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린에 연상연하의 달콤하고 후끈한 사랑 이야기가 풍년이다.
연상녀 연하남의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와 연상녀 연하남의 파격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하고 있는 것. 10일 송중기 한예슬 주연의 '티끌모아 로맨스'와 장근석 김하늘 주연 '너는 펫'이 나란히 개봉했다.
두 영화는 연상녀 연하남의 멜로를 각각 88세대와 판타지물로 풀어냈다.
'티끌모아 로맨스'는 콘돔을 사러갔다가 50원이 모자라 여인을 어쩌지 못하는 백수청년이 50원을 벌 수 있는 빈 병 하나에 목숨을 거는 여자와 만나 함께 돈을 벌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송중기는 좋은 회사에 취직해 멋지게 살고 싶지만 현실은 월세도 못내 옥탑방에서 쫓겨날 신세인 청년백수 역을 맡았다.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한예슬은 어릴 적 상처로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여인으로 등장했다. 두 사람은 극 중 연상녀와 연하남 관계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는다. 다만 미숙한 남자를 이끌어주는 억척녀의 관계를 그린다. 물론 송중기는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뿌잉뿌잉'한 애교 세트를 한껏 선보이긴 한다.
'너는 펫'은 연하의 꽃미남을 애완동물로 둔다는 일본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설정 자체가 연상녀의 판타지다. 직장에서 잘나가지만 외롭고 격식 차린 연애도 불편한 여인에게 어느 날 잘생기고 말도 잘 듣겠다는 연하남이 애완동물을 자청한다는 내용이다.
'너는 펫'에선 장근석이 누나팬들을 위해 애교 퍼레이드를 펼친다. 노래하고 춤추며 재롱을 떤다. 마지막 김하늘과 찐한 키스신은 누나팬들을 향한 보너스다.
두 영화가 누나팬들을 위한 빼빼로 같은 선물이라면 17일 나란히 개봉하는 '사물의 비밀'과 '완벽한 파트너'는 좀 더 연령대가 높은 누님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영화들이다.
'사물의 비밀'은 연하남과 사귀는 여성들을 조사해 논문을 준비 중인 여교수가 일을 도와주는 20살 가까이 차이나는 대학생에 사랑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영화 초반 6분에 달하는 베드신은 장서희가 분한 여교수에게 잠자는 욕망을 눈뜨게 한다. 별거 중인 남편에 여자란 걸 잊고 지내던 나날, 그 와중에 사랑에 눈뜨지만 왜 벌써 마흔이냐고 절망한다.
'사물의 비밀'은 교수와 학생의 심리 변화를 각각 복사기와 디지털 카메라가 이야기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전주국제영화제와 모스크바,몬트리얼 국제영화제에 초청될 만큼 작품성을 자랑한다.
'완벽한 파트너'는 김혜선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전라 노출을 불사해서 화제를 모은 영화. 아이디어가 한계에 달한 여자 요리연구가가 젊은 요리사와 사랑을 불태우며 활력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거기에 한 때 잘나갔던 작가가 젊은 여성과 진한 사랑을 나누며 부활한다는 내용도 더해진다.
서로 얽히고설킨 두 남자와 두 여자는 각각 비밀이 담겨있어 영화에 흥미를 돋울 것으로 보인다.
극장가에 이처럼 연상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달콤 후끈한 영화들이 몰리는 것은 20대 후반 30대 초반 여성들이 갈수록 소비문화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영화 제작자는 "멜로 영화 붐이 일고 있는 것은 소비주체가 된 여성관객들을 목표관객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연상연하 커플의 이야기는 판타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경제력 있는 연상녀가 착하고 말 잘 듣고 잘생기기까지 한 연하남과 연애를 한다는 게 일종의 여성 판타지라는 것. 한 투자사 관계자는 "현실에선 쉽지 않은 이야기를 대리만족시켜 주는 것도 대중문화의 역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과연 이 영화들이 관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일단 영화계에선 그동안 유행했던 스릴러 붐이 사그러들고 멜로영화 붐이 일고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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