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짧아 슬픈 설 연휴. 그래도 극장가는 설 대목을 노린 영화들이 한바탕 전쟁을 벌인다. 21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 특수를 노리는 영화들이 저마다 특색을 내세우며 관객을 유혹한다.
이번 연휴기간을 통해 지난달 할리우드영화에 자리를 내준 한국영화가 반격의 신호탄을 쏠지도 관심사다.

한·미 1월 영화 대전 승자는?
이번 설 연휴 기간 극장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한국영화와 미국영화의 맞대결이다. 지난달 '마이웨이' '퍼펙트 게임' 등 한국영화 기대작들은 할리우드영화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과 '셜록홈즈:그림자게임'에 참패했다.
설 연휴기간에는 4편의 한국영화들이 동시에 개봉하면서 반격을 꾀한다.
'댄싱퀸'과 '부러진 화살' '페이스메이커' '네버엔딩 스토리' 한국영화 4총사는 18일 나란히 개봉했다. '댄싱퀸'은 인권변호사가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가운데 아내가 댄스가수로 남몰래 데뷔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영화다. 울고 웃기는 맛이 있다.
'부러진 화살'은 석궁테러사건을 바탕으로 사법부의 문제점을 정조준한다. '페이스 메이커'는 평생 남을 위해 달린 마라토너가 자신을 위해 달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휴먼드라마. '네버엔딩 스토리'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녀가 사랑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로맨틱코미디다.
4종4색을 갖고 있는 한국영화들과 경합을 벌일 할리우드 영화는 18일 개봉한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와 19일 관객과 만나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를 꼽을 수 있다.
맷 데이먼과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하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는 안락사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동물원을 사게 되는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는 프로레슬러 '더락'으로 잘 알려진 드웨인 존슨을 내세워 신비의 섬을 찾아 나서는 모험을 그렸다.
두 영화 뿐 아니라 개봉 한달이 넘어 700만명을 넘어선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과 '슈렉' 스핀오프인 '장화신은 고양이'도 한국영화들을 위협하고 있다.

설영화, 웃거나 울거나 감동하거나
가족들이 한 데 모이는 설인만큼 극장은 온 가족 나들이에 적당한 코스다. 데이트하는 연인들이나 개봉작을 반기는 사람들에게도 설 연휴 극장은 즐길만하다.
이번 설 연휴 극장가에는 코미디와 드라마, 액션 어드벤쳐, 애니메이션, 로맨틱코미디까지 다양한 상차림으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이 중 주요 포인트는 가족영화라는 점이다.
'댄싱퀸'과 '페이스 메이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는 가족 관객을 노린다. '댄싱퀸'은 처가 눈치를 보며 살던 인권변호사가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한편 남편과 아이 수발에 지친 아내가 걸그룹으로 데뷔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리는 만큼 온 가족이 보기 적합하다.
웃고 울리는 재미가 쏠쏠해 가족 관객이 보기에 '딱'이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올해, 영화를 보며 생각할 거리도 넉넉하다. 아내에게 평소 미안한 마음이 많았던 남편들과, 가족을 위해 꿈을 접었던 아내, 사위에게 핀잔 줬던 처가식구들, '엄마처럼 살진 않겠어'라고 말했던 아이들, 모두가 보고 즐길 만하다.
'페이스 메이커'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뒤 공부 잘하는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끊임없이 달렸던 남자의 이야기인만큼 눈물샘을 적시는 건 당연지사. 명절에 부모 형제들과 함께 극장을 찾는다면 '페이스메이커'를 보고 옛날 이야기를 정겹게 나눌 수도 있겠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는 한글자막을 볼 수 있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고려할만하다. 일 핑계로 아이와 동물원 한 번 제대로 못간 부모와 아이와 제대로 놀아줄 시간조차 없었던 사람들이라면 영화를 보고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도가니'를 보고 울분을 토했던 성인관객들에게 '부러진 화살'이 '강추'다.
'부러진 화살'은 대학교수가 항소심 부장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살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실형 4년을 선고받은 이른 바 '석궁사건'을 소재로 했다. 사법부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부러진 화살'은 법정영화로 정공법을 선택했을 뿐더러 블랙 코미디로도 손색이 없다. 안성기와 박원상의 앙상블은 절로 웃음을 쏟게 만든다. '나는 꼼수다'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박장대소하며 또 분노하기에 충분하다.
'네버엔딩 스토리'는 짧은 설 연휴이기에 데이트 코스를 고민하는 커플이라면 '우리사랑 영원하게 해주세요'라고 외치기에 적합한 영화다.
과연 이번 설 연휴대전에서 어떤 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을지, 한국영화가 반격을 꾀할지, 아니면 할리우드영화가 활짝 웃을지, 관객의 선택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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