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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우아한 기네스 펠트로의 딜레마

'실비아’, 우아한 기네스 펠트로의 딜레마

발행 :

정상흔 기자
사진

영화 ‘실비아’(감독 크리스틴 제프)는 한편의 학습용 문학영화다.


이 영화는 미국의 유명 여성시인 실비아 플라스(1930~1963)의 불꽃같은 일대기를 담은 작품. 그러나 천재의 삶을 담아내기에는 너무 무난한 연출기법과 너무 우아한 배우의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노출했다.


1956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유학 온 미국학생 실비아(기네스 펠트로). 그녀는 시인 겸 평론가 테드 휴즈(다니엘 크레이그)의 글에 반해 그에게 열정적으로 접근, 결혼에 성공한다. 여기까지는 보통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그러나 이후 빵 굽는 아내보다는 시 쓰는 아내를 기대하는 남편과의 사이에 서서히 균열이 가면서부터, 영화는 실비아의 천재적인 광포함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려 했다.


카미유 클로델 같은 전율할 만한 여성 예술가의 뜨거운 몸부림을 전달하기엔 기네스 펠트로의 귀족적인 아우라가 너무 짙은 탓일까. 아니면 실비아 플라스라는 천재적 재능을 가진 여성 시인을 향한 여성감독의 시선이 지나치게 앞선 탓일까.


기네스 펠트로는 나름대로 열심히 분노하고 물건을 내던지고 깨부수는 연기에 충실하지만, 눈을 부라리는 표정과 헤어스타일 변화 외에는 자신의 연기력 자장 밖으로는 조금도 넘어가지 못했다. 가스 중독 자살로 30년 삶의 파국을 맞는 실비아의 험난한 인생 여정을 그려내는데는 아무래도 역부족인 듯.


또한 실비아의 병적인 집착만 유독 내세운 감독의 연출 화법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실비아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얻게 된 창작혼과 문학적 열정은 이 영화에서 거의 배제되고 있다.


결국 남는 것은 불행을 관통한 한 나약한 여성의 고통소리뿐. 기네스 펠트로의 전라 열연에도 불구하고 2%의 감동이 부족한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15일 개봉. 15세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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