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 고(故) 오드리 헵번이 위로를 보냈다. 세월호 유족들은 눈물로 감사함을 드러냈다.
9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 프로젝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고(故) 오드리 헵번의 아들이자 영화제작 프로듀셔인 션 헵번 페러를 비롯해 그의 가족인 카린 호퍼 헵번 페러, 엠마 캐슬린 헵번 페러, 416가족협의회,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헵번 가족들은 세월호 희생자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노란 리본을 모두 가슴에 장착했다. 션 헨번의 딸이자 오드리 헵변의 손녀인 엠마 헵번은 노란 스카프까지 목에 둘렀다.
션 헵번은 "이 자리는 정치적이나 이런 이슈를 떠나 가족 대 가족으로서 마음을 같이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입을 열었다.
션 헵번은 "가족의 비극적인 아픔, 정치를 떠나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고 싶었다"며 "이 장소가 계속 존재하길 바란다. 그리고 이 장소를 볼 때마다 더 이상 이런 참담한 비극이 발생하질 않길 바란다고 되 뇌이길 바란다"고 기억의 숲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35년 전 한국 영화 '인천' 투자 배급을 위해 한국에서 머문 경험을 전하면서 "그 당시 한국은 지금과는 매우 다르다. 그럼에도 고쳐지지 않았는 게 있는데, 그것이 기업의 탐욕이었다"며 "기업가들이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다보니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안타까움도 전했다. 션 헵번은 "세월호가 침몰할 때 나오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있었다고 하는데, 왜 아이들이 그런 명령을 지켜야 했는지, 아이들이 첫 번째로 구조대상이 되지 못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션 헵번의 아내인 카린 호퍼 헵번 페러는 "부디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세월호 유족에게 건넸다.
카린 헵번은 "엄마로서 유족들이 겪는 아픔과 고통에 통감한다"며 "사랑하는 아이들을 잃은 가족들에게 부디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진행하고 있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주시길 발란다"며 "그렇다면 더 좋은 발전된 모습을 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헵번 가족의 말에 416가족협의회 가족들은 "기억해 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세월호 유족 이근희 씨는 "세월호 희생자들은 엄마고, 아빠고, 자식이고, 어느 한 가족의 가족이었다. 그런데 그 참사를 가족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가족이 죽어가는 걸 봤다"고 안타까움 심정을 전했다.
이어 "사회를 바꾸기 위해 많은 부모가 밖으로 나왔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며 "엄마이기에, 부모이기에 얼마나 더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오늘로 359일째다. 저의 딸은 아직도 세월호 속에 있다. 가족이기에, 사람이기에, 인간의 존엄성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근희 씨의 갑작스러운 눈물에 기자회견장은 숙연해졌다. 헵번 가족들 역시 고개를 숙이며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세월호 기억의 숲은 세월호 사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션 헵번의 제안으로 조성된다. 오드리 헵번 가족과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오는 10일 오후 전라남도 진도군 백동 무궁화 동산에서 숲 조성 기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부지는 전라남도청과 진도군이 협조했다.
식수를 위한 기금은 오드리 헵번 가족의 기부와 캠페인을 통한 모금 활동으로 충당될 예정이다.
한편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이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0여 명이 사망, 실종된 대형 사건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