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극장가. 한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다룬 영화들이 여름에 이어 관객들과 만난다.
올해 극장가에서는 외세의 침략으로 가슴 한 켠 생채기가 남은 한민족의 아픔이 된 일제 강점기, 임진왜란 등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관객들과 만났다. 지난 3월 '눈길'을 시작으로 5월 '대립군', 6월 '박열', 7월 '군함도' 등이 관객들에게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상기시켜줬다.
가을 스크린에도 아픔의 역사가 함께한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아이 캔 스피크' 그리고 '남한산성'이 그 주인공이다.

먼저 358만 관객을 모으며 화제를 모은 '귀향'(2016)의 속편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14일 개봉한다. 영화는 위안소를 탈출할 계획을 세우는 정민을 돕는 분숙, 도망 중 일본군에게 잡혀 위안소로 다시 끌려오게 된 옥분의 숨은 이야기들과 조정래 감독의 바람을 담은 엔딩 장면이 추가되었다. 또한 위안부 문제를 최초 증언한 고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해 이용수,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 증언이 삽입되었다.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가 끔찍한 고통을 안고 살아야 했던 피해자들, 그들이 직접 전하는 증언은 영화가 고증을 통해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 참혹했던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온 몸으로 겪은 이들의 아픔을 남아 있는 자들을 통해 전달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아이 캔 스피크'가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나문희, 이제훈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민원 넣기로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가 된 옥분과 원칙과 절차로 민원을 해결하는 민재가 영어로 얽히면서 숨겨진 진실을 밝히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코미디다.
'아이 캔 스피크'는 잔잔한 웃음 뒤에 묵직한 감동을 안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 미래에 할 일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옥분 역의 나문희의 희로애락이 담긴 연기가 관객들에게 적잖은 감동을 안긴다.

이밖에 오는 10월 3일 개봉을 앞둔 이병헌, 김윤석 등이 주연한 '남한산성'도 외세 침략으로 고통받은 한민족의 역사를 다룬다. '남한산성'은 1636년 병자호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치열했던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병자호란은 조선에 청나라가 침입하면서 발발한 전쟁이다. 임진왜란에 이어 불과 40여 년 만에 발생한 외세 침략이다. 올 상반기 임진왜란으로 고통 받은 민초들의 이야기 '대립군'과 분위기는 다르지만 외세 침략의 역사를 다뤄 관객들의 관심을 모은다. 여기에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등이 출연해 당시를 살았던 각계각층이 어떤 입장으로 역사의 한 면을 채웠는지 보여준다.
다시는 겪어서는 안 될 외세 침략의 역사를 다룬 영화들. 가을 극장가에 어떤 반향을 일으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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