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루언서가 자기 이름을 건 화장품을 내놓는 일은 이제 흔한 풍경이다.
팔로워는 이미 확보돼 있고 공장은 대형 제조사가 맡는다. 남는 일은 기획과 마케팅뿐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법의 시선은 다르다.
화장품법은 제조업자에게 위탁해 만든 화장품을 유통·판매하는 영업을 화장품책임판매업으로 규정한다. 발주자는 구매자가 아니라 유통·판매 단계의 책임 주체이며, 등록 없이 판매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로 등록 없이 마스크 제품을 제조·판매한 사건에서 피고인은 그 제품이 공산품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제품의 객관적 특성과 기재 내용을 보아 화장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스스로 "화장품이 아니다"라고 적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소비자 피해가 생기면 책임은 더 직접적이다. 필링 화장품 부작용 사건에서 법원은 자신의 상호를 제조판매업자로, 자신의 브랜드를 상품명으로 표시해 광고·판매한 자를 제조물책임의 부담 주체인 제조업자로 보았다. 공장을 운영하지 않아도 이름을 걸었다면 제조업자로 취급된다는 뜻이다.
광고도 예외가 아니다. 헤어화장품 광고 사건에서 피고인은 문구를 판매대행업체가 작성했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그 문구가 본인이 제공한 기존 광고를 그대로 쓴 것이고 수정된 부분도 협의해 정해졌다는 점을 들어 책임을 인정했다. 대행을 맡겼다는 사실만으로는 방패가 되지 않는다.
여기에 실제 입증해야 할 의무가 겹친다. 사실과 관련한 광고는 스스로 실증할 수 있어야 하고, 요청을 받으면 15일 안에 자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인체적용시험자료를 실제로 가진 쪽은 제조사다. 계약서에 제조사의 자료 제공 의무를 적어 두지 않으면, 자료는 공장에 있고 처벌은 브랜드가 받는 구조가 된다.

규제의 방향이 바뀐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천연·유기농 화장품 관련 조항처럼 최근 삭제된 규정도 있어, 과거 자료나 예전 심의 기준을 그대로 따르다가 어긋나는 경우가 생긴다. 광고 문구를 검토할 때는 행위 시점의 법령 버전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규제 위반의 대가도 가볍지 않다. 무등록 영업은 3년 이하의 징역, 부당 표시·광고는 1년 이하의 징역이 가능하고 병과도 된다. 매출 규모와 무관하게 형사 전과가 남는다는 점이 문제다. 결국 세 가지다. 판매 전에 등록을 마치고, 구상과 보험 조항으로 제조물책임의 뒷단을 만들어 두고, 광고 문구는 근거 자료와 함께 승인한다.
화장품법 제15조가 '누구든지'를 주어로 삼고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할 만하다. 기준에 맞지 않는 제품이 유통되면 공장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름을 거는 일은 신뢰를 얻는 일이면서 동시에 책임을 떠안는 일이다. 그 무게를 미리 계산해 두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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