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한류의 흐름 속에 한국의 곳곳을 여행하는 전 세계 여행객들이 크게 늘면서 K트래블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스타뉴스는 크게 붐비지 않으면서 한국만의 멋과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여행명소를 소개한다. 나만의 한국적인 매력과 추억을 얻을 수 있다.
[K TRAVEL 13] 양수리 두물머리

"…강물을 따라 20여리 내려오면 두 물줄기가 서로 합쳐지는 곳에 이르지요…그 사이의 물빛과 산빛, 삼각주와 모래톱의 자태는 모두 뼈에 저밀 듯 해맑아, 깨끗함이 눈길을 빼앗는다오…시를 짓고 거문고를 타며 이 맑고 한가로운 경계에 논다면 이 또한 인간 세상의 지극한 즐거움이 아니겠소"
이 시는 지난 1800년 전후 조선 후기 유명한 실학자 겸 유학자 정양용 선생이 지은 내용의 일부다. 이를 통해 천혜의 자연 축복을 배경으로 살 수 있는 곳을 찬미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바로 이곳은 그때나 지금이나 대표적인 산과 강, 그리고 꽃을 주제로 한 자연미를 그대로 간직한 채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몸의 쉼터로 내려오고 있는 두물머리다. 이렇게 극찬한 명경지수가 서울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외국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두 개의 강이 만나 큰 호수를 이뤄
말 그대로 두물이 합쳐진다는 뜻의 두물머리는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 위치해 있다. '두물머리' 마을을 한자화 하면 양수리(兩水里)다. 또한 두 개의 물은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를 말한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흘러 흘러 바로 이곳에서 크고 넓은 호수인 팔당호를 이루고 서울의 한강으로 흘러들어온다.
두물머리에 일단 들어서면 호수의 광활하고 푸른 강물에 눈과 가슴이 확 트인다. 머리에 실타래처럼 얽히고 섞인 잡념이 잔잔한 강물에 녹아 사라질 것같다. 멀리 호수를 에워싸고 있는 높은 산들은 한결 짙은 녹색을 띄어 푸른 강물과 함께 눈마저 시원하게 해준다. 산들로 둘러싸여 있으니 대부분 강 물결은 고요한 듯 잔잔해 마음을 한결 평화롭게 해주는 것 같다.

400년 넘은 느티나무와 호수, 연꽃의 조화로운 풍광
이런 풍광에 마치 화룡정점을 찍은 듯 강물을 배경으로 느티나무 몇 그루가 우뚝 서 있다.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은 400년이 넘고 높이 26m의 자태가 높고 웅장하다. 관광객들에 폭넓은 그늘을 제공하고 예전에 떼몰이 꾼이나 배를 타고 한양(서울)으로 가는 이들에게 표지판 역할을 해주었다.
포토존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지만 이 느티나무와 산과 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인생샷이 될만하다. 외국인이라면 이런 인생샷을 고향의 가족들에 보내며 향수를 강물 위에 띄워 보낸다면 타향에서의 마음도 한결 이번 추석달처럼 넉넉해 질 것이다.

두물머리의 볼거리를 한결 풍성하게 해주는 것은 여기저기 곳곳에 조성된 연꽃밭이다. 연잎이 우산처럼 커다랗고 밀도 있게 연꽃잎들이 자라고 있어 한국에서는 가장 넓은 연꽃단지를 이루는 곳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커다란 연잎들마저 녹색을 띠니 이곳 두물머리의 칼라는 온통 녹색이고 푸른색이다. 어느 하늘보다 구름이 더욱 하얗게 떠다닌다.
여기에 이른 아침에 강물 위에 피어나는 물안개와 일출 등의 풍광마저 더해 양수리 두물머리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곳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해 세계관광청(UN Tourism)이 주관하는 '2025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예로부터 유명해 조선시대 이건필의 두강승유도와 겸재 정선의 독백탄 그림으로 남겨져 시대를 초월해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시를 통해 이곳을 찬미한 정약용 선생은 두물머리 근처에서 태어나 자랐다.

느티나무 옆 강변에 돛단배 한 척이 눈길을 끈다. 길이 16m, 너비 3m, 돛대 높이 8m 크기의 전통 돛단배이며,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1호 조선장 기능 보유자인 김귀성 장인이 원형 그대로 복원한 것이다. 돛의 색깔이 누렇다 하여 황포돛배라고도 불린다. 한강을 왕래하며 뗄감, 식량 등을 수송하는데 쓰여졌으나 현재는 교통수단의 발달로 이 돛단배의 목적지는 사라졌다. 주로 정박되어 있는 돛단배이지만 두물머리만의 수려한 느낌과 역사를 잘 담고 있다.
두물머리 나루터와 돛단배, 그리고 물안개
느티나무와 돛단배가 있는 공간은 물안개를 조망하며 쉴 수 있다. 강물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신비로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하여 이른 새벽부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일교차가 큰 날에는 짙은 안개가 오래도록 머물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400여년의 느티나무에서 강변 쪽으로 떨어진 지점에 '소원 들어주는 나무'라는 별명을 얻은 또 다른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다. 예로부터 두물머리에서는 도당할배와 도당할매라 불리는 느티나무에 소원을 빌어왔는데 도당할매나무가 강물에 수몰되어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새로운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자라났고, 그 후 사람들은 두물머리 소원나무라 부르며 소원을 빌고 있다고 한다.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소원 들어주는 나무에게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소원나무 옆에는 액자 포토존이 있는데 두물머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토존이다. 특히 이곳은 2015년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촬영지로 등장해 더욱 인기를 끌었다. 자연을 액자 안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연풍경 투과형 액자로, 두물머리를 배경으로 색다른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액자 속에 담겨있는 것처럼 걸터앉아도 보고, 뒤에 서 있어도 보고, 점프를 시도하기도 하며, 모두가 다양한 사진을 찍으며 나름 추억을 생성하고 있다.

두물머리는 옛날에 강을 통해 물자를 수송하던 중요한 나룻터였다. 남한강 최상류의 물길이 닿는 강원도 정선군과 충청북도 단양군, 그리고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가 이곳이었다. 지금은 팔당댐이 완공된 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어로행위 및 선박건조가 금지되어 나루터 기능이 멈췄다. 대신 넓고 잔잔한 호수 같은 지금의 풍광을 맘껏 선사해주고 있다.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하나가 되는 정확한 포인트 지점을 두물경이라고 부른다. 두물경으로 걸어갈 때는 데크길을 이용할 수도 있고, 흙길을 따라 걷기도 한다. 낙우송길을 따라 30 정도 산책을 할 수 있는 코스인데 조금만 걷다 보면 두물경 표지석과 바닥에 고지도가 펼쳐진다. 이곳은 해넘이 풍경과 겨울 설경 등의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가끔 비로 인해 물줄기가 흙탕물이 되는 때에는 북한강 남한강 두 물줄기가 합해지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부드럽고 평온하게 합해진다고 한다.

가을이면 두물머리의 사방으로 펼쳐진 갈대들이 바람에 춤추는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어른키 보다 높은 갈대들이 은빛이나 흰색을 띠며 두물머리 풍광의 멋을 더하고 있다.
주변의 세미원과 수종사, 양수리 전통시장
두물머리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콘텐츠가 여러 개 있다. 대표적으로 세미원과 수종사와 양수리 전통시장이다. 물론 두물머리 주변으로 커피 등 차와 베이커리를 파는 개성있는 카페들이 즐비하고 지역특성을 살려 연잎아이스크림·연핫도그 등을 파는 매점도 눈길이 간다.
먼저 세미원은 물과 꽃의 정원으로 동양의 전통적인 정원 양식과 수생식물 등 약27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경기도 제1호 지방정원'이다.

옛날 정약용은 강폭이 좁아지는 양주지역 남한강에 배다리를 놓았는데 이곳이 오늘날의 세미원 자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물머리에서 옛날의 배다리를 재현해 새로 만든 지금의 배다리를 통해 세미원에 갈 수 있다. 선박 44척을 연결해 만든 주교(舟橋)로 폭 4m, 길이 245m의 크기다. 9~10월 두달 동안 2026 수련문화제를 열고 있는데 빅토리아수련을 비롯 붉은 꽃색의 호주수련, 열대수련 등을 감상할 수 있고 연꽃박물관 기획전시회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세한정은 조선시대 추사 김정희와 제자 이상적의 변치 않는 우정을 담은 국보 세한도를 정원으로 재현한 공간인데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며, 강을 바라보며 고요하게 사색하기 좋다. 세미원 주변에도 연꽃밭은 대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세미원은 입장료(어른 7000원)을 내야 하며 2000원의 양평상품권을 준다.

수종사는 운길산 자락에 있어 두물머리와 두 강의 합류 지점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명소라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두물머리에서는 거리가 좀 있다(두물머리에서 차로 7km 거리). 운길산(해발 610m)의 허리춤에 안겨 있는 수종사는 중요문화제인 팔각오층석탑과 500년 수령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특인 고즈넉한 사찰이다. 양수리 전통시장은 양평의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로, 매월 1일과 6일에는 5일장이 열린다.

대중교통 이용하는 방법
두물머리로 가려면 대중교통으로는 경의중앙선 전철을 타고 양수역에서 도보 및 버스로 이동하거나 남양주 운길산역 및 가평 대성리에서도 버스로 갈 수 있다.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서 버스 시간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교통편이 비교적 열악해서 자가용이 없다면 접근성이 다소 불편한데 주말에는 엄청난 교통 체증을 경험할 수 있다. 주말에 간다면 이번 추석연휴 처럼 긴 휴일이 있을 때 고려할만하다. 물론 평일은 비교적 자가용 이용이 수월한데 두물머리 바로 앞에는 민간주차장이 있고 여기서 좀 못 미쳐 주차비가 저렴한 공영주차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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