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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데뷔 20년차 준비된 신인 (인터뷰)

정우성, 데뷔 20년차 준비된 신인 (인터뷰)

발행 :

안이슬 기자
배우 정우성/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정우성/사진=임성균 기자

데뷔 20년 차의 준비된 신인. 정우성(41)은 자신을 이렇게 표현했다. 앞으로 20년의 배우인생을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줄 아는 신인으로서 작품에 임하겠다는 뜻이다.


정우성 스스로 앞으로 연기인생 20년의 서막으로 생각한다는 '마담뺑덕'(감독 임필성)이 오는 10월 2일 개봉을 앞뒀다. '감시자들'에서 첫 악역에 도전했던 그가 이번에는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파격적인 치정 멜로를 선보인다. 스무살 순수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그녀를 버리고, 그 대가를 치르는 학규라는 옷을 입은 정우성. 마치 새로운 배우를 만나듯 새로운 정우성을 볼 수 있는 기회다.


"학규를 하면서 여러 가지 표정과 표현을 보여줄 수 있다는 쾌감이 있었어요. 아무리 영화를 하는 사람들이라도 배우에 대한 이미지는 자신이 가진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해요. '마담뺑덕'은 많은 영화 관계자들에게도 '내가 아는 정우성이 다가 아니구나'하는 걸 보여주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죠."


처음 작품을 만났을 때 그의 마음에는 두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을 것이라는 것과 학규를 연기하는 것은 정말로 어렵겠다는 것. 그는 시나리오를 본 후 감독에게 "왜 저를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라고 답했다.


"시나리오 자체가 매력이 있었어요. 시나리오에서는 청이(박소영 분)의 캐릭터가 영화 완성본에 비해 더 위험했어요. 덕이(이솜 분)에 대한 동성애적 감정을 느끼는 걸로 표현이 되어 있었죠. 그런 작은 디테일들이 위험하면서도 스릴 있고 재미있었어요. 그 중 학규는 제일 찌질했어요. 감독님께 재미는 있는데 학규를 찌질함을 덜어내고 수컷의 본능이 살아있는 인물로 기생하게 하면 재미있겠다고 했죠. 감독님도 공감하셨고 그런 학규를 만들기 위해 작업했어요."


배우 정우성/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정우성/사진=임성균 기자

그에게 덕이와 관계가 상당히 축소된 청이의 캐릭터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영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정우성에게도 청이 캐릭터의 변화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감독님도 완성본을 내놓으면서 아쉬워한 부분이었을 거예요. 아무래도 청이를 박소영이라는 어린 친구를 통해서 표현해야하는데 이 친구가 가진 장점은 몸 연기가 아니었어요. 청이 분량을 촬영 했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편집을 했죠. 배우로서는 뼈아프지만 확보한 소스 안에서 그 부분을 들어낸 것이 청이 캐릭터를 더 전달 할 수 있는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연기하기 녹록치 않았던 학규였지만 그는 스스로 "할 만큼 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덕이와 사랑, 학규의 방탕한 8년의 세월을 정사신을 통해 표현한 것이 통했다면 그것으로도 의도가 충분히 전달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작업에 대한 확신은 과정에서 키워갔고, 확신이 있었으니 믿고 표현했죠. 학규의 방탕한 생활을 지은(한주영 분)과 정사로 표현해야 했어요. 잘못하면 보여주기 위한 작업으로 끝날 수 있는데 절대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했죠. 지은과 관계에서는 학규가 본능에 의한 행위를 보여줬으면 했어요. 그래서 더 과감해야 했고, 거리낌을 가지거나 걱정을 하면 안 되는 것이었죠. '베드신 하나가 지나갔구나'가 아니라 캐릭터의 망가짐, 본질적인 감정들이 전달되길 원했어요."


정우성의 '마담뺑덕' 출연이 화제를 모았던 것은 데뷔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파격 베드신 때문이기도 했다. 굳이 피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제안이 별로 없었단다. 극 중 근육이 상당했다고 하자 그는 오히려 운동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한 번 노출 연기 제안이 온다면? 그는 "감정이 재미있으면 노출도 재미있다. 감정이 없으면 무엇 하러 노출을 하겠나. 포르노를 보여주지"라고 답했다.


극 중 학규의 타락한 단면을 보여주는 세 가지는 바로 도박과 술과 여자다. 술과 도박, 여자로 설명되는 학규의 방탕한 생활을 정우성은 집착으로 이해했다.


"학규는 자기를 만족시키는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는 집착을 가진 사람이에요. 어떻게 보면 글을 쓴다는 것도 엄청난 집착이잖아요. 그 집착 안에서 짜릿한 것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안과여의사가 눈이 멀 것이라고 술 담배를 하지 말라고 하는 장면에서 '섹스는요?'하는 대사는 없었어요. 그 대사는 이 상황에 대한 학규의 반항이기도 해요. 더 치열하게 부딪치는 디테일을 넣자는 시도였어요."


배우 정우성/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정우성/사진=임성균 기자

학규가 술, 도박, 여자에 매달린다면 정우성은 영화에 집착한다. 캐릭터의 옷을 입고 카메라 앞에서 최선을 다했을 때 배우의 본질이 빛난다는 진리를 그는 묵묵히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


"영화에 집착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캐릭터의 옷을 입고 카메라 앞에서 최선을 다했을 때 배우의 본질이 빛나잖아요. 후배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연기 인생 20년, 정우성의 영화에 대한 집착은 연출과 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차기작인 '나를 잊지 말아요'에서는 제작자와 주연배우의 몫을 다하고 있고, 자신의 첫 장편 연출작의 시나리오 작업도 계속 해오고 있다.


"'나를 잊지 말아요'도 그 연장선이에요. 신인 감독에게 경험이 있는 좋은 제작사를 소개시켜주고 싶었는데 다들 시나리오를 안정적으로 수정했으면 하더라고요. 안되겠구나 싶었죠. 저에게도 좋은 경험이었어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거나 새로운 천재를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집착과 광기, 여러 가지 사랑의 모습을 다룬 '마담뺑덕'을 내놓을 정우성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받아들임'이라고 표현했다.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거죠. 예전에는 사랑은 이해라는 말이 유치하다고 생각했는데 살아보니 맞는 말이더라고요.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


다시 물었다. '마담뺑덕' 속 학규의 덕이에 대한 마음은 욕망이었을까, 사랑이었을까. 그의 대답은 "완벽하게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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