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브레이터는 안되고 부르르는 된다?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히스테리아'가 납득할 수 없는 잣대로 소개통로가 단절됐다.
'히스테리아'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런던 상류층 여성들 사이에 만연했던 정신질환 히스테리아를 치료하기 위해 획기적인 치료기구인 바이브레이터를 발명해낸 닥터 조셉 모티머 그랜빌의 발명기를 그린 영화.
제36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6회 로마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며, 제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관객평점 9.25를 받았다.
'히스테리아' 수입사측은 지난 7월 11일, 예고편과 포스터를 전체관람가를 예상하며 심의신청을 했다. 하지만 바이브레이터라는 단어가 저속하고 야하다는 이유로 유해판정을 받았다.
바이브레이터가 비속어나 은어가 아닌데다 영화가 여성인권문제까지 다뤘는데도 소재를 노출할 수 없게 된 것. 이에 수입사는 바이브레이터 대신 부르르라는 단어로 심의를 넣었고 영상물 등급의원회의 허가를 받았다.
부르르는 딴지일보에서 만들어낸 바이브레이터 속어. 정식명칭 대신 속어가 사용허가를 받은 웃지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다. '히스테리아'는 바이브레이터 때문에 지상파 영화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수입사 관계자는 "영화는 좋다고 하면서도 바이브레이터란 단어 때문에 방송에서는 소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며 한탄했다.
연예인 혼전 임신은 버젓이 토크쇼에서 떠들어대는 나라에서 부르르는 되고 바이브레이터는 안 되는 웃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 '히스테리아'는 이런 웃긴 현실 속에서 만들어졌고 상영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