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놓고 경쟁 부문 심사위원들이 격돌했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스페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넷플릭스처럼)스트리밍 서비스로만 공개되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을 줄 수 없다고 밝힌 반면 다른 심사위원인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는 넷플릭스를 옹호한 것.
알모도바르 위원장은 17일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이 돌아가면 거대한 모순이 될 것"이라며 "황금종려상이나 다른 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을 대형 스크린에서 볼수 없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유일한 해법은 새 플랫폼이 기존 룰을 수용하고 준수하는 것밖에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넷플릭스가 투자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노아 바움백 감독의 '더 메예로위츠 스토리'가 초청됐다. 두 영화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기존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들과는 차별된다. '옥자'는 6월29일 한국을 비롯해 영국 등 일부 나라에서 극장과 넷플릭스에서 동시에 공개되며, 나머지 국가들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공개된다.
알모도바르 위원장의 발언은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는 영화는 영화로 볼 수 없다고 규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발언만 놓고 보면 '옥자' 황금종려상 수상을 배제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윌 스미스는 알모도바르의 말에 반박했다. 윌 스미스는 "넥플릭스가 우리 아이들의 영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혀줬다"고 밝혔다. 영화를 보는 플랫폼을 굳이 극장으로만 한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
결국 알모도바르와 윌 스미스, 둘의 의견에 다른 심사위원들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번 경쟁 부문 심사위원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독일감독 마렌 아데, 미국 배우 제시카 채즈테인, 중국 배우 판빙빙, 프랑스 감독 아녜스 자우이, 이탈리아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야레가 참여한다.
'옥자'는 개막 전부터 이번 칸영화제 최대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옥자' 경쟁 부문 초청이 발표되자마자 프랑스 극장협회가 위법일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랑스에선 극장에서 상영된 지 3년이 지난 영화여야 스트리밍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
'옥자'는 개막 이틀 뒤인 19일 칸에서 첫 선을 보인다. 28일 시상식에서 '옥자'가 호명될 수 있을지, 이래저래 올해 칸의 바람은 '옥자'가 주도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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