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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상반기 영화계, 구원투수는 그래도 등장했다

2008상반기 영화계, 구원투수는 그래도 등장했다

발행 :

전형화 기자
사진

2008년 상반기 한국영화계는 유례없을 정도로 침체를 겪었다. 위기론이 본격화된 지난해에는 2006년 제작된 영화 물량으로 근근히 명맥을 유지했으나 올해에는 제작 환경이 더욱 악화됐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국영화계는 의외의 수작들이 등장해 저력을 입증했다. 비록 경쟁부문에는 초청되지 못했지만 제6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불법 다운로드를 근절시키려는 노력도 차실히 진행되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계를 뒤돌아봤다.


#이통사 영화계 진출, 아직은 큰 영향 없어


올 초 한국영화계에는 SK와 KT 등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새롭게 배급업에 뛰어든 자본들에 우려반 기대반의 목소리가 컸다.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자금이 투입된다는 긍정적인 면과 무질서한 돈의 난립으로 시장의 혼란이 있지 않겠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우려의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올 초 설 시즌을 맞아 잠시 배급대란이 일기는 했지만 그 뒤로는 큰 반향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이통사 등 대자본들이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보수적인 선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영화제작자는 "대자본의 속성인지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하면서 상당히 안정적인 결정을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IPTV 등 당면한 현안에 대한 진행이 늦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통사들의 보수적인 행보는 한 때 영화계 진출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낳았다. 일각에서는 이통사들이 영화판의 개편을 추진하려 한다는 시나리오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 KT가 대주주인 싸이더스FNH 관계자는 "상반기에 뚜렷한 결실이 없기 때문에 그런 소문이 돌지만 하반기 본격적인 결과물이 나오면 또 다른 목소리가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원투수는 의외의 곳에서 등장했다


2월 설시즌을 앞두고 다양한 영화들이 극장을 수놓았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비롯해 '더 게임' '라듸오 데이즈' '원스어폰어타임' 등은 저마다 톱스타와 다양한 장르를 내세워 관객을 유혹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가장 높은 흥행 결과를 낳은 영화는 설대목 경쟁을 피해 앞서 개봉한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에 돌아갔다.


핸드볼이라는 비인기 종목에 아줌마들의 이야기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생순'은 진정성을 담보한 이야기로 410만 관객을 동원했다. '우생순'의 흥행은 핸드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설시즌을 비켜간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도 의외의 복병이었다.


'추격자'는 연쇄살인범을 다룬 소재에 김윤석과 하정우라는 상대적으로 스타성이 적은 배우와 신인 감독이라는 불리한 점에도 불구하고 500만명을 동원, 올 상반기 최대 흥행작이 됐다.


'우생순'과 '추격자'의 흥행은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입증하는 사례로 인구에 회자됐다.


#'놈놈놈' '추격자' 칸영화제 돌풍


지난 5월 열린 제61회 칸국제영화제에는 비록 경쟁부문에 한국영화가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그 못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추격자'는 영화제 초반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으며, '인디아나존스4' '쿵푸팬더' 등과 함께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도 절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칸필름마켓에서도 한국영화는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


'놈놈놈'을 비롯해 '추격자'와 김기덕 감독의 '비몽', 박찬욱 감독의 '박쥐',민규동 감독의 '서양골동과자점 엔티크',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리'와 공수창 감독의 'GP506' 등이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 판매됐다.


올해 칸필름마켓이 상대적으로 거래가 예년보다 적었던 데 비해 한국영화들의 잇단 판매 소식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불법 업로드 고소, 2차 판권 회복 서막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DVD 등 2차 판권시장의 몰락은 한국영화계의 체질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이다. 2차 판권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거의 없다보니 극장 수익에 목을 매게 되고 그러다보니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교차 상영 논란이 계속 일었다.


그동안 불법 다운로드 근절을 위해 극장 CF 제작 등 계몽적인 데 주력했던 한국영화계는 올해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영화를 공유사이트에 올려 이익을 챙기는 업로더와 해당 업체에 대해 고소를 한 것이다. 검찰은 최근 해당 사이트들이 업로더와 불법적인 이익을 공유했다고 판단해 기소를 결정했다.


촛불시위를 인터넷중계하는 아프리카의 모회사가 기소된 탓에 음모론이 일기도 했지만 불법 다운로드 근절을 위한 영화계의 노력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준비된 것이었다.


#강한섭 교수, 영진위원장 선임


안정숙 3기 영화진흥위원장이 지난 3월 잔여임기 두달여를 앞두고 사임하자 영화계의 관심은 차기 영진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쏠렸다. 영진위원장이 영화발전기금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됐기에 적절한 사용처와 영진위의 방향에 자연스레 관심이 모아진 것이다.


대선 이후 곧바로 위원장 선임이 예상됐기에 일부 영화계 인사들은 잃어버린 10년을 주장하며 특정 인물은 안된다고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할 정도로 진통이 대단했다.


신임 위원장으로 위촉된 강한섭 교수가 취임 일성으로 "영화계 신구를 아우르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인수위 시절부터 로비가 치열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관심을 모았던 신임 위원장은 결국 강한섭 서울예대 교수로 결정됐다.


강 신임 위원장은 영화계 수익 구조를 바꾸는데 주력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영화계에는 어떤 방향으로 정책이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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