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환경 감독의 '7번방의 선물'이 설 연휴 극장가 1위에 오르며 천만영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12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번방의 선물'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62만 9085명을 동원해 일일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이날까지 누적관객은 691만 403명. 지난달 23일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은 이날 700만 고지에 오를 게 확실하다. 21일만에 거둔 성과다.
'7번방의 선물'의 이 같은 기세는 지난해 천만고지를 밟은 '광해, 왕이 된 남자'와 흡사하다. '7번방의 선물'은 개봉 4일 만에100만, 6일 만에 200만 10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12일만에 400만명, 19일만에 600만명 고지에 올랐다. 21일만에 700만명을 넘어서는 것은 '광해'와 같은 기록이다.
'7번방의 선물'의 이 같은 흥행은 영화계 예상을 크게 넘어선 것이라 놀라움을 주고 있다. '7번방의 선물'은 6살 지능 아빠가 살인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휴먼드라마. 웃음반 눈물반 콘셉트의 기획영화다.
'챔프' '각설탕' 등 주로 말과 함께 울고 웃기는 영화를 만들었던 이환경 감독의 영화라는 점에서 기획에선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2월23일'이라는 가제로 영화 기획서가 투자심의에 올라갈 무렵엔 주인공 이름조차 함께 올리지 않았다. 투자가 거절되면 모양이 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랬던 '7번방의 선물'은 '7번방의 기적' '7번방의 눈물'이란 수식어를 받으며 관객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극장에서 이렇게 크게 울음소리가 넘쳐났던 영화를 본 적이 없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7번방의 선물' 흥행에는 마케팅이 일조했다. 류승룡이 바보 아빠로 나오는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 영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말 '레미제라블' 이후 불어온 힐링영화 붐도 일조했다. 앞서 개봉한 '박수건달'이 웃고 울리는 영화로 바람몰이를 하면서 '7번방의 선물' 길을 잘 닦아줬다.
배우들에 대한 호감도 한몫했다. 투자배급사 NEW 박준경 팀장은 "'7번방의 선물'에는 류승룡 오달수 정진영 등 천만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3명이 등장한다"며 "관객들이 믿고 볼 수 있는 안정감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인공 류승룡이 '최종병기활'과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등으로 호감배우로 떠오른 것도 좋은 영향을 줬다. 경쟁작인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이 동반 흥행하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
무엇보다 울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마음에 적절했기에 이 같은 성과가 가능했다.
'7번방의 선물'은 설 연휴 극장가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천만영화로 거침없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7번방의 선물'은 이미 새해 첫 600만, 700만명을 돌파한 한국영화가 됐다. 현재 추세라면 이번 주말께 800만명을 넘어선 뒤 이달말까지 천만을 향해 정주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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