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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화이''깡철이''히어로', 10월 4色영화대전①

'소원''화이''깡철이''히어로', 10월 4色영화대전①

발행 :

전형화 기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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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추석 극장대전이 '관상'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10월 새로운 한국영화들의 대격돌이 벌어진다. 내용도 장르도 성격도 모두 다른 4편의 영화 중 과연 어떤 영화들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미리 짚어본다.


#'소원', 이준익 감독 아동성폭력을 분노 넘어 희망 갖고 컴백


'소원'은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평양성' 이후 상업영화에서 은퇴한다고 선언했다가 복귀작으로 선택해 화제를 모은 작품. 학교를 가던 길에 술에 취한 아저씨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한 9살 소녀 소원과 소원의 가족이 절망 끝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소원'은 2008년 벌어진 조두순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실제 피해자와 가족들이 있는 이야기 인만큼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기획부터 고민과 조심, 신중함이 컸다. 제작진은 과연 아동성폭행을 다룬 이야기를 상업영화로 만들어도 될까라는 원초적인 고민부터 만든다면 어떤 진심을 갖고 접근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더했다. 피해자 가족과 만나 진정성을 전하면서도 혹시 또 다른 피해를 낳는 건 아닐지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자로 결정되고, 설경구가 출연하기로 한 뒤에도 그런 고민은 계속됐다.


그런 고민과 진정성이 '소원'을 결이 고운 영화로 만드는 힘이 됐다. '소원'은 이런 주제를 선택한 순간 영화의 운명이 결정된 작품이다. 아픔과 분노,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화는 분노를 넘어 관객을 다른 지점에 데리고 가준다. 그건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고, 좋은 사람이 더 많기 마련이라는 이준익 감독의 세계관 덕이 크다. 분노에서 멈춘 '도가니'와는 다르다.


주제 때문에 선뜻 선택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을 깨고, '소원'의 세계에 들어가면 어느새 소원의 행복을 간절히 바라게 된다. '소원'은 희망이 또 다른 고문 아니냐는 사람들에겐 작위적일 수 있다. 그래도 영화는 진실을 말하는 거짓인 법. '소원'은 따뜻하다. 소원 역을 맡은 8살 소녀 이레의 연기는 눈부시다. 아빠 역을 맡은 설경구의 담담한 연기는 존재감을 더욱 발한다. 엄마 역의 엄지원 등 배우들의 연기도 진정성이 느껴진다. 10월2일 개봉. 12세 관람가. 딸 키우는 아빠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깡철이', 유아인이 '우리형'과 만났다


'깡철이'는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와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남편처럼 든든하게 지내는 아들 깡철이 이야기다. 부산의 부두 하역장에서 힘들어도 힘든 티를 안내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부산싸나이' 깡철은 그러나 돈과 사람들의 탐욕 때문에 조직폭력 세계와 맞닥뜨리게 된다.


'깡철이'는 신하균과 원빈이 두 아들로, 그리고 김해숙이 엄마로 출연한 '우리형'을 만든 안권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가족신파와 조직폭력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흘러가기 십상이다. 때문에 '깡철이'는 일찌감치 마케팅을 엄마와 아들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형'의 그림자를 가급적 드러내지 않은 채 엄마 역의 김해숙, 아들 역의 유아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유아인의 매력이 십분 발산하도록 만들었다.


유아인은 '깡철이'의 힘이다. '완득이'에서 두각을 드러낸 유아인은 TV드라마 등을 거쳐 여심킬러로 등극했다. 안정적인 연기와 매력을 동시에 갖춘 유아인은 '깡철이'에서 착한 아들과 멋진 남자를 같이 선보인다.


가족신파가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 그칠지, 아니면 유아인이 이야기의 힘을 타고 훨훨 날지가 영화의 감상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가 재편집 후 15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는 것도 사전정보가 될 듯하다. 10월2일 개봉.


#'히어로' 오정세가 아들의 영웅이 돼 웃고 울린다


2013년 1월에 '7번방의 선물'이 있다면 10월에는 '히어로'가 있다. '7번방의 선물'이 아빠와 딸 이야기라면 '히어로'는 아빠와 아들 이야기다. 두 영화를 연장선상에 놓는다는 건 웃음과 눈물을 모두 탑재했다는 뜻이다.


'히어로'는 홀로 아들을 키우느라 정신없는 아빠가 어린이 드라마 '썬더맨'의 광팬이 아들을 위해 스스로 썬더맨이 된다는 이야기다. 아빠는 '썬더맨'이 시청률 부진으로 종영하자 실의에 빠진 아들을 위해 직접 썬더맨이 돼 나선다.


돈 없고, 힘없고, 빽 없고, 아내도 없는 남자가 아들을 위해 변신 영웅이 되는 이야기니 전개는 단순하다. '7번방의 선물'이 그랬던 것처럼. '7번방의 선물'에 류승룡이 있다면 '히어로'에는 오정세가 있다.


'남자사용설명서'로 오정세를 눈여겨 본 관객이라면 '히어로'에선 이 배우의 다양한 스펙트럼에 감탄할 준비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웃고 울려도 자연스러운 남자. 극장 나들이에 나서는 가족관객들에겐 '히어로'가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듯하다. 10월8일 개봉. 전체관람가.


#'화이' 10년 칼을 간 장준환 감독과 여진구의 강력 잔인 동화


'화이'는 다섯 명의 청부살인자 아빠들의 품에서 자란 소년 화이가 자신의 과거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야기다. 장준환 감독이 10년 동안 갈았던 칼을 마음껏 휘두른다. 그 탓에 털컥 거리기도 하지만 칼솜씨는 눈부시다.


장준환 감독은 10년 전 '지구를 지켜라'로 혜성처럼 등장해 봉준호 감독과 함께 충무로 기대주로 꼽혔다. 하지만 준비하던 영화들이 차례로 엎어지면서 본의 아니게 차기작을 내놓기까지 10년이 걸렸다.


'화이'는 시나리오부터 충무로에서 기대를 모았다. 잔인하지만 잔인해서 더 매혹적인 이야기다. 아들이 아비를 잡아먹고, 아비가 아들을 죽이려한다. 세상의 모든 아들은 필연적으로 아버지를 넘으려 하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에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갖는다. '화이'는 그런 이야기를 폭력적으로 전시한다.


'지구를 지켜라'에서 계급 문제를 우주적인 우화로 풀어낸 장준환 감독은 '화이'를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계급을 넘어 선악의 경계까지 들어가 잔혹극으로 풀어냈다.


충만했던 똘끼가 몇몇 장면에 남아있긴 하지만 워낙 하드보일드라 이야기를 불편해할 사람도 있겠다. 그럼에도 '화이'는 강렬하다. 장준환 감독은 클로즈업부터 롱테이크까지 카메라를 눈은 멀었지만 최고의 고수가 휘두르는 칼처럼 사용한다. 용달차를 사용한 카체이싱 장면은 눈부시며, 창고 격투 장면은 '저수지의 개'를 연상시킨다.


배우들의 연기는 탁월하다. 화이 역을 맡은 여진구는 매우 좋다. 미성년자가 이런 역할을 맡아도 되느냐는 문제는 차지하고 이 배우의 앞날에 기대를 품게 한다. 청부살인자 아빠 중 우두머리인 김윤석이 차가운 불 같다면 여진구는 작지만 뜨거운 불 같다.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 등 아빠들을 비롯해 유연석 이경영 박용우 임지은 등 조연들의 연기 하나하나가 눈부시다. 장준환 감독의 공이 크다.


10월9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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