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피너츠', 우리에겐 주인공 찰리 브라운과 강아지 스누피가 나오는 애니메이션 '스누피'로 더 친숙한 이 카툰은 1950년부터 원작자 찰스 M 슐츠가 작고한 다음 날인 2000년 2월 13일까지 연재되며 사랑받은 명작이다. 세계 75개국에 21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가장 오래 연재된 만화로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 TV 시리즈도 큰 인기였다.
어느 시대 어떤 공간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천진한 아이들의 눈으로 담아낸 덕일 것이다.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힘이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태어난 '스누피:더 피너츠 무비'는 원작의 미덕을 고스란히 담았다.
개성만점의 꼬맹이들이 제 좋은 대로 살아가는 알록달록 아름다운 마을, 우리의 주인공 찰리 브라운은 하는 일마다 사고를 치는 실수투성이 소년이다. 자의식 강한 강아지 스누피는 그와 늘 함께하는 가장 소중한 친구. 어느 날 찰리는 앞 집에 이사 온 빨강 머리 소녀에게 한 눈에 반한다. 수줍음에 말 한마디 못 건네던 찰리는 '루저가 아닌 이기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행동에 나선다. 마술을 연습하고, 댄스대회를 준비하는 찰리는 과연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찰리의 첫사랑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스누피가 타자기로 소설을 쓰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긴 하지만, 이건 누가 뭐래도 찰리 브라운의 이야기다. 잘 하는 것 하나 없는 소심쟁이에 하는 일마다 사고를 치는 찰리 브라운은 눈에 잘 띄지 않는 평범한 이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만화와 TV시리즈의 팬들은 익히 알겠으나, 그의 매력은 꾸준히 시간을 들여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영화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노력하는 찰리, 결정적인 순간 진짜 중요한 것을 선택할 줄 아는 찰리의 모습을 찬찬히 그린다. 그리고 착하고 고운 아이들의 작고 소중한 순간들을 잊지 않고 비춘다.
'스누피:더 피너츠 무비'는 컴퓨터로 탄생한 3D 애니메이션이면서도 마치 손으로 그린 2D 만화를 본 듯한 느낌을 준다. 만화와 TV시리즈에서 본 인물들의 동작, 표정 성격이 고스란히 살아있으면서도, 여전히 시대를 가리지 않는 가치를 주제로 삼았다. 이는 고전이라 불러 손색없을 만화 원작, '더 피너츠'를 사랑하는 팬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할 것이다.
추억 속 '스누피'의 세상 또한 정겹다. 찰리는 실수투성이라서, 라이너스는 섬세해서, 루시는 왈가닥이라서, 패티는 단순해서, 마시는 똑똑해서, 퍽은 더러워서 사랑스럽다. 영화의 주인공은 모두 아이들이지만, 그 마을 어른들 또한 좋은 사람들일 게 틀림없다.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스누피:더 피너츠 무비'는 부모가 고민 없이 아이들에게 권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동시에 더 이상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듣지 않는 어른들에게도 선물같이 다가갈 작품이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 그 친구들은 여전히 사랑스럽다. 무엇보다 함께하면 행복해진다. 24일 개봉. 러닝타임 93분.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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