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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녀시대'-왕대륙, 이유있는 흥행, 이유있는 인기

'나의 소녀시대'-왕대륙, 이유있는 흥행, 이유있는 인기

발행 :

김현록 기자
왕대륙(사진 오른쪽)과 송운화 / 사진='나의 소녀시대' 스틸컷
왕대륙(사진 오른쪽)과 송운화 / 사진='나의 소녀시대' 스틸컷


개봉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대만 로맨스물 '나의 소녀시대'(감독 프랭키 챈)의 흥행 바람이 여전하다. 지난 5월 12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이 37만 명을 넘어섰다. 2008년 개봉 후 지난해 재개봉으로 5만7000명을 더 모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15만8900명이 그 이전 한국에서 개봉한 대만영화 최고 흥행 기록이었다. 2배를 훌쩍 넘긴 셈이다.


'나의 소녀시대'의 성공은 비단 한 작품만의 성과가 아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이후 '청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여친남친' 등 풋풋한 대만산 첫사랑 로맨스는 꾸준히 관객과 만나며 저변을 넓혀 왔다. '유성화원', '명중주정아애니' 등 이른바 '대만 우상극'으로 통하는 꽃남꽃녀 트렌디 드라마의 저변과 역사 또한 넓고 깊다. '나의 소녀시대'를 연출한 프랭키 챈 감독은 TV드라마 프로듀서 출신. 성장한 남자 주인공으로 깜짝 등장한 이는 '유성화원'의 F4 언승욱이다.


왕대륙(사진 오른쪽)과 송운화 / 사진='나의 소녀시대' 스틸컷
왕대륙(사진 오른쪽)과 송운화 / 사진='나의 소녀시대' 스틸컷


직장생활에 지친 30대 직장인이 과거를 추억하며 영화는 문을 연다. 유덕화와 결혼하는 게 꿈이었던 평범한 여고생 린전신(송유화)은 '엄친아' 학생회장을 짝사랑하는 중. 어느 날 날아든 '행운의 편지'를 누구에게 전해야 하나 고민하다 '학교짱' 쉬타이위(왕대륙)와 엮이고 만다. 그리고 그들의 진짜 첫사랑이 시작된다.


들여다보면 '나의 소녀시대'는 여러 로맨스물의 검증된 흥행 코드를 한데 모은 것이나 다름없다. 첫사랑의 설렘, 돌이켜보면 아름다운 그 시절,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꽃미남이 모두 녹아 있다. 이 영화가 클리셰의 지루한 답습으로 여겨지지 않는 건 영리하게 공감을 끌어내는 수법, 그리고 풋풋한 매력이 가득한 배우들 공이 크다.


동아시아의 정서, 첫사랑 로맨스를 공유해 온 한국 관객에게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평범한 소녀가 만난 매력만점의 학교짱은 '늑대의 유혹'을 연상시키고, 1994년의 추억소환은 대만판 '응답하라 1994'나 '건축학개론'에 다름 아니다. '○○ 마누라'를 자처하며 팬레터를 쓰고, '행운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롤라장'에서 일탈을 맛보고, 진실게임에 마음 졸였던 이들이라면 더더욱 '나의 소녀시대'가 내 이야기인양 친근할 것이다.


2012년 '건축학개론' 당시에도 국민첫사랑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화자가 남자였던 '건축학개론'이나 여느 인기 대만 로맨스 영화와 달리 여주인공의 시점으로 과거를 들여다보는 '나의 소녀시대'는 특히 아시아의 여성 관객들에게 어필했다. 졸업사진도 남기고 싶지 않은 나의 '쭈구리' 흑역사까지 사랑스러워해 주는 매력남에게 당할 재간이 있으랴.


왕대륙 / 사진='나의 소녀시대' 스틸컷
왕대륙 / 사진='나의 소녀시대' 스틸컷


무엇보다 쉬타이위 역의 왕대륙(25)은 뜨거운 인기몰이의 일등공신이다. 대만에서 시작, 중국,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까지 영화의 상륙과 함께 동아시아 곳곳에서 소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굵은 쌍꺼풀과 큰 눈을 지닌 왕대륙은 '무쌍' 대세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복고풍 미남. 구릿빛 피부도 한국 정서에선 과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겉은 까칠해도 속은 따뜻한 '츤데레' 순정남, 장난기 가득한 개구쟁이 '남사친' 캐릭터를 제 옷처럼 소화하며 아시아의 첫사랑에 등극했다.


1990년대 홍콩 4대천왕 이후 이렇다 할 중화권 남자 스타가 없던 한국 사정을 감안하면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한 왕대륙의 인기는 신기할 정도다. 2008년 데뷔한 왕대륙은 '나의 소녀시대' 이전엔 대만에서도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배우다. 훤칠한 키와 시원한 미소가 매력 포인트. 한 번 들으면 여간해서는 잊을 수 없는 왕대륙이란 이름은 일찌기 중국 본토를 오가며 크게 사업을 한 아버지가 지어준 본명이라고.


방한한 왕대륙 / 사진=수입사 오드(AUD) 페이스북
방한한 왕대륙 / 사진=수입사 오드(AUD) 페이스북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 5~6일 한국을 찾았던 왕대륙은 1박2일 빠듯한 일정 동안 무려 17회 무대인사를 진행하며 바삐 관객과 만났다. 영화 개봉에 즈음한 홍보성 방한이 아닌 순수 팬서비스였던데다, 무대 앞에서 인사 한 마디 하고 가는 데 머물지 않고 쉴새 없이 계단을 오르내린 정성에 왕대륙에 새로 반한 팬들도 부지기수. 50만 관객이 넘으면 다시 온다는 그의 공약이 지켜질 지는 미지수지만, 왕대륙이란 이름 석자를 한국 관객들에게 깊이 새기는 덴 성공한 게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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