먼저 들어보고 응답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I 기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사기가 늘어나면서, 사기꾼들이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해 가족들을 속이는 수법이 증가하고 있어 이런 조심스러운 태도가 어느 정도 이해되기도 한다.


역설적이게도 일부 Z세대는 오히려 갑자기 전화하는 것이 무례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콥스의 워크숍에 참여한 한 젊은 남성은 "누군가 갑자기 전화를 건다는 것은 자신의 시간이 내 시간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라며 "그런 사람과는 통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이 같은 Z세대의 전화 문화는 단순한 매너 문제를 넘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소통 방식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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